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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 달러 세상에 균열을 낼까

기사승인 2023.01.05  16: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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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의 디지털 화폐 테스트가 보여준 한 그림에 대해

▲ 가상화폐 혹은 디지털 화폐는 국가가 공인하는 종이 화폐를 대치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이는 달러 패권으로 대표되는 미국 패권의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Getty Image

지난 2021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사기처럼 보인다”며 “본질적으로 달러와 경쟁하는 통화라는 점에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달러가 “세계의 통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혹은 ‘디지털 화폐(CDBC)’가 미국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Scam(사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2022년 9월 미국 백악관은 ‘디지털 자산의 책임 있는 발전을 위한 포괄적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잠재적 기회에 주목한 것이다. 이를 활용한 국가 성장동력 청사진을 구상했다.

이 보고서를 분석해 본 결과, 가상화폐 시장의 기회 요인을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 달러 패권의 유지 수단 활용, ▲ 국민의 금융 접근성 확대, ▲ 연관 산업 육성 등이다. 혁신을 저해하는 3가지 위험 요인은 ▲ 스테이블 코인, ▲ 불법행위 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 ▲ 환경 이슈 등이다. 이는 미국이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해 외국 CBDC와 민간 디지털 자산을 대상으로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을 수 있다.

미국에 전세계의 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2가지 요소를 꼽는다면 기축 통화인 달러와 강력한 군사력을 언급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미국과 가장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은 전세계를 휘어잡고 있는 미국 패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과장된 평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군사력에서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대표되는 중동 산유국들에게 원유 대금을 ‘위안(圆[元])’화로 결재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상에서 너무 많은 것은 양보했다는 의견이 있을만큼 공을 들였지만 결국 위안화 결재는 실패했다. 전세계 화폐 흐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원유 매매에서 위안화 결재가 가능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시도가 성공했다면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모두가 망하는 게임이었다고 했다. 이를 직감했는지 어떠했는지 정확한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결국 모든 이득을 챙긴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회자된다. 현재 미국과 으르렁거리는 수준이라고 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달러의 기축 통화 역할이 무너지게 되면, 동어반복이지만, 미국 패권 세상에 균열이 일어난다는 반증이다. 미국에서의 한 나비의 날개짓이 전세계에 태풍을 일으키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심의 해체라고도 할 수 있다.

몇 년 전이지만 흥미로운 통계가 하나 있다. 2020년 11월 기준 외화 보유액 순위는 중국이 3조 1426억 달러로 1위, 일본이 1조 3898억 달러로 2위, 스위스가 1조 153억 달러로 3위, 러시아가 5834억 달러 4위, 인도가 5447억 달러로 5위, 대만은 4996억 달러로 6위, 홍콩이 4533억 달러로 7위, 사우디아라비아가 4475억 달러로 8위, 한국은 9위로 426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순위에서도 드러나지만 대부분 해외 무역의 비중이 큰 국가들이다.

다만 이들 국가들이 원래부터 외화 보유액이 많았던 것은 아니었고 대부분 1997년 외환 위기를 겪은 후 크게 늘린 것이다. 우스갯소리이지만 미국은 외화 보유액이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달러가 필요하면 발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로 해외 무역 주도형 국가들의 물건을 구입하고, 그 결재 대금은 미국 국채로 다시 모인다. 다시 거둔 달러로 미국은 여러 국가 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하며 세계를 지배했다. 이른바 ‘신비로운 길’이다. 미국은 70년 동안 만들어 온 이 길을 지키기 위해 거대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추이를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디지털 화폐가 이 달러 패권을 무너뜨릴지도 모른다고 예상한다. 그래서 그럴까 이 디지털 화폐 분야에서 누구보다 앞서 있는 국가 중 하나가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게 디지털 화폐 유통에 함께 하자고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달러 패권은 미국 패권의 상징이다. 이 달러 패권이 무너진다는 것은 결국 미국 패권의 몰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무리 길어야 20년 내에 각국의 디지털 화폐가 정착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도 이 디지털 화폐 거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또 다른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 화폐의 투자와 가치를 넘어 이 디지털 화폐가 그려낼지 모를 세상에 눈길을 보내게 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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