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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 출범

기사승인 2021.03.19  15: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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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를 향한 미얀마 시민들과 끝까지 연대할 것 천명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 출범식에 발언자들이 세 손가락을 들며 미얀마의 민주화와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권이민수

지난 2월부터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민들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군부가 총기 등의 무기를 앞세운 폭력적인 진압을 자행하고 있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에 한국 교회는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에 연대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독청년아카데미, 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등의 제안을 통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이 조직된 것이다. 그리고 3월18일 목요일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 출범식’이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예홀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칼 교계 단체들,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를 위한 절박함 공감한다

사회는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 신복현 사무총장이 맡았다. 기자회견은 신 사무총장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그는 2월 1일 미얀마 ‘민 아웅 흘라잉’ 쿠데타 발생으로 시작된 미얀마 내 민주화 운동의 경과와 국내외 조직별 활동과정을 간략히 전했다. 특히 신 사무총장에 따르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은 지난 3월 21일 처음 발족됐다고 한다.

기자회견의 여는 인사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김영주 원장이 맡았다. 김 원장은 “대한민국이 이 시절에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촛불 혁명을 통해서 세상에 정의로운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한국 기독교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며 “우리는 자그마한 몸짓으로 이 일에, 미얀마 시민들의 고통과 투쟁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인들의 깊은 동참을 부탁드린다.”는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여는 발언이 끝난 뒤 총 5인의 발언도 이어졌다. 첫 번째 발언자로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전남병 집행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UN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를 향해 “세계정치 역학관계에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을 학살하는 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대해 무기 수출 금지 경제 제제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군부를 압박할 것”을 요청했다. 또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국제 사회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을, 국제형사재판소에게는 미얀마 군부에 대해 개입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위 강대국도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 집행위원장은 발언을 마무리 하며 한국 교회에게는 “(예수는) 모든 미얀마 사람들의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부활의 주님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가 존중되는 그날까지 한국 땅에서 연대하고 투쟁”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다음은 해외주민운동연대 강인남 대표였다. 그는 “예수님이 이 자리에 계실까요? 예수님이 저희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강 대표는 처음 미얀마에 방문했던 시기를 떠올렸다. 그의 기억 속의 미얀마는 “평화로운 모습, 고요한 심성, 따뜻한 정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군부의 쿠데타는 그 모든 것을 깨버렸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우리의 연대와 행동 출범이 좋은 말로, 선의의 마음으로, 착한 시민(의 마음)으로만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미얀마 시민들의 처절하고 절박한 심정들, 죽음을 무릅쓴 투쟁과 저항들이 오롯이 그들의 몫이 되지 않도록 강하고 질기게 연대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

재한미얀마청년연대 까웅 씨의 발언도 있었다. 그는 관심과 응원, 연대의 마음을 보내는 한국 교계를 향한 감사와 함께, 미얀마의 상황을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군부는 처음에는 물대포나 새총 등으로 시위대를 분산시켰지만, 결국 평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다. 수도 네피도에 처음 총격이 있었고 오늘까지 그 사망자 수는 200명이 넘어간다. 어떤 유가족들은 시신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고 군부는 (증거를 제거하기 위해) 시신을 없애려 하고 있다. 군부는 이런 미얀마의 상황이 국제 사회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서비스도 중단시킨 상황”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까웅 씨는 “군부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은 끝까지 독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한국 사회도 응원과 연대로 계속해서 미얀마와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

네 번째 발언은 교회개혁실천연대 이헌주 사무국장이었다. 그는 “미얀마 민주주의의 죽음을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참담한 상황을 한국교회가 외면하지 않으려고 한다. 의미 있는 행동을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는 말도 남겼다. 이 사무국장은 한국 교회가 한국에서 다양한 민주화 운동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교회는)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고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외치는 미얀마 시민의 호소가 얼마나 간절한지 공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가장 부정한 정권을 향해 그리고 그들이 저지르는 모든 범죄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미얀마 시민들과 민주주의의 죽음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한국 교회)가 할 수 있는 기도와 모든 행동을 과감히 해나갈 것”이라는 다짐을 덧붙이기도 했다.

NCCK인권센터 홍인식 이사장이 발언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는 군부가 시민을 향해 행하는 폭력적인 진압을 두고 “어떻게 이런 인권 유린과 살상을 감히 자행할 수 있을까 안타깝고 분노가 일지 않을 수 없다.”며 분개했다. 홍 이사장은 “불법적인 진압, 체포, 구타, 살인 등으로 한없이 소중한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짓밟고 있다.”며 군부의 행태를 지적했다. “하나님과 역사의 심판의 경고”를 군부에 전하기도 했다.

또한 홍 이사장은 과거 전두환 군부에 의해 광주 시민들이 고통 받았던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되살리며 “한국의 정부와 시민들을 향해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얀마 군부를 막고 저지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발언을 마치며 “우리는 미얀마 민중들의 아픔과 고통, 그 고난의 역사와 함께하고 함께 투쟁할 것”이라는 약속을 남겼다.

기자회견의 마지막은 성명서 낭독시간이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PROK Youth)의 박해린 총무,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KMC Youth)의 백현빈 총무,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의 이수연 학생대표가 대표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는 매주 진행될 것

▲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에서 KSCF 채수일 이사장님 말씀을 전하고 있다. ⓒ권이민수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도 진행했다. NCCK 여성위원장 최소영 목사의 인도 아래 참석자들은 미얀마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모았다. 목요기도회에는 KSCF 채수일 이사장이 창세기 1장 1~5절 말씀을 본문으로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채 이사장은 해질녘을 하루의 시작으로 보던 바빌로니아의 전통을 언급했다. 그는 창세기의 저자가 비록 이런 바빌로니아의 전통을 따라 창세기를 적었지만 의도적으로 폭력적인 신 마르둑과 창조주 하나님을 대립시켰다고 주장했다. 전적으로 새로운 세상, 새로운 세계 질서를 꿈꾸며 창세기 저자는 창세기를 기록하게 됐다는 것이다. 채 이사장은 창세기가 혼돈과 공허에서 창조의 질서를 이루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하듯 미얀마의 어두운 지금의 상황에도 하나님께서 정의로운 빛을 비추시고 질서를 이루실 것이라 선포했다.

목요기도회에는 미얀마 침례교회 소속 목사이자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SECST과정 중인 탕 시안 킵 목사의 증언도 있었다. 그는 미얀마의 참담한 상황을 전하며 “모든 시민들은 미얀마 상황이 안정되고 시님들의 존엄과 자유가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는 매주 진행될 예정이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 또한 미얀마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지속적인 연대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한국 기독교가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에도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다음은 미얀마를 위한 기독교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즉각 중단하고 민간 정부에 정권을 이양하라!”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하였다. 이들은 민간 정부 지도자, 시민사회 인사 수십 명을 구금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였으며, 앞으로 1년간 국가를 통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쿠데타 세력이 민주화를 열망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180명 이상 살해되었고 2,000명 이상이 불법 구금되었다. 살해된 사람의 절반 이상은 25세 이하이며 그 가운데는 어린 학생과 뱃속에 생명을 잉태한 엄마도 있었다. 한국의 기독인들은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부에 의한 살인과 인권침해,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더불어 민주화를 향한 위대한 행진을 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뜨거운 지지와 연대를 보내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즉각 중단하고 민간 정부에 정권을 이양하라.

이미 1988년과 2007년에 있었던 미얀마 민중들의 민주화 요구를 군사정권은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시민들이 지난 50년의 투쟁 끝에 쟁취한 민주주의의 열매를 또다시 쿠데타로 짓밟으려 하고 있다. 미얀마의 주권은 미얀마 시민들의 것이다. 군부는 미얀마의 헌정 질서를 중단시키려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살인, 폭력 행위를 중단하라. 폭력진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집회 시위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허용하라. 불법 구금된 모든 시민들을 즉각 석방하고,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둘, 한국 정부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한 더욱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

우리는 지난 3월 12일 발표된, ‘국방 및 치안 분야에서 미얀마와의 신규 교류협력 중단, 군용물자를 비롯한 전략 물자 수출 제한, 개발협력 사업 재검토, 국내 거주 미얀마 인들에 대한 체류 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대(對) 미얀마 대응 조치를 환영한다. 그러나 이에 더해 미얀마 군부로 흘러 들어가는 모든 자금의 국내 계좌를 동결하고,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 정부는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가 정부가 말한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가치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셋, 우리는 미얀마에 대한 한국 교회의 지속적인 연대와 기도를 호소한다.

성서의 첫 장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선언한다.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들은 미얀마 군부의 자국민을 향한 살인과 폭력 행위를 멈추는 일에 다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 다른 이에 대한 공격은 하나님에 대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군부에 의해 연행되는 이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 지도자들이라고 한다. 미얀마와 미얀마의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하자. 또한 모금을 통해,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통해, 미얀마와 한국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한 자매형제인 것을 확인하자.

우리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는 사순절을 지나고 있다. 오늘, 그리스도는 고난 받는 미얀마 시민들의 모습으로 나타나신다. 하나님은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히며, 목이 마른 이들에게 물을 주고, 별든 사람을 도우며, 죄수를 방문할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마 25:34-40) 우리는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미얀마의 군부 독재가 종식되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날까지 세계교회와 함께 연대하고 기도할 것이다.

2021년 3월 18일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 행동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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