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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죽을까 점점 두려워집니다”

기사승인 2019.11.26  22: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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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열여섯째 날을 맞은 6명의 학생들의 심경

연규홍 총장으로 촉발된 한신대 학내 분규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 총장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항의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신임평가를 촉구하던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면서 학내는 더욱 혼란스럽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단 2인에게는 유기정학 3주, 한신대 신학대 학생 6인도 징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 비대위 2인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이 된 신학대 소속 학생들과 문예패 회장단 등 총 10명의 학생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단식 중 건강의 이상으로 이제 6명의 학생들이 단식 중이다. 에큐메니안은 이들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가감없이 게재한다.

이신효
단식 일수가 점점 올라가면 갈수록 우리의 자기PR 욕구는 강해집니다. 단식의 정당성과 저들의 잔인함을 말하고자 하는것이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선함을 강조하고 그들의 악함을 부각하여 싸움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 또한 괴물이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자신을 항상 “사람의 아들”이라 했던 것은 이 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선하지도 않고 고통받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사람이 됩시다. 동지 여러분!!!

이동훈
벌써 16일차 입니다. 이제 점점 몸이 힘듭니다. 피곤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눈에 초점이 안 맞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과호흡이 와서 숨이 턱 막혀 쓰러질뻔도 했습니다. 구급차 와서 확인해보니 다행히 수치들은 정상이라고 하더군요. 이제는 죽을까 점점 두려워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꿈을 꿀때는 항상 쓰러져 실려가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우리를 기만하는 학교당국이 더 싫기에 저는 버티렵니다.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버티렵니다. 멋지고 자랑스러운 학교를 후배에게 물려주기 위해 버티렵니다.

이지환
하나님. 단식 16일차입니다. 제가 무기력해지는 것인지,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무기력함으로 때우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힘을 주러 오신 교수님께서는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지환아. 미안한 말이지만 확실히 주어진 것만 봐라.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실망이 크면 스스로 힘들어질뿐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세상에서 확실히 기대할 수 있는 건 하나님 그리고 제 옆에 있는 이웃들이다. 한 주 한 주, 고되지만 천천히...
아들임을, 친구임을, 학생임을, 전도사임을 놓지 않으며, 확실한 것들에 소망을 두며 살아가겠다고요.
당연히 이길 수 밖에 없는 이 영적싸움을 끝까지 걸어가보겠다고요.. 그러니 도와주옵소서.

이정민
16일차 입니다. 오늘은 감사한 것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오늘도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과호흡증세가 온 친구가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하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힘들고 억울하고 화나는 상황이지만 같이 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웃게 만드는 친구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시간을 끌어보려 애쓰는 총장님과 처장님들께서는 오늘 무엇이 감사하십니까?? 감사하는 마음은 있으십니까?
저희는 오늘도 학교와 이야기하고자 입장문을 또 냈습니다. 도대체 학생들이 몇일을 굶고 몇명이 쓰러져나가고 얼마나 더 괴로워야 우리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우리들의 상태에 관심을 가지실 겁니까?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오늘도 걱정하며 잠을 못이루시는 저와 단식자 친구들의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정말 슬픈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강윤석
16째입니다. 힘들어요. 하루하루 어떤 정신으로 살아가는지 모르겠어요. 할 수 있는게 버티는 것 밖에 없어서 답답하기만 해요. 그렇지만 할 수 있는게 버티는 거 딱 하나인 만큼 쓰러질 때까지 버틸거에요.

강지우
오늘은 상당히 어지럽습니다. 글을 읽어도 초점이 잘 안 맞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가볍습니다. 이길거라는 확신이 자꾸 들어요.

▲ 단식 학생들 중 한 명인 이동훈 학생이 갑작스런 과호흡 증상으로 응급차를 호출했다., ⓒ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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