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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기사승인 2019.11.15  22: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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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다섯째 날을 맞은 9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9명의 학생들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신효
5일째 단식하는 이 시점에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들은 5일 단식에서 아직 우리의 간절함을 발견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간절하지 않은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간절해야 하며 얼마나 더 오랜 단식을 해야할까?
간절함은 인간이 초월자에게 구걸하는 것 중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간절함은 의미없는 허상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간절함은 신에게 구걸하는 모양새도, 당국에게 호소하는 모양새도 아니어야 합니다. 오직 우리의 간절함은 우리의 싸움이 헛되지 않았으며 마침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는 현실에 있습니다. 신도 그리 말할 것입니다. “나에게 구하지 마라. 오직 너희 안에 있는 힘으로, 동지의 손을 잡고 이기라. 나는 그곳에 너희와  함께 있겠다” 민중은 스스로를 구원합니다. 우리는 마침내 이 임마누엘 동산에 메시아로 도래하여 이곳을 구원할 것입니다. 그것이 신의 뜻이라 믿습니다.

이동훈
총장님 오늘 하루 안녕하셨습니까? 저희는 당신을 몰아내려는 사람들의 응원 덕분에 안녕했습니다. 장공관에서 많은 목사님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늘 교무회의가 있었는데 아프셔서 못오셨더라구요? 정말 아프셨는지 두려우셔서 안 오신 건지 묻지 않겠습니다. 다만 우리는 언제 언제까지나 이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이지환
연 총장님. 단식한지 5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은 총장님을 만나러 많은 목사님들과 학우들이 찾아 갔었는데 아프셔서 병원을 가셨다 들었습니다.
병원이라도 알려주셨으면 거기로 찾아가는 건데 많이 아쉽네요^^
많이 아프셨나요? 감기 걸리셨어요?
안타깝게도 오늘은요. 단식하는 한 친구도 혈당이 많이 떨어져 눈물을 머금고 병원에 갔습니다. 추운 길바닥에서 자며, 곡기를 끊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겠지요. 날이 갈수록 쓰러지는 학우들이 많아질겁니다.
총장님. 성경말씀에 그런 말이 있잖아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총장님이 아프신 것처럼 단식하는 학우들의 소리를 들으러 와주시길 바랍니다.

이정민
오늘은 감사하는 하루를 보내게 된 것같아요. 비가 오는 날씨이지만 십자가 행진과 기도회 동안 비가 그쳤던 것에 감사하고 우리만 알고 우리만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감사하고 응원해주시는 선배들과 동기들 교수님 목사님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같이 함께 싸우고 잇는 동지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하루가 더욱 감사합니다.

강윤석
5일째입니다. 저는 아직도 버틸만 하네요. 근데 이제는 배가 조금씩 조여옵니다. 그런데 왜 버틸만한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버텨야 한다라는 마음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몸이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누구는 잘못을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우리도 사람인데 밥은 먹어야하지 않냐고 이야기하고, 누구는 잘못 된 사람에게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며 밥을 굶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독 가족끼리 식탁에 앉아 떠 먹던 어머니가 해주신 된장찌개가 생각나는 하루네요...

박미소
5일차라고 하니 시간이 빠른 것 같기도 느린 것 같네요. 오늘 오전에는 장공관에서 목사님들이 오셔서 기도회를 했어요. 시작 전에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이라는 곡을 부르는 걸 듣는데 정확한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이야기할 수 없지만 눈물이 났어요.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위로가 되기도 희망이 되기도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우리를 공감하시며 함께 하시는 주님이 일해주시기를 오늘도 기대하며 마무리해 봅니다.

김혜원
오늘은 목사님들께서 함께해 주신 기도회가 있었습니다. 처음 시작으로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을 부르는데, 우리의 목소리가 아닌 목사님들의 목소리가 장공관을 울리니 울컥했습니다. 아직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찾아와 주신 모 교목사님의 눈을 괜히 마주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럴 때 우는 거 아니라는 목사님의 말이 마음에 남는 하루입니다. 울지 않을 것입니다. 슬퍼서 허탈해서 위로 받아서 마음이 따뜻해져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총장님이 내려오실 때 그 때 기쁜 마음으로 눈물 흘릴 것입니다.

이지민
오늘 저혈압, 저혈당으로 단식을 중단했습니다. 병원에서도 신장 손상이 우려되니 단식을 이어나가지 말라고 하더군요. 남은 단식자들에게 미안하고, 몸 회복하고 다시 열심히 뛰어다닐 예정입니다! 이와중에 총장은 아프다고 회의를 미뤘다는군요. 화병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참 아이러니 해요. 화병은 우리가 나야하는 것 아닌가요? 총장으로 인해 아팠던 학생들을 철저히 외면하던 그 눈빛이 생각납니다.

강지우
5일 동안 제 옆에서 함께 자고 일어났던 보라성장 지민이가 저혈당과 저혈압 증세로 급하게 병원에 갔습니다. 증세가 많이 안좋아져서 중단한건데도, 문예패장 이제 혼자 남아서 어떡하냐, 언니 두고 못간다 라며 걱정을 했습니다. 
참 마음이 아픕니다. 너무 속상하네요...
연규홍 총장은 함께함의 소중함과 든든함을 절대 모를 겁니다. 이제 남은 우리는 더욱 굳게 서로를 응원하며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옳고 정의로운 것이라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멈추지 않을 겁니다.

▲ 교회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학생을 제외하고 모든 단식 학생들이 잠자리에 들었다. ⓒ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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