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100년 시작한 NCCK, 기후위기·불평등·평화·창조세계 회복 위한 4대 과제 발표
▲ 조성암 NCCK 신임회장과 김종생 총무는 NCCK의 4대 과제를 발표하고 교회의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다. ⓒ장성호 |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가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목사) 신임회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창조세계 회복과 인류 공동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NCCK의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알렸다. 조 대주교는 22일(금) 오후 3시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나님의 창조세계, 한몸되어 기쁨의 춤을 추게 하소서!”라는 주제 아래, 기후위기, 불평등, 전쟁과 폭력, 그리고 인간중심주의 극복이라는 인류의 중대 과제에 대해 NCCK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임을 밝혔다.
조 신임회장이 밝히 NCCK의 4대 과제
조 대주교는 “NCCK는 1924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에큐메니칼 협의체로, 2024년 10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다.”며, 창조세계 회복과 인류 공동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후위기 대응, 불평등 해소, 전쟁과 폭력 저항, 인간중심주의 극복”이라는 4대 목표를 통해 NCCK가 나아갈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조 대주교는 첫 번째 과제로 “기후위기에 행동하는 교회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탐욕과 이기주의를 내려놓고 피조물의 신음에 귀 기울여 회개해야 한다.”며, 한국 교회의 탄소배출 최소화와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독려했다. 특히 NCCK는 이번 회기부터 기후정의위원회를 신설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어 조 대주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우리의 집과 같다.”며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것처럼, 환경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NCCK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 환경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역사회 환경운동 참여 등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설 계획이다.
조 대주교는 “불평등에 도전하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약자들에게 집중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NCCK는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편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며, 가난한 자와 소수자를 위한 NCCK의 역사적 사명을 이어갈 것을 밝혔다.
세 번째 과제로는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교회”를 언급했다. 조 대주교는 “한반도와 세계 곳곳의 갈등과 분쟁을 극복하고 화해를 이끄는 데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과 세계 평화 실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는 교회”를 제안하며, 자연을 도구화하고 착취해온 인간 중심의 태도를 비판했다. 조 대주교는 “모든 생명체가 창조세계의 구성원임을 자각하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몸 되어 기쁨의 춤을 추는 교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해와 협력으로 소수자를 섬길 것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조 대주교는 한국 정교회의 존재 의의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국외국어대 강의 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강의 중 만난 한 학생의 아버지가 그리스 바트모스 섬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주민의 90%가 그리스 정교인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바트모스 섬에서, 예수를 전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대주교는 이어 “다른 종파에 대한 무지와 오해가 한국에도 존재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교회의 역할과 존재 의의를 강조했다. 그는 “정교회는 서로를 알아가고 배우며 협력함으로써 예수의 몸으로 하나 되어 온전한 선교를 이루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는 “26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비교해,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물질주의가 만연해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정 많고 협동적이던 한국 사회의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다”며, 사회적 연대와 사랑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회협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조 대주교는 “NCCK는 특정 정치 성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NCCK는 종교적 사명을 바탕으로 모든 판단의 기준을 복음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도 NCCK는 정의와 평화, 그리고 복음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교회와 사회를 섬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주교는 1960년 그리스 에기나 섬에서 태어나 1991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1998년부터 한국에서 사목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2008년 한국 정교회 대주교로 선출되어 현재까지 역임 중이며, 이번 NCCK 회장직은 제65회기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창조세계의 회복과 정의로운 교회를 위한 비전으로 NCCK의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