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찾으면 혼란해 하고

기사승인 2019.01.23  18:12:31

공유
default_news_ad1

- 발견의 충격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추구하는 사람은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찾으면 혼란스러워지고, 혼란스러워지면 놀랄 것입니다. 그리고 나야 그는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제2절)

문자적이고 표피적인 뜻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던 사람들이 더 깊은 뜻을 알게 되면 일단은 당황할 정도로 황당함을 느끼게 된다. 혼란스럽고 고민스럽다. 지금까지 당연한 것으로 여겨오던 통상적 견해들(taken-for-granted views)이 흔들림에 따라 ‘흔들리는 토대’ 위에 선 것 같은 기분이다.

진리는 본래 불편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영어로도 ‘inconvenient truth(불편한 진리)’라고 하지 않는가.  이렇게 새로 발견된 진리에 심지어 저항하거나 반항하기까지 한다.

훌륭한 종교적 가르침은 ‘편안한 사람에게는 혼란을, 혼란한 사람에게는 편안을 주는’(Disturbing the comforted, comforting the disturbed) 일을 한다고 한다. 언제나 안전지역에서 편안한 삶,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삶만을 보장하는 종교는 우선은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성장과 발돋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禪)불교에서 사용하는 ‘화두(話頭)’나 ‘공안(公案)’도 우리의 상식적인 의식에 혼란을 주기 위한 것이라 하지 않는가. 아무튼 이런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말씀의 더욱 깊은 뜻을 깨닫게 되면, 놀랄 수밖에 없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듯하다. 전에는 볼 수 없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놀라운 은혜’이다.

우리의 종교적 삶에서 이런 경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비로소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여기서 ‘다스리다’는 것은 정치적이나 물리적인 힘으로 남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어느 것에도 지배받지 않고 참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뜻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세속적인 이해관계나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의 감언이설에서도 자유스러워지고, 사후에 천국에 갈까 지옥에 갈까 하는 걱정에서도 해방된다. 이렇게 깨달음과 놀라움으로 크게 ‘아하!’를 외칠 수 있는 경지야말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선언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겠는가.

이 절의 그리스어 버전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유를 얻었으면 편히 쉬게 된다고 하였다. 쉰다는 것은 구원을 얻는다는 뜻이다.

여기 이 절의 말은 영적 진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 일반을 두고 하는 말일 수도 있고, 특별히 이 『도마복음』을 읽어갈 사람들을 두고 미리 경고하고 격려하는 말이라 할 수도 있다. 『도마복음』에는 지금껏 표피적으로 이해하던 것과 완전히 다른 예수, 완전히 다른 구원관, 완전히 다른 신관, 완전히 다른 종말관 등을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혼란스럽겠지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결국에는 놀라움과 자유를 맛보게 되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 보아도 좋을 것이다.

▲ 도마복음 곱틱어 사본이 들어 있던 가죽 주머니 ⓒGetty Image

오강남 명예교수(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soft103@hot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