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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응원한다고 말해주세요”

기사승인 2019.11.13  22: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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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셋째 날을 맞은 10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10명의 학생들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지민
어젯밤, 학과 몸짓패 친구들이 제가 모임에 못 온다며 제 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해주었습니다. 친구들을 보내고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가 먼저 “총장 쫓아내자! 같이하자!”라며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은데 기운 없기만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많이 찾아와주어 고마운 마음은 늘어가고, 오늘 촛불집회도 잘 성사되어 기쁩니다. 총장만 없으면 이렇게 따뜻한데, 정말 염치가 없나봅니다.

박미소
오늘은 특별한 생각이 안드는 밤이네요. 배도 별로 안고프고요. 다들 건강히 무사히 이 시간들이 지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이정민
오늘 하루 졸업시험도 있어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뭘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남은 시험이 더 신경이 쓰이네요. 그리고 오늘 촛불집회를 통해서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렛츠의 메아리를 들으면서 더욱 힘이 나는 하루였습니다.

이예빈
가장 고비라는 단식 3일차가 어느덧 마무리 되어갑니다. 어제 저녁부터 머리가 유독 어지럽고 과호흡 증세가 잦아서 밤잠을 설쳤습니다. 곡기를 끊어서기도 하지만 밤이 유독 외로워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 제 주변에는 응원보다 걱정하는 분들이 더 많아서, 제가 옆에 있는 게 미안하고, 때로는 외롭기도 합니다. 만약 주변에 단식자분들이 있다면 걱정되지만 널 응원한다고 말해주세요. 속도 마음도 허기진 사람들에게 따뜻한 쌀밥 같은 응원으로 가득 채워주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강지우
오늘은 장공관에서 집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발언들과 연대공연들로 인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었습니다. 덕분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동아리 후배가 발언을 하면서 우리가 단식하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자신도 저렇게 민주 한신을 위해 단식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위기감이 들고 이제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후배의 발언을 들으면서 참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서 울컥했습니다. 이번 단식으로 끝장을 봐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제가 아끼는 후배들이 이런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학교가 아닌, 정말 배울점이 많은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비가 와서 꽤 춥습니다. 하지만 집회에서 따뜻함을 얻었습니다.

이신효
촛불집회가 있었습니다. 비가와서 장공관에서 진행했지요.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자리가 모자랐지요. 교수님과 직원노조의 연대사와 함께 장공관 한쪽에 자리한 김재준 목사님의 현판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정의와 평화, 학문의 자유를 몸소 실천하신 큰 어른의 눈빛은 비록 현판에 불과했지만, 살아있는 총장의 비겁하고 소심한 눈빛을 단연 압도했습니다. 장공 선생님! 혹여나 하늘에서 우리를 보고 계신다면, 우리의 신명나는 투쟁에 박수 쳐주십시오. 당신의 피땀으로 세워진 이 땅을 보살펴 주십시오.

김혜원
함께 한 이들이 너무 고마운 하루입니다. 그들의 눈 속에 우리 모습이, 우리 눈 속에 그들 모습이 담기는 하루가 너무 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디냐고 묻는 나의 목소리에게 이곳이라고 말해주는 이들이 있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가 오지만 오늘은 마음 편안히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규홍 총장님, 총장님에게 이러한 이들이 있으십니까? 악한 혀로 간지럽히는 이들 말고 진짜 동지가 옆에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너무 든든합니다. 이 땅 함께 살기위해 싸우는 우리가 꼭 이길 것입니다. 총장님 용기내서 내려오세요. 우리가 가시는 길 배웅하겠습니다.

강윤석
3일째입니다. 아직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 밥을 먹지않는다는 것이 당연해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밥을 먹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요? 밥을 먹지 않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현실이, 사회가, 듣지 않는 그들이 밉습니다.

이동훈
오늘은 평소보다 더 많은 분들이 농성장에 찾아와주셔서 너무나 좋았어요. 혼자가 아니라 우리뿐아니라 불의에 맞서 함께 가는구나 느껴서 더 힘을 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지환
연규홍 총장님! 하루하루 연애 편지 쓰는 느낌이라, 애인도 없는 제가 참 설레네요. 오늘은 나훔 1:1-8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읽어보시라고 해도 안 읽으실거 같아서 제 느낌을 말씀드릴게요. 저는요 앗시리아 제국에 짓밟힌 유다 백성들의 모습이 참 공감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시거나 한없이 더디신 것처럼 느꼈을 거 같아요. 그런데요. 연규홍 목사님! 한가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죄를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총장님은 우리가 계란처럼 보이겠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계란은 “주님의 진노가 불같이 쏟아지면, 바위가 주님 앞에서 산산조각난다.”고 합니다. 그러니 하루빨리 자신을 돌이키시길 바랍니다.

▲ 무기한 단식에 참여한 학생들이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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