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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기억 하자

기사승인 2021.04.03  14: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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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 이야기 6

ⓒ김경훈 작가

일부 일간 신문 한쪽 귀퉁이에 보면 ‘오늘의 역사’ 라는 칸이 있고 읽어보면 옛날 그  날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목을 게재 하고 있다. 보통 누가 태어 났고, 죽었고 또 누가 반란을 일으켰고, 패망을 했고 등등 잊혀진 과거 역사를 단촐하게 적혀 있다.

왜 이런 기사를 신문에 낼까? 바로 기억하고 되새기자는 의미가 크다. 요즘처럼 발전하는 현대 문명 시대는 자고 나면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신기술에 의한 보도 듣도 못한 신기한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니 과거에 신경 쓸 여유도 없다. 아니 오늘 아침이 더 문제가 많은데 굳이 몇 십년전, 몇 백 년전 이야기를 끄집어 생각하려는 사람 없는게 당연하다.

내가 자라며 처음 부모님께 들었던 6.25 사변 이야기는 전쟁 끝나고 불과 7-8년 지난 1960대초였지만 너무도 뚜렷한 기억을 갖고 계시기에 자세히, 아니 실감나게 전해 주셨다. 하지만 나는 그 이야기는 고조된 시대 전설 쯤인 줄 알고 들었다.

부모님은 광복절과 6.25 전쟁 기억은 돌아 가실 때 까지 잊지 않고 갖고 계셨다.

우리는 당연히 내일 일을 모르지만 지난 시간 겪었던 일도 잊고 지낸다. 그러니 부모님 생신이나  기일은 고사하고 자신이 결혼한 날쯤은 당연히 안중에도 없다. 그런 기억력으로 어떻게 퇴근해서 집 찾아 오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성경에는 “기념하라!” 혹은 “기억하라!”라는 단어가 구약과 신약에 걸쳐 수없이 나온다.  하지만 충심으로 지내던 기념일이 나중에는 형식적으로 변하더니 아예 지키지도 않았다. 인간이 망각 때문에 산다지만 알건 알고 지킬건 지켜야 하건만 자기가 필요할 때만 기억이고 필요 없으면 “나 몰라라!” 한다.

부활절이 언제냐고 물으면 하나 같이 모르면서 유년 주일 학교 시절 부활절 아침 예배 보고 나서 받았던 삶은 계란은 기억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다른 건 다 잊어도 예수 믿는 사람은 갈보리 산에서 일어났던 그날의 일은 잊어서는 안 된다.  성경은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는 장면을 아주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목이 마르시다는 말씀과 어머니 마리아를 제자들에게 부탁하는 유언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께 왜 나를 버리시냐는 애절한 고백 같은 문장을 읽다 보면  지금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회개가 앞선다.

남에게 빌려 준 돈은 금액과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 하지만 돈 빌린 사람은 “언제더라?” 하며 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며 애써 잊으려 한다. 빚이 그렇다. 갚아야 되는데 갚기 싫은게 빚이다.

우리는 하나님께 빚진 자요 평생 갚아야 할 빚이 쌓여 있다. 하지만 탕감 받은 날을 기억 하라는데 그게 그리도 힘든건지는 몰라도 이번 부활절 예배 부터는 기억하고 지키는 노력이 앞서야겠다는 다짐 정도는 해야겠다.

김경훈 작가(사진·십자가 목공예) kimkh530@g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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