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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조여오는 아픔을 처음 느껴보는 하루였습니다”

기사승인 2019.11.16  22: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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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여섯째 날을 맞은 9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9명의 학생들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신효
배도 고프지 않고, 식욕도 좀 줄어든 날입니다. 다만 잠이 자주 올 뿐입니다.
교회의 배려로 느즈막히 교회에 갔습니다. 생각보다 얼굴이 좋아보인다는 신부님의 농담에서 위로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학교의 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시는 신부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싸움이 고귀할 수 있을까요? 고귀한 싸움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변절했던가요. 우리의 싸움은 고귀할 필요도, 성스러울 필요도 없습니다. 예수의 희생을 고귀하다 고백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예수의 죽어갈때 그때를 상상하지 않습니다. 고귀함과 잔인한 죽음은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그렇게 자신의 싸움을 승리로 완성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고귀한척 하지 않고 고상한 척 하지 않겠습니다. 현실에 놓인 처절함을 가지고 반드시 이곳에 하느님의 나라를 데려다 놓겠습니다.

김혜원
오늘은 배가 조여오는 아픔을 처음 느껴보는 하루였습니다. 교회사역을 위해 떠난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지 더 허전하고 더 우울한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점점 지쳐가는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강윤석
6일째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오늘은 집에 가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따끈한 밥을 먹는 날인데... 이번주는 편의점 삼각김밥도 한번 먹어보지 못했네요. 어서 빨리 저의 원래의 삶으로, 우리가 원하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네요. 총장님은 따듯한 밥을 드시고 계시겠죠? 진지 맛있게 드세요^^*

강지우
주말의 학교는 썰렁합니다. 하지만 농성장의 저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참 따뜻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어젯밤에 걸려온 전화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힘이 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받은 뜻밖의 편지와 정겨운 사람들의 방문에 눈물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속되는 두통과 허기짐에 힘이 들기도 합니다. 배가 조여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어지럽습니다.
두 명의 학생이 실려갔지만 연규홍 총장은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저의 대답은 무조건 직진입니다. 힘들더라도, 따스함을 끊임없이 얻고있기에 무조건 직진할 예정입니다. 아, 그리고 총장님은 얼른 멈추시길 바랍니다.

이동훈
어느덧 단식 6일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학교는 우리가 굶는다는걸 알고 있는걸까... 우리는 얼마나 더 굶어야 하는걸까... 언제쯤 총장은 자신의 죄를 깨닫게 될까... 언제쯤 약속을 지킬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사라질 때쯤 우리가 더욱 강해지고 물러서지 않아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 들어 앉았습니다. 당신들이 모른채하고 외면하면 할수록 우리는 강해질것입니다. 그러니 하루 빨리 죄를 깨닫고 내려오세요.

이정민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도 하고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걱정되서 달려와주신 이영미 교수님과도 이야기하고 단식자 동기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하루를 보냈어요. 지금도 각자의 사역에 자리에 가있는 단식자 친구들이 걱정되는 하루입니다.

박미소
오늘이 제일 많이 누워 있었던 날이에요. 사역하러 교회 왔는데 최소한으로만 움직였어요. 그래도 배려해주시고 걱정해주시는 동역자분들이 계셔서 감사했어요.

▲ 무기한 단식 여섯째 날을 맞이한 강지우 학생 ⓒ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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