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평화, 삶을 의미 있게 성취할 수 있는 조건

기사승인 2021.07.25  15:16:55

공유
default_news_ad1

-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 「The Reconciliation of Jacob and Laban」 ⓒGetty Image
(라반이 …) 아브라함의 하나님과 나홀의 하나님은 우리 사이를 판단하소서, 그들의 조상의 하나님이여 하자 야곱은 그의 아버지 이삭이 외경하는 이로 맹세하였다.(창 31,53)

야곱은 에서를 피해 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하여 거기서 지냈지만 그것은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장시간 머물러야 했기 때문이지만, 야곱은 그 값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값은 일반적 수준을 훨씬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라반으로서는 재워주고 먹여주면 된다고 생각했을 듯합니다. 야곱이 그의 딸들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라반에게 그것은 오히려 노동력 착취의 계기로 받아들여진 것 같았습니다.

누구든 가정을 이루면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경제적 독립을 생각하게 되지만, 라반은 이를 모르는 체했습니다. 야곱은 그러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재산을 축적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라반과 갈등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사람을 도구로만 생각하고 그의 정당한 권리와 사람됨을 존중할 줄 모르는데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야곱은 아내들과 의논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일종의 탈출입니다. 라반은 3일 후에 이 소식을 듣습니다. 그가 야곱 일행을 추격하고 7일 길을 가서 만나게 되지만, 하나님이 꿈에 그에게 나타나 시시비비를 가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야곱이 이곳에 올 때 벧엘에서 하나님께 서원했던 것이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면 야훼께서 그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고 했습니다. 라반이 선한 뜻으로 야곱 일행을 추적했을 리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결과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끔찍했을 것입니다. 야곱으로서는 바로 지금이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야 할 때입니다. 야곱은 라반에게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자기와 함께 하셨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그러나 그가 자기의 과거 서원을 기억하고 하나님께 도움을 호소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하튼 하나님은 그를 위해 라반에게 나타나셔서 그의 분노를 가라앉히시고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이로써 하나님은 지금까지 야곱의 하나님이셨고 또 앞으로도 계속 그러실 것임을 보이셨습니다. 이 때문에 라반은 속이 터졌겠지만, 야곱에게 탓하는 말 이상의 행동은 하지 못했습니다.

라반의 야곱 추격은 일종의 조약 체결로 끝이 납니다. 그들은 거기에 돌기둥을 세워 경계로 삼고 이를 넘어 서로 해치는 일이 없기로 하자는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에는 각자가 섬기는 신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반은 아브라함의 형제인 나홀의 손자이므로 그가 믿는 신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나홀의 하나님. 그들 조상 곧 데라의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렇습니다. 라반은 다른 신을 섬기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을 불러내신 하나님이며, 야곱의 아버지 이삭이 경외하는 하나님 바로 그분입니다.

라반과 야곱이 쌓은 돌경계는 분리와 적대가 아니라 평화와 공존을 위한 경계입니다. 그들은 돌을 쌓으며 이제까지의 불편한 관계를 거기에 묻었습니다. 한분 하나님이 중재하고 만들어내신 평화의 관계가 거기서 시작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한 민족 한 종교의 하나님일 수 없습니다. 온 세상의 하나님입니다. 그는 우리 가운데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평화는 삶을 의미 있게 성취할 수 있는 조건이기에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는 단지 안전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평화를 지향합니다. 차별이 없고 불평등이 없고, 갈등이 해결되고 상생이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평화운동에 참여하는 오늘이기를.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따라 새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이날이기를. 하나님께서 이준과 태후와 아이들과 민아를 기뻐하시고 건강과 지혜를 더하시고 바르게 살도록 이끄시는 지금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