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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일상을 뺏어가고도 반성의 기미조차”

기사승인 2019.11.19  23: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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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아홉째 날을 맞은 7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10명의 학생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단식 중 건강의 이상으로 이제 7명의 학생들이 단식 중이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신효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몸이 지쳐가는 것이 본격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오늘, 정신이 예민해져가는 것이 깨달아지기 시작한 오늘, 아침기도 때 예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우연히 기장 홈페이지에 들어갔습니다. 총장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을 삼가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총장반대세력들이 민주주의 전통의 한신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입니다.
민주주의는 이념이 아닙니다. 현실입니다. 저항은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실제로 싸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자들이 기득권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는 혁명의 판을 ‘운동장에서 싸우는 두 팀’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찌되었든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혁명의 판이 운동장으로 인식되면, 대중은 갈라지고 지배자는 승리합니다.
우리는 속지 맙시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혁명의 거대한 흐름을 포기하지 맙시다.
예수의 칼은 권력자들의 거짓평화를 도려내고 억압자들의 참된 평화를 위해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이동훈
벌써 10일차를 향해 달려가는 밤입니다. 오늘은 제 고등학교 친구 녀석이 연락이 왔어요. “몸은 괜찮니? 먹고 사는 법을 배우는 학교에서 단식이라는 참 고생이 많다.”라고 말해주더군요. 먹고 사는 법을 배우러 공부를 하기 위해 왔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잠깐 회의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런 총장이 있는 곳에서는 제대로된 먹고 사는 법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기에 더 노력할려구요!

이지환
총장님, 어느새 9일차입니다. 
오늘은 총장님께 조금 길지만 긴히 말씀드릴게 있네요. 부디 부족한 후배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셔서, 참다운 하나님의 형상으로 돌아오시길 바라겠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간단합니다.
“총장님. 거짓말 좀 그만하십쇼.” 그리고 “그 거짓을 진실이라 매도하지 마십시오.”
17년 11월에 “신임평가하겠다.”라고 약속하신 지 2년이 지나갑니다. 그런데도, 학생측이 정당성이 없다고 내빼시고, 학생측이 정당성을 모아오자, 이제는 교수측에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말을 바꾸십니까? 한신대 전체 교수협의회의에서 나온 성명서는  안보신겁니까?
거짓으로 신임평가를 미루시더니, 이제는 약속했던 18년 5월말, 6월초가 넘어갔으니. 약속은 파기된 것이라고 말씀하고 다니시더라고요. 왜 그 기간이 넘아간 지는 생각하지 못하십니까? 작년과 똑같이 학생·직원·교수 3자가 신임평가를 요구하는데, 학교당국과 총장님을 비롯하여 처장님들만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거짓으로 무시하며, 질질 끌어오신 것은 생각하지 못하십니까?
저희가 심심해서 단식을 하며, 기도하며, 촛불 문화제를 하는 줄로 아십니까? 이제는 곡기를 끊은 우리들이 하는 이 행위조차 신임평가와는 무관한 것으로 만들어버리고자, 옹졸하고 지촐하게 입장을 바꾸십니까? 당신들조차 거짓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그 거짓이 정말 진실인 줄 아십니까?
총장님께서도 교수이시니 성경을 많이 아시겠지요. 성경에는 예언자의 탄식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백성의 탄식과 부르짖음은 지금 한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총장님의 거짓으로 일관하는 모습들을 보며, 오늘도 굳게 다짐합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신실하심을 믿는 만큼 부당하게 징계를 받은 이웃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서도 더욱 함께 하겠다고요.
또한 당신의 거짓과 아집, 폭력, 구조적인 불의에 더욱 민감해지겠습니다. 제가 매주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당신처럼 거짓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또한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를 자처한만큼, 이 한신에도 진리와 생명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행동하며 살아가려합니다. 그러니 총장님.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는 기쁨과 자신은 민주총장이라는 착각에만 빠져 계시지 마시고, 몇 년 전부터 한신의 땅에서 부르짖는 고뇌와 좌절, 슬픔과 아픔들의 소리를 무시하지 말아주십시오.
우리의 탄식은, 그리고 단식은! 무엇인가를 향한 간절한 소망을 품고 현실을 정직하게 용감하게 직면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부디. 거짓을 멈추시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시길 바라겠습니다. 요새 많이 바쁘셔서 기도의 자리가 없으시다면 매일 아침 7시 30분 단식장에서 이 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있으니 조금 일찍 출근하셔서 함께 기도하길 원합니다.

이정민
9일차 저녁입니다. 
총장님 어제 하셨던 약속은 결국 사과문을 써야 유기정학을 2주로 줄여주는 것, 그리고 5월 말에 하겠다는 신임평가의 약속 불이행은 이제 파기되어 사라진 약속으로 생각하신다는 것으로 들려왔네요. 참 대단하십니다.
하루 하루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이시고 본인 때문에 곡기를 끊어가며 목숨을 담보로 이야기하는 저희들이 혈압이 떨어질까 혈압을 높여주시네요.
총장님 당신이 민주적인 인물로 생각되십니까? 억울하십니까?
당신이 총장이 되면서 본인입으로 말씀하신 신임평가 왜 안지키십니까? 신임평가 진행한다고 해서 넘어가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연규홍 체제?가 민주적으로 된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민주적인 절차는 어떤 방식입니까? 도대체가 당신을 이해를 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이해 할 수가 없으니 제발 좀 이해되는 행동과 언행을 보여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춥고 배고프고 힘이 빠지는 하루입니다. 그렇지만 함께 하는 이들을 위해 멀쩡하며 괜찮다 말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오늘은 부모님과의 통화에서도 저를 걱정하시는 마음이 강하게 전달되네요.

강윤석
9일째입니다. 총장님은 잘 지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날이 추워 감기 조심하셔요. 저는 유도 수업에 다녀와 일기를 쓰는데 문득 예전에 키우던 저희 집 강아지가 생각났어요. 배변 훈련을 시키기 전 아무데나 똥오줌 갈기고 다닌 던, 오냐오냐 해주니까 다 자기 세상인줄 알고 정신 못 차리던 그녀석이요. 참 귀여웠는데... 단식하면서 일기 쓰는데 왜 그 친구가 생각나는 지는 모르겠지만 총장님^^ 오늘 밤도 안녕히 주무세요.

김혜원
총장님 오늘 하루 잘 보내셨나요? 저는 잘 지내려고 했는데 하루가 끝나가는 시점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임평가 약속은 지난 일이니 파기된 것이고 그러니 지키지 않아도 된다, 말씀하시고, 징계 재논의를 유기정학 2주로 생각하신다구요. 음, 어제보다 더 큰 충격이 저를 한 방 치네요. 저희가 얼마나 우스우시면 그런 말씀을 직접 하실까요. 기분이 매우 불쾌합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에게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 굉장히 비신사적이십니다. 농락하지 말아주십시오. 초등학생도 약속을 지켜야 함은 다 알텐데 내가 지키지 않았으니 그건 없던 일이다.. 생각의 전환 대단하십니다. 오늘은 분노의 양치질로 하루를 마무리 하렵니다.

강지우
오늘은 제가 몸담고 있는 일과놀이 모임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사실, 일놀이의 모임시간은 매주 화·목 7시인데 단식을 시작하고나서 잘 못갔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동방으로 갔습니다.
늘 이 시간에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함께 악기를 쳤고, 함께 술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자리에 저는 없습니다. 제 소중한 일상을 뺏어가고도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연규홍 총장과 학교 당국이 너무나도 원망스럽습니다. 이제는 오래 서있는것조차 버겁고, 큰 소리를 들으면 머리가 울립니다. 학생들이 언제까지 고통받으며 민주 한신을 외쳐야할까요.
오늘은 정말 눈물이 날만큼 견디기 힘든 밤입니다. 이 답답한 마음을, 이 상처받는 마음을, 이 분통터지는 마음을 연규홍 총장과 처장단이 느껴봤으면 합니다.
당신네들은 참 모질고 역겹습니다. 단식하는 저는 이제 이 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오늘따라 속절없이 밝은 달이 너무나도 야속합니다. 힘든 밤입니다.

▲ 영하의 기온이 몰아닥친 단식 천막에는 그래도 평온이 흐릅니다. ⓒ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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