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계와 유가족, 시민들 연대 … ‘진실을 밝히겠다’”
▲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4대 종단 종교인들이 추모기도회를 열고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서쪽 내리막 골목에서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실 규명에 연대할 것을 천명했다. ⓒ장성호 |
“참사 2주기를 맞이하지만 아직도 참사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는 변하지 않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26일(토) 오후 1시 59분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진행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4대 종단 추모기도회에서 종단 지도자들은 한 목소리로 참사의 책임을 외면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성토의 목소리를 냈다.
개신교, 원불교, 가톨릭, 불교 4대 종단의 종교지도자들은 종교의 벽을 넘어 함께 모여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의 처벌을 위해 함께 싸워갈 것을 다짐했다.
함께한 종교단체들은 개신교의 NCCK(한국기독교교회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목사), 원불교의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가톨릭의 가톨릭 여성수도자 장상연합회, 불교의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참여해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도회에서 종교 지도자들은 “정의가 이루어져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원통함이 풀어지기를” 기도하며, “큰 참사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 추모기도회 마지막의 순서에서 발언을 나선 유가족 박영수 씨는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정부와 사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장성호 |
특히 법원이 관련자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제정되었음에도 진상 조사가 지지부진한 현실을 규탄하며, 사건의 빠른 해결을 간절히 기원했다.
기도회에서 종교 지도자들은 이번 참사를 세월호 사건과 연결 지으며, 이 같은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는 이유가 책임 규명과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책임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져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했다.
기도회 마지막에는 희생자인 고 이남훈 씨의 어머니 박영수 씨가 유가족을 대표해 발언에 나섰다.
박 씨는 “희생자들은 이 나라의 청년들이었고 이 나라를 알기 위해 방문한 외국의 청년들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 나들이가 참혹한 암흑의 순간으로 변해버렸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또한 “남아 있는 우리가 그날의 진실을 찾고 묻고 또 묻고 걸었고, 외쳤다. 이 정부의 행정기관과 사법부는 변화가 없었다. 무엇이 무서워 그토록 진실을 감추려 하는가? 무엇이 159명의 목숨보다 중요하단 말인가?”라고 절규하며 정부와 사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규탄했다.
마지막으로 “시민 여러분께 청년분들에게 이 시대의 양심과 정의에 호소하며, 진실을 향해 함께 해 주기를,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내어 달라”며 연대와 함께 끝까지 싸워줄 것을 부탁했다.
▲ 추모기도회를 마친 종교계와 유가족 시민들은 저녁에 진행되는 추모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시작했다. ⓒ장성호 |
종교계 인사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시민들은 함께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기도회에 앞서 4대 종단의 종교지도자들은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 1번 출구 앞 해밀턴 호텔 서쪽 내리막 골목에서 헌화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며 희생자들의 죽음을 추모하고 유가족들과 함께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기도회는 10.29 참사 2주기 시민 추모대회의 첫 순서로 진행됐으며, 이후 유가족과 시민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용산 대통령 직무실, 참사 특조위 사무실을 지나 저녁 6시 34분 시작되는 2주기 추모대회가 열리는 서울 광장까지 행진했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