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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향린교회, 강제집행 당해 거리로 내몰려

기사승인 2018.03.31  03: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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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 보여주겠다

“이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를 앞으로 이 지역에서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강남향린교회 안성용 집사의 말이다. 향린공동체는 예고 없이 장제 집행된 강남향린교회 기습철거에 대해 이와 같은 선전포고로 응대했다.  

30일 아침, 강남향린교회는 법원의 명도집행으로 교회 집기가 모두 반출되고 교회 출입이 막혔다. 철거 소식을 맨 먼저 전해들은 김수산나 목사가 급히 교회로 달려갔으나 이미 진을 치고 있던 용역들에 막혀 접근불가 상태였다고 한다. 

이에 네 개의 향린교회로 이루어진 향린공동체는 교회를 가로막은 차단벽 밖에서 긴급 연합예배를 소집하고 기습철거를 자행한 조합측과 법원을 규탄하고 맞서 싸우기로 뜻을 모았다.

▲ 3월30일 오전 강남향린교회는 법원의 명도집행으로 교회 집기가 모두 반출되고 교회 출입이 막혔다. 이에 향린공동체 교우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교회 밖에서 예배를 드렸다. ⓒ박상범 집사(향린교회) 제공

특히 이날은 고난주간 중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금요일이라 향린공동체와 교회에 더욱 충격을 준 것이었다. 

이병일 목사는 “교회는 이미 이전을 준비하고 있었고, 지금까지 조합과의 어떤 마찰이나 충돌이 없었고 그럴 계획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철거가 집행된 것”이라며 유감을 드러내고 “조합측이 법원에 보낸 탄원서에는 ‘교인들의 강력한 항의가 예상되니 예고 없이 강제 집행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고 없이 집행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관례에는 맞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설교를 맡은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치욕적이고 모욕을 당한 심정을 말로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하고 이 사건을 예수의 십자가 사건으로 비유했다. “오늘도 우리는 또 다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리고는 “도시재개발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법원의 집행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임보라 목사는 “이 모든 것들이 합법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정말 합법입니까? 만일 이것이 합법적인 것이라면 이것을 합법화하는 그 법이 문제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보라 목사의 설교에 이어 규탄 발언들이 이어졌다. 먼저 김동한 장로는 조합의 준동에 대해 “상식이 무너진 것”이라며 분노했다.

계속해서 이날 예배에 참석한 한신대 신학대학원 김하나 학생회장은 “저희는 요즘 궁중족발과 장위동 등 철거를 막으러 다니고 있는데 막상 교회는 못 막아서 마음이 착찹하다.”고 말했다.

또한 강남향린교회가 강제 집행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정의당을 비롯해 많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참석해 그간 강남향린교회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 예배 중에도 강제집행을 실행한 용역들이 단상 앞에서 차단벽을 막고 있다. 가운데 김동한 장로. ⓒ박상범 집사(향린교회) 제공

예배를 마친 후 정옥진 장로(강남향린교회)는 기자에게 오히려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럴 때 함께 모일 수 있는 사람이라도 있는데, 철거당하는 주민들에게는 아무도 (함께하는 이가) 없다.”며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터전을 잃고 떠날 수밖에 없는 이웃들을 생각하며 언급했다.

향린공동체는 부활절인 4월1일(일) 오후3시30분에 서울동부지방법원 앞에서 부활절연합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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