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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스올에서 신약의 지옥으로

기사승인 2021.10.14  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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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도 지옥도 아닌 그저 스올 ⑵

▲ Edward Henry Corbould, 「Saul and the witch of Endor bring up Samuel from the dead」 (19세기경) ⓒWikimedia
이 논문의 저자인 메건 헤닝 교수는 데이턴대학에서 기독교 기원에 관한 분야에서 조교수로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예일신학대학에서 신학사를, 에모리대학에서 신약성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헤닝 교수는 Educating Early Christians through the Rhetoric of Hell(독일 모어 지벡 출판사) on the pedagogical function of Hell and Hell Hath No Fury: Gender, Disability and the Invention of Damned Bodies in Early Christianity(예일대학교 출판부)의 저자이다. 이 책은 젠더와 장애인에 관한 시각을 통해 지옥을 탐구한다. 그녀는 Jacob K. Javits 재단, 미국성서학회(SBL), 예일신학대학과 에모리대학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고 연구에 따른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수여받았다. 이러한 결과물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과 CNN의 다큐멘터리 영상에 소개되었다.
이 논문은 헤닝 교수의 “No Heaven or Hell, Only Sheʾol”이며, 앞으로 2회에 걸쳐 게재된다. 명일한움교회 이성훈 목사(한신대 구약학 박사과정)가 번역을 맡아 주셨다. - 편집자 주

죽음은 악하다

성경 본문에 언급된 스올은 일반적으로 달갑지 않게 묘사된다. 모든 사람이 죽겠지만, 죽음은 악한 것이다. 죽음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견해는 스올과 그 유의어들이 많은 성경 본문 안에서 두려운 이미지의 수사적 비유로 사용된 데에 기반한다. 예를 들어, 욥은 그가 어떻게 죽음을 고대하고 있는가와 함께 어둡고 칙칙하고 구더기로 가득한 스올을 묘사한다(무덤에 대한 괜찮은 묘사).

욥에게 있어서 죽음과 그에 따른 불가피한 육체적 결과들은 끔찍했다.

이른 죽음으로부터의 구원

시편 88편에서 화자는 죽음이 어떻게 두렵게 다가오는지 묘사하면서, 닥쳐온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시도록 하나님을 설득하려 노력한다. 죽음은 삶의 활력과 힘 모든 것을 잃게 한다.

본문은 하나님께서 선인과 악인의 죽음에 얼마나 관여하지 않으시는지를 언급하며 계속된다.

죽음/무덤/스올은 두렵고 불경하다. 그 필연성과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가능한 오래 피해야만 할 악한 것이다. 구약성경에서의 목표는 장수하며 필연적 죽음이 다가올 때, 나이가 꽉 찰 때(בשׂיבה טובה)까지 스올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의로움을 장려하기 위한 수사법

이른 죽음의 위협(그리고 스올에 들어가는 일)은 독자/청자로 하여금 의로운 행동을 취하고 죄를 피하도록 고무하는 수사적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아마도 이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구절은 모세의 권위에 도전했던 다단과 아비람의 이야기에서 나타난다. 이들에 대응하여 모세는 그들이 자연사할 것인지 아니면 아래의 본문과 같이 될지 시험한다.

땅이 그들을 삼키고 스올 안으로 사라졌을 때, 남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도 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려워 도망친다. 이사야는 매일 술자리를 즐기며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 갖지 않는 부유한 예루살렘 사람들을 질타하며 이 죽음의 이미지, 문자 그대로 누군가를 집어삼키는 이미지를 사용한다.

두려운 용어들로 묘사된 죽음 자체는 위협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보상은 장수와 복된 삶이다.

보상과 처벌의 문제

신명기는 이렇게 말한다.

신명기에 나타난 특정한 축복과 저주에 관한 언급들은 사람의 일생 동안 항상 일어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스올로부터 너를 구원함?

잠언은 당신을 스올로 이끌 악한 행동과 그것을 피하게 할 선한 행동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잠언 9장은 행인을 유혹하며 말하는 ‘어리석은 여인(אשׁת כסילות)’을 묘사한다.

대조적으로 선한 가르침은 길고 풍족한 삶으로 이끈다

물론 잠언이 의로운 사람이 완전히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의인은 길고 온전한 삶을 경험할 것이며, 많은 자녀를 가질 것이며 그들에 대한 기억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죽음 이후에는 어떠한가?

죽음과 그에 수반한 것들이 의인과 악인 사이에 어떤 차이도 없이 다가온다는 생각은 헬레니즘 시대를 살았던 전도서 저자에게 상당한 좌절감을 주었다.

이 시기에 의인과 악인의 사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구분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변화는 비이스라엘적 세계관(헬레니즘, 페르시아, 이집트, 바벨론 모두 선택될 수 있다)과의 상호 작용 결과일 수도 있으며, 오랜 이스라엘/유다 사상의 자연스러운 발전일 수도 있으며,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사후 보상과 처벌의 개념을 가진 최종적으로 발전된 씨앗들은 제2차 성전기 묵시문학 속에 심겨졌다.

에녹, 그리고 사후 의인과 악인의 구분

주전 3세기 후반에서 주전 2세기 초반에 유대 묵시문학이 번성하기 시작한다. 이 문서들은 세상의 안쓰러운 상황을 탄식하며, 초자연적인 사건이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미래를 이야기한다.

많은 묵시문학은 안내자에 이끌려 죽음의 공간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공한다. 유대 문학에서 이런 이야기들은 그것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참신했다. 이것은 하데스 여행에 관한 헬라문학에서 차용된 형식이었다. 그리고 독자는 그 사람이 되어 이런 여행을 경험하게 된다. 그들은 길을 걸으며 특정 방향을 바라보도록 말하는데, 이 본문들은 독자가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생생한 세부 광경을 묘사한다.

초기의 것으로 보이는 이 장르의 핵심 본문은 에녹1서 1-36장을 구성하는 ‘관찰자의 책’ 부분에 있다. 이 본문은 주전 3세기 후반에서 주전 2세기 초반으로 추정되며 그 파편은 쿰란의 사해 두루마리 속에서 발견되었다.

22장에서 에녹이 하나님께 대항했다가 영원히 불타게 된 천사가 있는 곳을 보게 된 후에, 그는 서쪽에 있는 산으로 옮겨지는데, 이는 스올의 지하세계를 대체하는 장치이며 바벨론 신화에서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곳에서 에녹은 깊고 넓은 네 개의 방을 보게 된다.

에녹은 라파엘에게 저것이 무엇을 위한 장소인지 묻는데, 라파엘은 그곳이 죽음을 기다리는 방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에녹은 모두 같은 용도인 방인 왜 네 개나 있는지 궁금해한다. 라파엘의 대답은 사후 의인과 악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사고의 대폭적인 변화를 강조한다.

“이 세 개(의 장소)는 죽은 자의 영혼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에녹1서 22:9)

(죄로 가득 찬) 죽음을 위한 세 개의 방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기에 앞서 라파엘은 의인을 위한 네 번째 방을 먼저 설명한다.

“그리하여 의인의 영혼은 구분되었다. 이것은 샘솟는 물(이며,) 빛 위에 (있다).” (에녹1서 22:9)

이제 그는 세 개의 방으로 돌아가 서로 다른 죄를 지은 이들을 위한 각각의 장소를 설명한다. 첫 번째 동굴은 가장 악한 죄인을 위한 곳인데, 이들은 하나님의 심판과 영원한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같이 죄인들이 죽어 땅에 묻혔을 때 (이곳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생전에 심판을 받지 않았다. 여기에서 그들의 영혼은 커다란 고통을 위해 구분될 것인데, 이는 영원한 저주에 놓인 이들의 심판과 처벌과 고통의 날까지, 그들의 영혼에 대한 보복의 날까지 이어질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거기에 영원히 속박하실 것이다.” (에녹1서 22:10)

두 번째 장소는 살해당한 이들을 위한 곳으로, 그들은 정의가 실현됨을 보장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곳은) 항의하는 이들, 죄인들의 시대에 그들이 살해당했을 순간 (자신들의) 파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이들을 위해 구분되었다.” (에녹1서 22:12)

세 번째 집단 역시도 죄인이지만, 특별히 나쁜 집단은 아니다.

“그리하여 (이곳은) 의롭지 못한 죄인들의 영혼을 위해 만들어졌다. 죄를 범한 이들은 죄인들과 함께 그들의 무리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영혼은 심판 날에 죽임당하지 않으며, 이곳으로부터 올려지지도 않는다.” (에녹1서 22:13)

에녹1서는 특정한 범주의 악인과 의인들을 뚜렷하게 대조한다. 이는 후기 종말론이 독자들에게 지옥으로의 세부적인 여정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을 닦아놓았다.

수사적 위협에서 지옥의 원형으로

성경 본문과 마찬가지로 에녹서는 죽음과 사후세계에 관한 묘사를 수사 장치로 사용하는데, 이는 의로운 삶을 살아가는 가치와 죄 된 행동을 피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른 죽음의 위협에서 사후세계의 질적 위협으로의 전환은 하나님의 심판 개념에 사람이 죽은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포함해 재구성하도록 만든 첫걸음이었다.

이곳에서 유대의 게헤나(Gehenna)나 기독교의 지옥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먼 여정이 남아있지만, 성경의 스올에서 에녹의 네 장소로 이루어진 산으로의 변화는 주전 2세기경에 이 길을 향한 첫걸음이 놓였다는 증거가 된다.

메건 헤닝 교수/이성훈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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