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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에서 나를 보다

기사승인 2016.08.19  11: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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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의 인물을 통해서 보는 에니어그램 - 8번 유형>

사진작가 김기찬 作

어려서부터 골목대장이나 우두머리 기질로 자라난 8번 유형은 늘 강자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약하게 보이면 누군가 치고 들어올 것 같은 음모론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목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가 올라간다. 그러나 겉으로는 힘을 드러내면서도 속으로는 문득 허약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들은 진정한 힘은 겉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속에 알차게 갖추어져서 ‘내공’이 있어야 생기는 것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누구나 힘을 쓰는 과정에서 잠재력의 일정 부분을 사용한다. 안팎의 배분을 생각할 때, 힘을 겉으로 많이 드러내면 속이 약해지고, 반대로 속으로 힘을 많이 축적하면 겉이 약해 보인다. 늘 대결하고 주장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밖으로 힘을 많이 끌어내 쓰니까 속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겉보기에는 강한데 속은 약하기 쉽다. 그런 사람은 마음이 약하다는 말을 듣는다. 

8번 유형은 대체로 누군가를 동정한다든가 부드럽게 대하는 것 자체를 약자의 태도 또는 감상주의적 태도로 치부하며 혐오한다. 약자를 보고 뜨거운 동정심을 가져야 덕이 될 뿐 아니라 스스로 진정한 강자가 되는 줄 모른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신의 힘과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짐짓 동정심을 베풀기도 하는데 이는 힘을 과시하는 방편일 뿐이다. (에니어그램으로 보는 성서 인물이야기, 김영운, 293).

평생 탐욕과 정욕에 빠져 산 불건강한 8번 유형의 표본 헤롯왕

헤롯 대왕

헤롯은 25세에 갈릴리 총독이 됐다. 일찍 권력에 눈뜬 헤롯은 70세로 죽을 때까지 45년간 권모술수에 사로잡혀 산 대표적 인물이다. 평생을 탐욕과 정욕에 빠져 산 건강하지 못한 8번유형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헤롯은 ‘권력의 화신’이라 할 만한 인물이다. 마치 권력을 위해 태어났고 권력을 위해 살았던 사람 같다. 헤롯은 권력을 과시하다 못해 남용했다. 헤롯은 유대인도 아니면서 유대인처럼 살려고 했고, 로마인도 아니면서 더 로마인처럼 살려고 몸부림쳤다. 로마의 실력자 안토니우스에게 아부하며 권력을 획득한 헤롯은 태생적으로 권모술수에 능하고 무자비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권력 안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오판일지라도 위험을 느끼면 직계가족조차 가차 없이 처단했다. 예수 탄생 직후에 이루어진 영아 학살사건은 포악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8번 유형은 어려서부터 골목대장을 도맡고 늘 우두머리 노릇을 하며 살았기 때문에 남들에게 꿀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들은 ‘무릎을 꿇고 사느니, 서서 죽노라’ 하고 외칠 만큼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다. 언제나 이겨야 된다고 생각하며 산다. 8번 유형은 만 여섯 살을 전후해 어머니와 양가적인 관계를 경험한 기억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일찍이 어머니 품에서 벗어난, 독립심이 강하며 ‘자기 일은 스스로 한다’는 생각으로 자라서 자수성가하는 유형이다. 자기 보존 본능과 생존 본능이 남달리 강해서 일찍부터 정복욕이 크다. 헤롯은 어린 나이에 일찍 나바테아 왕국의 귀족 출신인 어머니에게서 독립한다.

8번 유형은 대결형으로서 지도자나 보스 기질이 강하다.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으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받아들이기보다 자기 생각을 내세워 상대를 제압하거나 설득하며, 만약 그렇지 못하면 충돌도 불사한다. 이들은 약하게 보이면 밀린다는 생각에 약점을 기피하고 정의를 주장하며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함정에 빠진다. 항상 정복하고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남들 눈에는 욕심이 크고 고집이 세 보인다. 격정에 사로잡히면 이런 특성이 더욱 강화된다. 불행이도 헤롯대왕이라 불린 사람은 평생을 이렇게 살았다.

헤롯을 통해서 8번 유형의 불건강한 수준을 보면, 자신이 세상과 전쟁 중이라고 느끼며, 자신의 환경을 완벽히 지배하고 통제하려다 적을 많이 만들고 만다.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커진 8번 유형은 결국 무모한 허세와 팽창된 자기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무너지게 한다. 결국 그들은 세상에 대한 공포와 무력감을 의식하게 되고, 허무주의적인 고립에 빠진다. 그들은 희망이 없고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없다고 느낀다. 종종 이상한 공포와 왜곡된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런 경우 아무도 믿지 않으며,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의 존재를 위협한다고 본다. 자신에 대한 의심과 삶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게 된다. 그러나 불건강 수준에 있는 8번 유형은 가능한 한 빨리 자신에 대한 의심을 누르고 다시 공격적인 방어자세로 돌아간다.

불건강한 8번 유형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어떠한 법이나 제약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파워가 어떤 것이든 그것을 잡고 있으려고 하고,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그것을 유지하려고 한다. 냉담하고, 무정하고, 비도덕적이고, 폭력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죄의식과 두려움, 부드러움 그리고 상처받기 쉬운 인간의 감정을 부정한다. 물론 이런 태도는 불가피하게 적을 만들게 되어, 8번 유형은 자신을 보호하고 억압된 공포를 누르기 위하여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분노와 독재적인 태도는 ‘힘이 정의다’. ‘정글의 법칙’이란 철학을 옹호하고, 힘을 느끼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공포감을 준다. 자신에 대한 망상적인 생각을 갖고, 전지전능하고, 천하무적이고, 불사조라는 느낌을 갖는다. 매우 부주의해지고, 자신과 자신이 가진 자원을 지나치게 확장한다. 마지막으로 만약 위기에 처한다면 8번 유형은 그들의 뜻을 따르지 않는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복수하고, 잔인해진다. 반사회적인 경향으로 야만스럽고 살인을 할 경향을 보인다.

헤롯에서 나를 보다

여러 책들에서 8번 유형을 정리한 글에서 나에게 해당하는 것을 정리해보았다. 

나는 가능한 독립적이고 자유롭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두려워해서 스스로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 ‘나는 아무도 필요하지 않아’라는 생각이 있다. 자급자족하고, 경제적 자립을 하고, 충분한 자원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은 나의 중요한 관심사이다. 

열심히 일하고, 빈틈이 없으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이익이 되는 것을 열심히 추구한다. 일도 노는 것도 열심히 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자기를 더 보호하고 감정적으로 방어를 한다. 다른 자신의 노력을 지지해줄지를 의심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려고 하고, 자신을 뽐내며 큰 약속이나 계획을 세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신뢰가 적어지면 더욱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강압적이고 공격적이고 팽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환경과 사람을 지배하려고 한다. 거의 모든 활동에 실제 필요량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힘을 사용한다. 자신을 지치게 하고, 고집이 세고, 자기중심적이며, 충성심을 강요하고, 모든 것에 ‘자신의 방식’을 강요한다. 다른 사람들을 동등하게 대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다. 

나는 평균수준의 8번 유형이다. 

소탈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건강한 8번 유형은 자기주장을 잘하고, 자신만만하고, 강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정면으로 승부하는 방법을 배웠다. 행동 지향적이며, 할 수 있다는 태도를 갖고 있고, 내부적으로 강한 욕망을 갖고 있다. 그들은 도전을 좋아하고, 수완이 좋고, 스스로 시작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먼저 시도하고 일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람이다. 집요하고, 원기 왕성한 그들은 독립성을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독립성을 기르게 한다.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의사소통은 간단하고 직설적이다. 

8번 유형은 타고난 리더인데,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존경하고 그의 지시를 따른다. 결단성이 있고, 권위적이고, 지도력이 있다. 명예롭게 행동하고, 힘을 건설적으로 사용하고, 사람들을 대변하고, 보호해주고, 제공자, 후원자, 멘토가 되어주고, 가치가 있는 명분과 사업을 촉진하는 자가 되어 존경을 받는다. 정의롭고, 공평한 플레이를 추구하고,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 최상의 경우 긍휼함이 많고, 도량이 넓고, 지혜롭고, 자기 절제력이 있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욕구를 힘으로 충족시켜준다. 권한을 이양하고, 부드럽고, 영감을 주고, 가슴을 여는 용기가 있다. 진실로 두려움이 없으며, 비전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당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영웅적이고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

내 주변에 함께 하는 건강한 2번 유형의 사람들을 통해서, 또 나로 하여금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신 분을 통해서, 내 자신이 오래 억압해왔던 사람에 대한 긍휼함을 발견하고, 자신의 힘과 에너지로 다른 사람을 지원하고 향상시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하셨음을 고백한다. 나를 이 땅에 보내신 하느님께서 다른 사람을 돌보고, 관대하고, 다른 사람의 복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이 처한 삶의 환경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하게 하셨다. 힘을 사랑하기보다 사랑의 힘을 이해하고, 자신의 뜻보다 더 높은 뜻을 위해 섬기는 자가 되게 하셨음을 고백한다. 

소탈한 지도자로서 건강한 나로 살기 위해 이제 나는 다른 사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자유롭게 단순하고 진지하게 표현한다. 다른 사람을 잘 돌보고 결코 자신을 약하게 할 것이라는 느낌 없이 자신을 참으로 돌보는 것을 수용한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진정 사랑할 수 있음을 배운다. *

조진경(아우내재단 상임이사, 아힘나 대안학교 교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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