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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로 태우고자 하는 것은”

기사승인 2024.03.28  03: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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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만 박사의 《도마복음》 풀이 (13)

▲ 예수께서 불을 보내신다는 것과 그것으로 인해 일어날 일은 과연 무엇일까. ⓒGetty Images
예수는 말씀하셨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던졌노니, 보라, 나는 그것이 불타오를 때까지 잘 지키고 있느니라.”(도마복음 10)

누가복음에는 “내가 불을 땅에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리요”(12:49)라고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 ‘불’을 이분법적으로 이해하여 십자가 사건을 통한 종말론적 심판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예수는 시공간을 초월하며, 주와 객으로 나누어질 수 없는 ‘진리’이시다(요 14:6). 종말에 심판하는  대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편재하시는 만유(萬有)이며(골 3:11), 어디로 가거나 어디에서 오지도 않는 ‘생명 자체, 사랑 자체’이다(不去不來).

예수가 던진 내면의 불(진리)은 이원적 사유(ego)인 사탄(마 16:23)을 태우는 파괴적 힘(진리)이다. 그는 이 세상에 가득 찬 분별심(ego)을 소멸시키는 불(One)이 타오르도록 지키고 계신다. 예수는 섬김의 대상이 되는 구세주(他者)가 아니라 ‘진리의 불’을 이 땅에 던지러 온 성자(聖者)로서, 본질적으로 우리와 하나(One)인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신성이며, 현존(現存)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 안에 본래부터 있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예수 그리스도(神性)를 찾아야 한다.

불이(不二)인 ‘내면의 불’(성령)은 도덕과 부도덕, 현자와 죄수 등 분별(ego)의 삶(옛사람)에 깊이 잠든 인간과 세상을 깨워 영원한 생명(새사람)으로 새롭게 변화시킨다. 이러한 ‘영적인 불’(神性)은 모든 행위(ego)를 재로 만들어 우리를 불변하는 ‘영적 사람’(true Self)이 되게 한다(바가바드 기따). 영적 사람은 강력한 순수에너지(神性)에 휩싸여 “나의 누이, 나의 신부야, 네가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아가 4:9)와 같은 황홀한 노래를 부른다.

현대 물리학자들은 ‘모든 것이 에너지의 파동이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지만(諸法空), 에너지(우주의 氣)의 정체성인  시간성과 공간성을 초월한 신비한 하나의 생명(神性, 佛性)을 알지 못한다(眞空妙有). 우주적 생명(神)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될 수 없는 형이상학적인 궁극적 실재(One)이며, 마음이 청결한 성자(聖者)들은 신비적 직관으로 볼 수 있다(見性, 마 5:8). ‘신(光明)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본래 물질이란 ‘에너지의 파동’으로서 허상이며(energy一元論), 오직 실상인 신(부처)만이 충만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無量光佛).

우리가 보는 모든 외부적인 겉모습은 마야(maya, 幻)로서 신성(神性)의 현현(顯現)이다. 원소로 이루어져 있는 현상계의 삼라만상(森羅萬象)과 우주 만물 그리고 그 원자 내부의 대부분이 ‘텅 빈 진공’이다. 우리가 공(空)하면서도 공(空)이 아닌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진리(神)를 발견하려면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 예수는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고 하셨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의 의미는 예수가 육체를 십자가에 못 박힌 것처럼 육적인 ‘나’(ego)를 실재가 아닌 가상(假相)으로서  부정해 버릴 때  실상인 영적인 ‘나’(신성)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바울이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갈 2:20)라고 한 것처럼 헛된 이원성의 거짓 된 ‘나’(ego)를 진리의 불로 소멸하고(無我), 일원성의 행복 자체, 사랑 자체인 진정한 ‘나’(神性)를 회복하여야 한다. 이때 생로병사(生老病死)의 허상(그림자)은 사라지고, 하나의 실상인 신성(불성)이 새롭게 부활하며(大死一番  絶後蘇生), 상실된  본래의 천국(구원)이 되찾아진다(막 8:35).

구자만 박사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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