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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청문회를 촉구하는 거리기도회’, “국회는 5만 명의 목소리 외면하지 마라”

기사승인 2024.11.26  04: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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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친 정금석 장로, “심야배송, 상시 해고… 쿠팡의 탐욕이 내 아들을 죽였다”

▲ 고 정슬기 씨의 부친 정금석 장로는 ‘쿠팡 청문회를 촉구하는 거리기도회’ 현장 증언에서 “쿠팡의 탐욕이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하며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장성호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쌓인 이윤의 탑을 보며 더는 침묵할 수 없습니다.”

25일(월) 저녁 7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청문회를 촉구하는 거리기도회’에서 울려퍼진 기도였다. ‘희년함께’ 김지희 팀장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쿠팡의 노동 착취 문제를 규탄한 것이다.

이날 거리기도회는 “국회는 과로사 기업 쿠팡의 청문회를 즉각 개최하라는”는 주제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최규희 목사의 인도로 시작되었다. 특히 고 정슬기 씨의 부친 정금석 장로를 비롯해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국회가 국민청원의 요구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는 강력한 촉구로 채워졌다.

▲ 이날 거리기도회에는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정치계가 모두 참여해 기업의 탐욕을 제어할 수 있는 사회를 촉구했다. ⓒ장성호

“5만 명의 목소리, 국회는 외면하지 마라”

정슬기 씨의 부친 정금석 장로는 현장증언에서 “5월 새벽배송으로 과로사한 제 아들의 죽음 이후, 국민동의 청원 5만 명을 넘겼음에도 청문회는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며 분노와 좌절을 토로했다. “오늘 이 자리는 5만 시민의 이름으로 쿠팡 청문회를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심야 로켓 배송과 택배 노동자들을 상시 해고의 두려움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 위법적인 클렌징을 없애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로는 “심야 로켓배송과 상시 해고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쿠팡의 위법적 관행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더는 노동자가 희생되지 않도록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회마저 이 문제를 방치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며, “청문회야말로 쿠팡의 행태를 바꾸고 정의를 세우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며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기억하라”

송기성 목사(고기교회)는 마태복음 20:1-16을 본문으로 포도원 주인의 비유를 설명하며, “하나님 나라는 최소 비용과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논리가 아닌, 노동자들의 생존과 정의를 위한 곳”이라고 설파했다. 그는 “쿠팡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윤을 추구하며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하나님 나라의 정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이유는 이 땅의 왜곡된 가치를 뒤집고,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라며, 노동자들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 박호권 YMCA전국연맹 국장과 염태영 의원은 연대 발언에서 이 문제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장성호

연대 발언에서 박호권 국장(YMCA전국연맹)은 “고 정슬기 씨의 어머니가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CCTV로 몇 달 동안 반복해 봐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슬픔을 넘어선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5만 명 국민청원에 담긴 마음을 국회는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염태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 소속) 역시 “국회 청문회를 요청하는 국민의 뜻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송구하다.”면서도, “쿠팡의 해고와 심야 노동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며, 남은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쿠팡과의 계속되는 협의를 통해 “클렌징 조항에 10개 조항 중 6개는 없앴는데 남은 4개 조항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염 의원은 “오늘과 같은 기도회가 쿠팡의 전향적 태도를 이끌어낸 원동력”이라며, 거리의 목소리가 계속될 필요성을 강조했다.

▲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빨간 장갑을 착용하고 배병배잔에 나선 목회자들. ⓒ장성호

이춘수 목사(탐험하는교회)가 집례한 성찬식에서는 예수의 희생을 노동자의 현실에 빗대며, “이 빵과 포도주는 끝이 나지만, 노동자의 땀과 피는 계속 흘러가고 있다”고 선언했다. 성찬에 참여한 이들은 “우리는 피 흘리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며, 하나님의 정의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해 싸워갈 것”이라 고백했다. 특히 배병배잔 위원들은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빨간 고무장갑과 막걸리 잔을 사용해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행동과 연대

기도회는 12월 9일 저녁 7시에 열릴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추모 문화제’와 12월 22일 오후 3시에 개최될 ‘택배 노동 희생자를 기억하는 음악회’로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쿠팡 청문회 개최 촉구 신문광고’ 모금도 진행 중이다. 참여 기금은 개인 3천원 이상, 단체 3만 원 이상으로, 마감은 12월 2일 오후 6시까지다.(광고 참여: [클릭])

이번 거리기도회는 노동자의 희생에 대한 침묵을 깨고, 이윤 중심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시작점이자 연대의 힘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청문회를 통해 기업과 국회에 전달될지, 시민들의 관심과 행동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 안전한 노동환경의 조성은 반드시 성취되어야 할 것이다. ⓒ장성호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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