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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물질이었고 제거의 대상이었다”

기사승인 2025.01.15  0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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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군 목사가 밝힌 감리교 중부연회 재판의 폭력성과 출교 충격

▲ 윤여군 목사는 지난 6월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감리교 중부연회로부터 출교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재판은 하자 투성이었다고 윤 목사는 밝혔다. ⓒ윤여군 목사 페이스북

감리교 중부연회의 재판, 절차의 공정성은 어디로?

강화 지역에서만 33년을 목회해 온 감리교 윤여군 목사, 그가 최근 감리교 중부 연회 재판에서 출교 판결을 받았다. 그는 “재판위원들은 저를 이물질과 같은 존재로 보고 제거하려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태도를 보였다”며 재판 과정에서 겪은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어 “재판부는 애초부터 저를 제거 대상으로 정해놓고 내 얘기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이며, 절차적 하자와 불공정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재판 과정을 “인격적으로 모욕적이고 상처를 주는 폭력적 경험”으로 묘사하며, 당시의 절망감을 전했다.

윤 목사는 감리교 교리와 장정에 명시된 대면 권고 절차가 완전히 무시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발인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권면을 대신했으며, 성경의 정신에 따라 교회 내에서 대면을 통해 회개를 촉구하라는 규정이 완전히 무시됐다”고 밝혔다. 또한, 화해 조정위원회 역시 실효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저는 고발인과의 만남을 원했지만, 그들이 거부하면서 절차가 무너졌다.”

심사위원회의 운영과 절차적 문제

심사위원회의 운영에서도 중대한 문제가 드러났다. 그는 “감리교 교단법에 따라 고발은 특정 자격을 갖춘 이들만 제기할 수 있지만, 재판 중에 고발이 고소로 바뀌는 등 변칙적인 방식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고발은 교단법상 감독이나 감리사 같은 책임자가 해야 하지만,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이를 고소로 변경했다”며 “고소는 피해자가 제기하는 것이 원칙인데, 고발인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 목사는 심사 기간 초과 문제도 지적했다. “심사위원회로 넘어간 날짜와 기소 결정 날짜 사이의 기간이 45일을 초과했는데, 이는 감리교 장정에 위배되는 사항이다.” 그는 이러한 절차적 하자들이 무시된 채 재판이 강행된 점을 비판했다. 재판위원의 자격 문제도 언급했다. “재판부에 송 변호사라고 하는 분이 법 전문인으로 참여했는데, 재판위원 자격이 없었다”며 “이는 명백히 부당한 재판이었다”고 비판했다.

▲ 지난해 6월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다양한 교단의 목회자들이 축복식에 참여해 성소수자들을 축복했다. 사진 왼쪽 흰 가운을 입은 목회자들이 감리교 목회자들이다.

감리교의 대응, 발본색원인가?

윤 목사는 자신이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동성애를 옳다고 여기거나 장려하지 않으며, 그저 그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을 전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의 행위를 “교단의 가르침을 위반한 행위”로 단정 지으며 출교 판결을 내렸다.

출교 판결에 대해 윤 목사는 “이는 단순히 목사직을 잃는 것이 아니라 감리교회 공동체에서 완전히 내쫓기는 것을 의미한다”며 개인적인 충격을 드러냈다. 그는 “재판부는 이미 저를 제거 대상으로 정해놓고 어떤 해명이나 증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을 “법적 절차와 상식을 무시한 폭력적이고 배제적인 방식”으로 묘사하며, “총회 재판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면 사회 법정에 제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 목사는 감리교 중부 연회의 대응 방식을 두고 “발본색원에 가까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소수자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면서 교단이 건강한 토론이나 대화 대신 폭력적이고 배제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단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과 다른 입장을 가진 이를 적대시하는 모습에서 연민과 사랑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평신도와 목사들, 서로의 역할에 대한 책임

윤 목사는 감리교 내에서 평신도들이 성소수자에 대해 차별과 혐오를 표출할 때, 목회자들이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목사들이 이러한 상황에 침묵하는 이유는 극심한 내부 갈등과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목회자들이 자기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단시간에 달라지지 않을 것

윤 목사는 이번 일을 통해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믿음이 쉽지 않은 시기에 시험을 받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물줄기가 단시간에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결국 변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윤 목사는 독자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의 신앙은 사랑과 연민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며,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인간으로서 대화와 공감을 시도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와 사회의 갈등이 깊어지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진정한 기독교인의 자세를 되새기고, 실천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상대방을 악마화하지 않고, 끝까지 대화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의 신앙은 사랑과 연민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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