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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과 죄책감은 단식자들에게 먹어가며 하라는 총장에게 있어야 합니다”

기사승인 2019.11.19  00: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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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여덟째 날을 맞은 7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10명의 학생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단식 중 건강의 이상으로 이제 7명의 학생들이 단식 중이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신효
8일차. 목사님들께서 오셔서 총장과 면담을 진행하셨습니다. 총장은 징계숙고와 신임평가에 대해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천막에 등떠밀려 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8일째 곡기를 끊은 제자(과연 제자로 보기는 했을까요?) 앞에서 “배고프지? 먹을 건 없냐? 먹어가면서 해”라고 했습니다.ㅎㅎ 더이상의 말씀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신학 선배들이 오셔서 문화제를 열어주셨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이 말로 차례를 시작하셨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왜 여러분이 미안하십니까? 왜 여러분이 죄책감을 느끼십니까? 미안하실 자격도 죄책감을 느낄 자격도 없습니다. 선하고 온전한 마음에 그것들이 자리할 곳은 없습니다. 미안함과 죄책감은 오직 단식자들 앞에서 먹어가며 하라는 총장에게 있습니다. 
저는 총장님이 진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으로 영접하시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이동훈
벌써 일주일이 지나고 8일차입니다.
총장님께서는 오늘 농성장에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그때 저는 수업중이라 보지는 못했지만요.
농성장에 오셔서 “먹을 거는 없냐, 좀 먹으면서 해라.”라고 물으셨더군요. 누구 때문에 단식하는 지 뻔히 알텐데 말이에요. 만일 정말 모르신다면 알려드릴 테니 한 번 더 농성장에 오세요. 그때 뵙도록 하죠.

이지환
밥을 안 먹은지, 그리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한 지 8일이 되어서야 얼굴을 보여주시더군요.
그런데 걱정되셔서 오신 거 맞으신가요? 고작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배안고프냐, 뭐 먹을것은 있냐, 뭐 먹으면서 해라” 뿐입니까?
저희가 요구하는 정말 간단하고 명료한 ‘부당징계 철회’와 ‘총장 신임평가’를 이야기 하시지도 않고.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으시고. 30초 정도 얼굴만 비추고 가는 게 전부입니까?
목사라면, 총장이라면, 선배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제발 진정성있게 살아주십쇼.
지금 길바닥에서 첫 눈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총장님과 다르게 진정성을 가지고 찾아와 준 많은 이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불효자 노릇을 하는 아들을 보기 위해 먼거리를 다시 올라오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잊지 않으려 합니다.
첫 눈이 오는 오늘의 이 씁쓸함과 감사함을요.

이정민
총장님 오늘 처음 뵈었네요. 당신이 이야기한 “배고프지? 먹을 것 좀 있어?”라는 물음은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학생들이 본인 때문에 단식에 있는데 먹을게 있냐구요...? 먹으면서 하라구요...??? 말이 됩니까...? 당신의 그 말들이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그런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밤 문화제 한신의 밤을 진행해준 동기들, 선배님들, 후배들, 목사님들에게는 또 위로를 받고 힘을 얻습니다.
당신이 준 상처를 그들은 치료해 주네요. 정말 화가 치미는 하루임과 동시에 정말 위로를 받아 눈물까지 흘렸던 하루입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오늘 목사님들이 오셨을 때 약속하신 징계 철회, 신임평가 꼭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이요... 당신 말대로 먹고 싶네요.

강윤석
8일째입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총장님이 저희 농성장을 방문해 주셨어요. 단식하는 저희의 천막에 오셔서 “먹을 것 좀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렇게 해드시고 무엇을 더 드시려고 먹을 것을 찾으시는 건지 참... 그렇게 말씀하시고 또 저희에게 뭐 좀 먹어가며 단식하라고 하시네요. 단식자 생각도 해주시고 역시 인성갑!^^* 총장님의 응원에 저는 앞으로도 더욱 더 힘내보려고 합니다.

김혜원
총장님,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냐는 말씀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밥을 굶는 것이, 이 추운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이, 이제는 점점 힘이 빠져 팔을 들어 머리를 말리는 일이 버거운 것이, 식욕이 말라가는 것이, 계단을 오르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임을 깨닫는 것이, 찬양 하나만 들어도 울음이 터질만큼 마음이 단단하지 못한 것이,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뿐인 것이, 매일 밤 하나님에게 울부짖는 것이 죄송합니다. 오늘 따라 장공관의 ‘장공’이 더욱 차갑게 보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총장님.

강지우
저는 겁이 많은 편입니다. 허기진 상태로 농성장에서 지내도 겁이 많은 건 변하지 않습니다. 혈당을 잴 때 콕 찔리는 그 순간이 무섭고, 농성장에서 잘 때 들리는 바람소리와 미친듯이 흔들리는 천막이 무섭습니다. 아침에 느닷없이 들리는 버스 소리와 택배 트럭의 소리에 쉽게 겁먹고 흠칫하며 잠에서 깹니다.
혹시나 오늘은 혈압과 혈당이 어제보다 더 떨어졌을까, 긴장하며 기다립니다. 아끼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걱정을 끼쳐서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합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단식자들의 표정을 살피며 혹시나 오늘은 어제보다 더 아플까봐 겁을 먹고 걱정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겁이 많은 저는, 이상하게도 연규홍 총장 덕분에 씩씩하게 지내기도 합니다. 오늘 농성장에 처음으로 찾아와서 “먹으면서 해”라고 한 그 말로 인해 저는 다시금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연규홍 총장이 아직도 우리를 얕보고 있다면, 더 힘을 내서 보여주려 합니다. 비록 춥고, 배고프고, 아파도 우리가 갖고 있는 건 빛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승리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 어제 많은 비가 내려 남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천막을 철거하고 지금 이 시간까지 보수작업을 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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