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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도 교육 주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사승인 2023.05.22  0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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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님을 만나다 (2)

▲ 장애를 가진 누구든 간에 우리 사회가 이들을 주체로 인정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윤종술 회장의 바람은 왜 이리도 멀기만 느껴질까. ⓒ정리연

맨땅을 기고, 삭발하고, 단식하는 부모들, 왜?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저는 보았습니다. 편견, 배제, 차별을 겪으며 사는 발달장애인과 그런 발달장애 자녀를 세상 속에서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장애인 가족을 보았습니다. 저는 의문이 듭니다.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힘들다고 절규하는데 왜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인 그들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는 것인가요?
- 삭발자 김가경(경남장애인가족지원센터 사무국장, 2022년 4월 19일, 부모연대 페이스북)

200년 2월에 태어난 아이가 이제 23살이 되었습니다. 교육받을 곳이 없고, 제대로 받고 싶어서 ‘장애인에 대한 특수교육법’ 전면 개정 투쟁으로 부모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서우시 교육청 앞 천막,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 여의도 국민은행 앞 천막, 서울시청 로비, 종로 경찰서, 남대문 경찰서, 서울시청 북문, 서울시교육청, 이룸센터 앞 천막 농성 등 농성장 마다 아이들과 함께 숙박했습니다. 어느 한 가지도 가열한 투쟁 없이는 이루어진 게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열심히, 엄마로서 가족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 삭발자 정희경(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부회장, 2022년 4월 19일, 부모연대 페이스북)

▲ 회장님을 비롯한 부모님들이 탄탄하게 길을 만들어 오신 것 같아요. 모든 게 자신보다 자녀들을 위해서였죠. 작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으면서 하루 전날, 부모연대 회원들의 삭발식이 있었어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총 557명이 참여했지요.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요, 그만큼 놀라우면서도 감동적이었거든요. 삭발과 함께 부모들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 - 낮활동 지원체계 구축, 지원주택 등 주거유지서비스 도입, 지원고용 확대 및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확대, 소득보장 체계 구축, 실효성 있는 통합교육 지원대책 수립, 탈시설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셨어요. 그 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그 당시에 ‘24시간 지원 체계를 구축’하라는 게 핵심이었어요. 나머지는 그 안의 세부 내용들이고요. 광주광역시에서 전국 최초로 21년 3월부터 시범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최중증 발달장애인융합돌봄지원센터예요. 24시간 일대일 중증발달장애인 돌봄과 행동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중증 발달장애인 낮 활동 지원 기관을 열어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어요. 작년에 윤석열 인수위에서 그걸 따서 최중증 24시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리고 일자리 등 요구 사항에 대해 지원을 점차 늘리겠다고요.

얼마 전에 발표된 제6차 종합계획에 보면 내년 6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10개 만들어서 20명씩, 그러니까 전국에서 총합 200명 정도 하겠다는 생각인 거 같아요. 안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하는 게 굉장히 좋기는 한데, 우리가 이야기하는 보편적인 서비스는 안 되는 거죠. 전국에 발달장애 성인이 한 15만 명인데, 상당수가 지역사회에 나가서 살 수 있거든요.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거예요. 제일 중증, 폭력 성향이 너무 심한 친구들에 한해서 전국적으로 한번 해보겠다고 해요. 어쨌든, 상당히 진일보한 거죠.

그리고 긴급 돌봄지원, 갑자기 부모가 아프다든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지원받을 수 있는 게 없었는데 긴급 돌봄을 17개 시도에 하나씩을 올해 들어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주간활동 서비스, 낮시간 서비스(데이 서비스)를 보편화해달라고 해서 8시간 확보했어요.

▲ 말씀하셨던 것 중에 실효성 있는 통합교육이라는 건 어떤 건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과 함께 공하는 것은 기본이에요. 장애라는 이유로 비장애 학생들과 분리된 교육을 하게 하면 안 되죠. 통합교육은 장애 학생에게만 좋은 교육이 아니라 비장애 학생에게도 너무나 중요한 인성교육 기본이될 거예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복지가 OECD 최하위 수준인데 그 이유는 장애인 서비스가 권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하기에, 원하는 서비스를 모두 받을 수 없는 나라입니다. 반면, 선진국은 장애인 서비스는 권리로 보장되어 있어요.

지금 통합교육이라고는 하는데, 말만 통합이에요. 물리적, 인위적인 통합인 거죠. 예를 들면 특수학급에 특수교사가 있고 보조 인력이 있는데, 일반 학급에 들어가서 통합을 할 때는 지원하는 구조가 전혀 없습니다. 장애 아이들이 비장애 학생들하고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수업할 수 있도록 지원 인력, 통합교사와 특수교사가 일반 학교에 같이 팀이 되어서 수업도 진행하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경우가 전혀 없는 거죠. 우리나라 통합은 아이만 그 안에 툭, 던져놓고 알아서 통합하라는 식이에요.

차별과 혐오가 아니라 그냥, 존재 자체를 인정해달라

▲ 지난해 4월20일 그리스도인이자 발달장애자녀의 어머니인 박미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성동지구 회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정리연

▲ 그러니까, 일반 학교에도 장애인 학생이 갈 수는 있는데, 지원 인력이 없는 거라는 말씀인가요?

네, 그러니까 통합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거죠. 학교에서 왕따나 학교 폭력이 일어나면 대부분 발달장애인 친구들입니다. 그래서 물리적 통합이 아닌 지원 인력이 배치된, 충분한 환경을 갖춘 통합을 해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예요. 그리고 지금 통학 교육은 일반 학급과 특수학급을 따로 두는 거죠. 특수학급이 있는 걸 무조건 통합이라고 이야기를 해요.

전 세계적으로 이런 걸 통합이라고 하지 않아요. 이건 통합이 아니라 분리인 거죠. 물론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정말 어렵고 힘들 경우는 따로 모여서 수업을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일반과 특수학급으로 나뉜 게 대다수입니다. 이걸 인위적 통합이라고 표현하는 거죠.

▲ 인력을 지원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교실 안에서 어울리게 하면서 같이 수업도 하고, 의사소통도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외국은 어떤가요?

외국은 그런 식으로 통합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전 세계는 다 통합인데 일본과 독일, 한국이 같은 유형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최근 들어서 급속도로 통합으로 가고 있고, 우리나라는 인위적이나마 통합으로 가고는 있지만, 일본은 굉장히 더뎌요. 일본은 통합 대신에 너희끼리 살라면서 돈을 많이 줘요. 어쨌든, 우리 정부도 정책 방향에 있어서는 통합교육이 확실하다는 걸 알아요. 일지만, 예산과 인력이 들어가야 하니까 그걸 안 지키고 있는 거죠.

▲ 외적으로만이 아니라, 내적인 통합교육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한순간에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 같아요. 어떤 단계가 필요할까요? 마침내, 그렇게 됐을 때의 기대나 효과는요?

학교 위주로 개정하는 겁니다. 작년 9월에 학교 특수교육법 전부 개정안을 국회에서 발의했어요. 개정안 핵심 내용 중 하나가 특수반 말고 통합지원 반을 하나 더 만들어서 선생님들이 지원하게 하는 거예요. 장애 학생도 마찬가지겠지만,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성장하면서 장애를 보는 시각이나 인식이 거부감이 좀 더 없어지겠죠.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교육 자체가 입시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까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통합이 힘들어요. 거의 안 된다고 봐야죠. 유치원, 초등학교 때는 통합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중, 고등학교 올라가면 다시 특수학교로 밀려가는 현상이 생겨요.

특히 도시 도시 지역에서 더 심합니다. 수도권 특수학교가 포화 상태입니다. 다 내쳐지는 거죠. 왕따가 돼서요. 대학입시 공부해야 하는데 얘네가 수업에 방해된다고 생각하죠. 그러니까 통합이 제외 요소가 되는 거예요. 교육 시스템 자체를 인성교육 위주로 진행한다면 그런 문제가 별로 없을 건데 우리나라는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교육 위주이기 때문에 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거죠.

정리연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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