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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잃은 아버지 정금석 장로 쿠팡 본사 앞에서 절규, “노동자 죽음 막아달라”

기사승인 2024.10.16  01: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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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노동·시민사회대책위, 고 정슬기 쿠팡 택배노동자 추모기도회 열고 본사 사과와 ‘쿠팡 청문회 개최’ 촉구

▲ 쿠팡 새벽 배송 노동자로 일하다 지난 5월 사망한 고 정슬기 노동자를 추모하는 기도회가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앞에서 진행되었다. ⓒ장성호

“아들을 잃은 저는 다시는 우리 아들과 같은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리를 헤매며 호소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작은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지난 14일(월) 오후 7시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앞에서 진행된 고 정슬기 님 추모기도회에서 부친 정금석 장로(수원성교회)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마음을 담아 호소했다. 고 정슬기 님은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서 로켓배송 택배기사로 일하다 과로로 유명을 달리했다.

또한 정 장로는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는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다.”라며 “국회가 쿠팡 청문회를 열어서 쿠팡에서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는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추모기도회 설교를 맡은 황인성 목사(공명교회)는 “4남매의 아버지로 음악을 전공했던 그 친구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쿠팡 새벽배송을 시작했다가 결국 감당하기 힘든 과도한 업무로 사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황 목사는 “2020년 이후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가 26명을 넘어가고 있다.”며 “여전히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매해 5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하는 것을 뜻한다.

▲ 고 정슬기 노동자의 아버지 정금석 장로는 추모기도회에서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장성호

이어 황 목사는 “54년 전 전태일 열사가 겪었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 합법적이고 체계적이고 제도화된 방식으로 깔끔하게 소외된 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보이지 않는 차별과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며 “쿠팡 새벽 배송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끔찍한 비인간적 제도가 부활했다.”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황 목사는 구약성서 열왕기하 4:1-7을 통해 “하나님은 혼자서 얼마든지 더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실 수 있지만 인간의 욕심, 탐욕, 그리고 물질의 효율성에 저항하며 가능한 많은 이들이 함께 이 가족에게 빈 그릇을 빌려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기를 원하신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여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어진 연대의 증언 시간에서 유흥희 씨(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는 “자신의 일하는 단체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기계에 끼어 24살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 고 김용균 씨의 사건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말하며 “고 정슬기 님의 죽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기업의 안전 불감증과 사회적 안정망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유 씨는 “쿠팡에서 택배 노동자로 일다가 사망한 노동자가 20명이 넘는다고 보고되었다.”며 “밝혀지지 않은 분들은 더 많을 것이지만 쿠팡은 한번도 사과한 적이 없고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법적인 겁박과 사망은 개인적인 사유라는 뒤집어 씌우기를 하는 것이 쿠팡의 방법”이라고 쿠팡의 행태에 분노했다.

이러한 상황에 “어떠한 보호장치도 없는 택배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사람들의 연대와 연결이 필요하며 어렵고 힘든 노동자들에게 손 내밀어주는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럴 때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연대 투쟁을 호소했다.

▲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쿠팡을 비판하는 현수막 뒤로 또다른 택배노동자가 지나가고 있다. ⓒ장성호

이어진 성찬식을 통해 우리가 억울한 죽음을 맞은 고 정슬기 님과 그 유가족들 그리고 여전히 힘든 노동속에 생명을 깎아가며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하나임을 깨달으며 함께 싸워나갈 것을 다짐했다.

기도회에는 특별히 고기교회 성도들이 참석해 “선한능력으로 일어서리”를 부르며 고 정슬기님의 억울한 죽음과 쿠팡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함께 연대할 것을 선언하며 유가족들과 참석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또한 기도회 참석자들은 함께 피켓을 들고 “쿠팡은 과로사, 산재사망 유족에게 사과하라!” 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쿠팡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주최 측인 “쿠팡노동자 고 정슬기 님과 함께하는 기독교와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쿠팡 본사 앞에서 매일 11:30-12:30분에 진행되는 ’고 정슬기님을 기억하며 행동하는 피켓팅’에 함께 하고 “‘쿠팡 청문회 개최’ 국민청원”에 참여해 쿠팡의 사과와 제도개선을 만들어 나가자며 동참과 연대를 호소했다.(피켓팅 신청 링크: [클릭] / 쿠팡청문회 개최 신청링크: [클릭])

2024년에만 쿠팡에서 택배 노동자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들이 7명에 달한다. 하지만 쿠팡은 이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고 있다. 그저 죽음의 원인을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고 있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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