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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하여

기사승인 2023.03.28  02: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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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문명 전환기의 생명망 목회와 돌봄 마을』 (나눔사, 2022) (29)

ⓒFreepik.com

탈성장 시대에 나타난 마을교회 패러다임

1980년대 대형교회로의 수평 이동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전국의 작은 교회들은 괴사의 위기로 내몰고 있었다. 그리고 4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교회의 생태계는 아사 직전에 와있다.

다른 한편으로 90년대 이후에는 산업화 시대에 한국교회를 주도하던 대형교회 중심의 교회 성장 운동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급격한 쇠퇴를 경험하고 있어, 지금 한국교회는 대형교회나 작은 교회 모두 총체적 생태적 위기를 겪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2000년대가 넘어서면서 오늘날 근대사회와 탈근대사회가 겹치는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작은 교회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가 탄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살펴본 생태계의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살아왔던 산업사회가 그 황혼을 맞이하고 탈성장적 가치를 포함한 탈근대(포스트 모던)사회로 이동하면서, 산업화 시대에 최적화되었던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사이에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작은 교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생태계가 창발하며 새로운 교회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생태계는 늘 중심이 아닌 변방에서 작은 자들로부터 창발된다.

2000년대 이후 여러 지역에서 주류 대형교회의 흐름과는 다른 새로운 흐름과 관계망을 짜는 새로운 목회적 상상력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교회 생태계에 대한 상상력이 지역과 마을을 기반으로 한 작은 마을교회에서 감지되기 시작하였다.

2010~2013년에는 탈성장주의 작은 교회 신학적 담론을 형성한 중요 심포지엄이 열리기 시작했다.(1) 이러한 새로운 교회 생태계의 상상을 촉발하는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 이론 중의 하나가 바로 장회익 교수의 온 생명 개념이다.

탈근대 탈성장 시대는 산업화 시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교회의 스타일을 요구한다. 즉 제도화를 넘는 영성, 경쟁 독점 고립을 넘어 타자를 향한 이타, 우정, 호혜 스타일을 요청한다.

이는 제도나 조직이나 건물에 중점을 두는 낡은 산업화 시대의 스타일을 넘어 수직적이기보다는 수평적, 모으기보다는 흩어지는 온 생명 스타일의 교회를 추구하며 생태적 생명망짜기와 같은 온 생명적 교회 스타일이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작은 마을교회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새로운 교회 생태계와 스타일의 창발에 있을 수 있다. 이는 작은 마을교회의 새로운 생태계와 관계망과 스타일이 바로 새로운 마을 생태계의 창발자로서 작은 마을교회의 중요한 사명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2)

다시 말하면, 작은 마을교회의 새로운 사명은 마을교회가 위치한 교회와 지역 사회의 생태계를 면밀히 살피며 목회자와 교인들이 교회 안에 닫혀있지 않고 지역 사회와 마을에 열린 이들이 되어 지역 사회의 새로운 관계망과 생명망을 짜고 새로운 교회와 마을공동체라는 삶의 흐름과 배치와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생명 공동체를 잉태하는 데 있다.

작은 마을교회가 새로운 생태계가 창발하는 메타 행위자(meta-agent)로서 혼돈의 가장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형교회처럼 낱생명의 무한성장을 꾀하는 암세포와 같은 낡은 생태계의 방식을 버리고, 온 생명을 전체로 바라보며 온 생명적인 관계망과 흐름과 배치를 만들어 나가는 온 생명 마을교회로 나가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 바로 한국교회가 개교회 성장 패러다임에서 선교와 복지 중심의 마을과 지역의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하며, 성장 패러다임에서 탈성장적 마을 생태 패러다임으로 바뀌어나가면서 지역 사회의 새로운 관계망과 생명망을 짜고 온 생명적 교회와 마을공동체의 새로운 삶의 흐름과 스타일과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새로운 생태계 속의 마을교회

그러면 이러한 새로운 교회 생태계의 태동기에 이러한 새로운 마을교회 운동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최근 왜 마을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엔 공동체적 마을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산업화 이후의 생태사회와 기술 정보화 시대의 사회적 대안으로 등장하며 마을만들기의 붐을 이루고 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공동체성의 파괴에서 야기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마을과 마을 운동의 등장 배경에는 고립, 차별, 배제, 모멸의 산업사회를 넘어서서 친구와 초청과 환대 그리고 돌봄이 있는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요청이 있는 것이고, 이러한 유기체적 공동체와 생명과 평화의 사회 공동체 형성의 핵심에 바로 마을공동체가 있다고 보고 있다.

두 번째로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마을의 귀환과 새로운 등장의 의미에는 바로 기술 정보화 시대에 대한 대안으로서 마을을 보는 관점이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 인터넷, 무인 자동차로 대표되는 기술 정보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마을은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4차 산업화 시대에는 그동안의 경쟁과 소유적 가치를 대변하는 소유 중심의 낡은 세계관으로는 미래 시대를 꿈꿀 수 없다는 새로운 세계관이 요청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적 가치가 로봇과 인공 지능과 정보에 의해 조작되고 지배되는 위험을 느끼는 고도의 기술 정보화 시대에 사람들은 오히려 온 생명적 공동체적 가치를 요청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온 생명”을 주창한 물리학자 장회익은 이제 인류의 문명이 개체로서의 작은 단위의 ‘나’에서 공동체적 삶에서의 ‘좀 더 큰 나’, 그리고 궁극적으로 온 생명으로서의 ‘나’가 함께 의식의 주체로 떠오르는 온 생명의 정신과 문화가 이제 우리의 삶을 다차원적 온 생명 문명으로 이끌어나가게 된다고 말한다.(3)

이러한 온 생명적 가치에 대한 요청은 무한경쟁을 기초로 한 산업사회와 고도의 기술 정보화 사회의 생명 파괴와 약육강식의 모델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온 생명적 생태계의 창발적 가능성으로 마을을 주목한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마을은 한자로는 동(洞)․리(里)․촌(村)으로 불리는데,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한데 모여 사는 곳”처럼 “사람이 자연적으로 모여 생활을 이루는 취락 지역”을 이르는 순우리말이다.

“마을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생각을 가진 마하트마 간디가 설계한 마을은 이상향에 가깝다. 그는 마을을 자치(Swaraji)가 작동하는 이상적 마을공화국으로 보았다.(4) 마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마을은 생명적 즉 생태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을의 생명적 생태적인 구조는 인류의 개생명과 낱생명이 스스로 생명의 지속이 가능하게 하려면 반드시 온 생명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온 생명적 자각을 요청하고 있다.

즉 개생명이 그 낱생명안에 낱생명적 수준을 넘어서는 온 생명적 수준을 담아내기 시작할 때, 다시 말해 온 생명이 요구하는 생명의 중추 신경계의 역할을 감당하는 자각이 일어나기 시작할 때, 각 낱생명들은 온 생명적 창발적 역할을 감당하며 생태계의 온 생명을 드러내며 스스로 생명망을 짜나가는 온 생명적 공동체를 만들어 갈수 있다는 것이다.(5)

이처럼 우리가 이제 마을공동체를 제대로 이루려면 이와 같은 온 생명적인 새로운 각성이 필요하다. 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인 김도일 교수는 “교회는 삼위일체 페리 코레시스의 하나님이 상호 내주, 상호침투, 상호의존하시는 것처럼 마을에서 마을의 주민과 함께 살며 마을 속으로 들어가 상생하고 복음의 생명을 전파하는 하나님 나라의 전위부대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회는 가정과 마을을 생명망으로 짜는 건전한 교회론 신학을 정립하여야 할 것이다”(6)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마을을 이루려면 우리 한 개인이라는 개체 생명이 개생명으로 고립 자폐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이 상호내주, 상호침투, 상호의존하시는 것처럼 각 개인과 가정과 교회와 마을이 깨어난 한 알의 씨알로서 서로 생명망으로 얽혀있다는 온 생명망적 자각이 있을 때 비로소 한 개인 개인이 진정한 생명의 씨앗이 되어 생명망을 짜는 온 마을 생명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낱생명 즉 개 교회주의를 넘어서 온 생명인 지역을 섬겨야 한다. 이제 한국교회에는 낱교회를 넘어 온 생명적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지역의 교회가 되어야 하고 목회자와 교인들은 지역의 목사와 교인들이 되어야 하고 교회의 목표는 성장이 아니라, 온 생명적 지역 섬김으로의 변화를 요청받고 있다.

세상과의 소통에 기초한 신앙 공동체로서의 교회, 이러한 신앙에 의해 만들어질 새로운 교회 생태계로서의 온 생명망 교회, 온 생명망 목회는 복지, 교육, 문화를 네트워크하며 교회와 지역 사회가 “온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교회와 지역 사회가 하나의 온 생명적 새로운 생태계가 됨을 의미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 교회가 온 생명적 삶의 흐름․관계망․상호작용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며 온 생명적 새로운 생각과 관점과 그림으로 재배치되고 다시 흐르고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시작할 때 거기에서는 작은 몸짓 하나도 지역과 마을에 큰 변화의 증폭으로 변화되어 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미주

(1) 2010-2013 이 기간에 탈성장주의 작은 교회 신학적 담론을 형성한 중요 심포지엄을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1. 2010년 10월 25일 (월) <한국교회와 종교개혁 : 오늘의 믿음으로서의 생명평화사상>
2. “작은 교회 운동은 어떻게 가능한가?”: 2012년 11월 13일 (화)
3. 2013년 4월 11일에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탈성장주의 시대, 교회를 말하다’를 주제로 생명평화마당,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청어람아카데미는 탈성장주의 시대,작은 교회의 대안을 모색하였다.
4. ‘대형교회, 그 신화를 넘어서!’ 포럼 2013 4월 16일 명동 청어람아카데미 소강당
5. ‘작은 교회 박람회’를 개최하며 ‘탈성장’,‘탈성직’, ‘탈성별’을 기치로 “2013 건강하고 대안적인 작은 교회 박람회”를 열다.
(2) 신승철, “생태철학의 세 가지 기본구도” P3 ,신승철의 욕망생태연구소 블로그
(3) 최인령ㆍ최무영, “서울대 정보교류와 온 생명 개념에 기초한 ‘온 문화’ 패러다임의 고찰과 학제 간 융합연구 모형 제시”, 199.
(4) 정기석, “몰락한 사회, ‘마을’만이 대안이다” (오마이뉴스 2017.03.02.).
(5) 장회익, 『삶과 온 생명』, (서울: 솔 출판사. 1998), 228-231.
(6) 김도일, “가정, 교회, 마을의 생명망 조성을 통한 교육공동체 형성에 관한 연구”, (선교와 신학 제41집), 241.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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