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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보다 지혜를 담는 마음

기사승인 2019.08.21  17: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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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폭력은 지혜자를 어리석게 하고 뇌물은 마음을 망가뜨린다.(전 7,7)

경구처럼 들리는 이 구절은 성서 밖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내용의 말입니다. 이 구절은 평행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짝이 되는 말들입니다. 서로의 내용을 보충하기도 하고 좀더 분명하게 하기도 합니다.

폭력으로 옮겨진 말은 불의한 이익으로 옮겨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옮긴 까닭은 하반절의 뇌물이란 말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폭력 또는 속임수로 얻어진 이익이면 뇌물과 어울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더라도 본래의 의미를 살려 읽는다면, 그 의미는 더 풍부해질 것입니다. 더구나 불의한 이익이 폭력이나 사기로 취득한 이익이라면, 지혜자가 이익을 얻기 위해 그러한 방식을 사용한다고 생각키는 어려워 보입니다.

뇌물은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받는 것입니다. 단순한 의미의 불의한 이익을 뇌물로 특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말의 기본의미를 따라 본문을 이해해보고자 합니다.

▲ 지혜자들의 삶은 가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Getty Image

폭력/억압이 지혜자를 어리석게 만든다면, 그것은 직간접으로 겪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그 마음을 쪼그라들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쪼그라든 지혜자는 침묵하거나 변절함으로 악과 타협하거나 악에 굴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는 것이 곧 어리석음입니다.

지혜자를 위협하는 것이 폭력이나 억압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하나는 뇌물입니다. 뇌물은 마음의 방어기제를 해제시킬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이 지혜입니다.

불의한 재물에 마음의 눈이 멀어 '지혜자'는 그 마음을 잃고 곡학아세를 일삼습니다. 망가진 마음의 지혜가 하는 일입니다. 망가진 그 지혜는 지혜가 아니라 '간지'로 불립니다.

방어장치가 제거된 그 마음은 이렇게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혜자'에게 중요한 것은 그의 지혜 자체 보다 그 지혜를 담는 마음을 지키는 일입니다. 지혜의 근본이 하나님 경외라면, 마음을 지키는 일의 시작과 끝은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떠나지 않고 그 말씀을 따라 사람 특히 불의에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혜자의 모습입니다.

폭력과 억압에도 지혜를 잃지 않고 뇌물 앞에서 마음을 지킬 줄 아는 지혜자로 사는 오늘이기를.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람을 사랑함으로 지혜의 터 위에 지혜의 건물을 쌓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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