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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발되는 짜맞추기식 ‘출교’ 선고, “감리교는 반웨슬레적”

기사승인 2025.01.22  04: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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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리교 차별너머, 남재영·윤여군 목사 출교무효 기도회 진행하고 감리교 출교 남발 강하게 비판

▲ 지난해 6월 서울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 축복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연회로부터 출교 선고를 받은 남재영·윤여군 목사(사진 좌측부터). 이들은 동성애 찬반을 떠나 목회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축복했다고 강조했다. ⓒ박우섭

“남발”이라는 단어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사태가 감리교 내에서 연이어 벌이지고 있다. 인천과 서울에서 진행된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들을 축복했다는 이유로 감리교 연회와 총회가 목회자들에게 줄줄이 “출교”를 선고한 것이다. 이동환·남재영 목사에 이어 지난 13일에는 윤여군 목사가 감리교 중부연회 재판위원회에서 출교를 선고 받았다.

이러한 감리교 연회와 총회의 행태에 대해 “반신앙·반감리회·불법재판”이라고 비판하며 21일(화) 오후 4시 30분,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서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 차별너머’ 주관으로 “남재영·윤여군 목사 출교무효 기도회”가 열렸다.

이헌 목사는 두 목사의 연회재판을 경과에 대해 보고하며 “두 재판 모두 이미 출교를 결정해두고 진행된 재판이었다”고 해석했다. 즉 “결과를 내기 위해 과정이나 해석을 임의로 맞추는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들이 발생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같은 사안을 두고 연회별로 절차에 대한 다른 판단들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윤정미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기도회는 “예수님은 누구신가,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와 같이 일반적인 찬송가들을 부르면서 진행되었다. 감리교단 헌법을 내세우며 신앙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감리교 연회와 총회를 향해 이들이 지극히 신앙적인 사람들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 했다.

마이크를 잡은 황인근 목사는 “말도 안 되는 일들로 오히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어긋나게 비켜가면서 험한 길을 걷고 있는 지금 감리교회 현실을 회개하며, 특별히 이 중에 지금 힘든 마음으로 또 어려운 처지에 있는 주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굳게 붙들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오수경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목사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역시 “교단과 교회와 교단이 혐오의 벽을 단단하게 세우면 우리는 너른 들판에 환대의 식탁을 차리게 하시고 세상을 환대의 광장으로 만드는 일에 앞서 가고, 주님께서 사랑하신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축복하지 않는 교회가 죄의 길에서 속히 돌이키게 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 남재영·윤여군 목사를 지지하는 감리교 측 인사들은 무거운 사안으로 기도회를 진행했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다. ⓒ박우섭

이어 두 목사의 당사자 발언이 이어졌다. 남재영 목사는 “감리회 창시자 요한 웨슬리는 감옥에 갇혀 있는 동성애자를 찾아가 목회적 돌봄을 했으며 그로 인해 홀리클럽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가지고 목회를 했다”며, “출교라는 폭력을 행사하는 그들이야말로 감리교회를 파괴하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재판에서 형량을 줄이고 살아남기 위해 축복과 전도를 하지 않았다”며 “당당하게 반웨슬리적인 집단에 맞설 것”이라 다짐했다.

윤여군 목사는 “적극적인 목회를 펼치는 이들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연관된 이들을 무분별하게 출교하는 현 상태에서 우리 모두가 출교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복잡한 마음을 표했다. 윤여군 목사의 동기이자 32년 동안 농촌목회를 이어온 박순웅 목사는 연대발언 자리에 서서 “마을에서 송아지가 태어날 때면 새끼를 잘 낳으라고 땀흘리며 축복기도를 이어간다”며, “생명을 축복했다는 이유로 출교시킬 것이라면 동물과 식물도 다 사랑하고 축복하는 농촌목회자인 자신도 출교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교는 인천 일꾼교회 김도진 목사가 맡았다. 윤여군 목사의 변호인단으로 참여했던 그는 요한복음 14:2-3을 본문으로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거할 곳이 많으니 자리를 내어준다는 하나님의 말씀처럼 환대를 실천하는 목사들을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의 목회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30년 전 자신의 교회를 찾아왔던 부부의 남녀 생식기를 동시에 가지고 태어난 아기를 두고 자신이 어찌할바를 몰랐던 것을 잊을 수 없다”며 “지금 이런 일을 다시 마주한다면 신체적 조건보다 중요한 하나님께로부터 온 생명을 진심을 다해 축복하겠다”며 “정죄보다 앞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쫓으라”고 촉구했다.

출교라는 교회에서는 사형과 다름 없는 무거운 사안으로 진행된 기도회였지만 분위기만은 화기애애했다. 예배 전후로 참가자들은 악수와 포옹으로 서로를 격려했다.

박우섭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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