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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감옥’ 내려온 그들, 우린 볼 수 없었다

기사승인 2016.06.08  20: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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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기아차 고공농성 최정명, 한규협씨 강제 병원 이송

두 사람을 기다리며 연대 발언 중인 참가자들. ⓒ에큐메니안
지난 8일 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예정된 최정명, 한규협씨를 맞이하는 기자회견 전. 이미 경찰병력들이 많이 모여있다. ⓒ에큐메니안

지난 8일(수) 오후의 뜨거운 햇빛이 내리쬤지만 시청광장 인근 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은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363일간 전광판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여온 최정명, 한규협씨의 ‘지상복귀’를 함께하기 위해 모인 것.

일명 ‘하늘 감옥’에서 귀환한 이들을 반기고 있던 것은 가족과 동료들의 꽃다발 환영과 소해를 밝히는 기자회견이었다. 또 1년여 간의 고공농성으로 건강이 악화된 것을 염려해 구급차를 대동시켜 곧장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의 대표단이 두 사람과 함께 내려올 예정이었던 1시 30분이 훨씬 지났지만, 모인 사람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기자들 역시 내려온 두 사람의 기쁜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아내기 위해 자리선점에 힘쓰고 있었다. 

4시 경, 두 사람이 내려왔다. 하지만 미리 준비되어 있었던 통로가 아닌, 옆 통로로 나왔고, 경찰에 의해 강제로 구급차에 옮겨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1년 동안 두 사람을 기다려온 가족들과 동료들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에큐메니안
최정명, 한규협씨가 경찰들에 의해 예정된 통로가 아닌 다른 통로로 이송되고 있다. ⓒ에큐메니안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가족들과 동료들은 구급차로 몰려들었고, 이 과정 중 경찰병력과 마찰이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측은 경찰 벽을 활용해 구급차를 빠져나가게 했지만,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곧장 구급차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가족들과 동료들은 곧장 구급차 앞에 드러누워 ‘기자회견 보장’을 외쳤고, 그렇게 경찰들과 실랑이가 20여분 동안 이어졌다. 이윽고 한규협씨의 아내와 아들을 함께 구급차에 태우기로 해, 박수 속에 구급차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김수억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은 “경찰은 두 동지가 내려오면 가족과의 만남 및 기자회견을 위한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최정명, 한규협씨가 서울시 동부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가족과 동료들이 함께 병원을 찾아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구급차를 저지하고 있는 김수억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 ⓒ에큐메니안
한 동료가 구급차를 막아서고 있다. ⓒ에큐메니안
전해 주지 못한 꽃다발. ⓒ에큐메니안
전해 주지 못한 꽃다발. ⓒ에큐메니안
경찰과의 실랑이 끝에 쓰러져 있는 한규협씨의 아내. ⓒ에큐메니안
최정명, 한규협씨를 태운 구급차를 저지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있는 동료들과 시민단체들. ⓒ에큐메니안

 

박준호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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