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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4.06.09  04: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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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 「The National Sin Offering, illustration from the 1890 Holman Bible」 ⓒWikimediaCommons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렇게 말하라. 누구든지 야훼의 계명 가운데 하나를 무심코 범하였는데, 만일 기름 부음을 받은 제사장이 범죄하여 백성의 허물이 되었으면 그는 자신의 범한 죄 값으로 흠 없는 수송아지를 속죄제물로 야훼께 드려야 한다.(레위기 4,2-3)

레위기는 제물과 제사에 대한 규정들로 시작됩니다. 위 구절은 그 가운데 속죄제사에 대한 것들 가운데 하나이고 처음입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에 첫 번째로 다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4장은 제사장 이외에도 이스라엘 회중, 부족장, 평민에 대해 다룹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해서는 제사장의 경우와는 달리 알지 못하고 계명을 어겼다가 어떤 경로로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라고 명시합니다. 그리고 그 허물 또는 죄는 그 자신에게 돌아갑니다.

헌데 제사장의 경우는 무심코 범한 죄를 어떻게 알게 되는지에 대한 언급도 없고 그가 범한 죄가 자신 보다는 백성의 죄나 허물이 됩니다. 그리고 그가 그때 드려야 하는 제물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범했을 때와 같습니다. 속죄제사에서 제사장이 이렇게 특별한 위치에 놓이는 이유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누구라도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 당시는 계명을 어기는지 아닌지를 따져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일한 잘못이라도 누가 범했느냐에 따라 그 무게와 영향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제물만 놓고 보면 제사장의 잘못은 벡성 전체의 잘못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범죄가 백성의 허물이나 죄를 결과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경우가 다 그런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켜져야 할 계명을 어겼을 때 그렇습니다. 부족장이나 평민이 같은 계명을 어겼을 때와그 파급력이 다르다는 점을 레위기 4장은 이렇게 말없이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제사장은 그의 잘못을 어떻게 알런지요? 그의 백성에게 일어나는 일을 보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까요?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관심을 갖고 백성을 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백성이 죄값을 대신 치루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추상적일 수도 있겠지만, 백성은 그에게 하나님의 현재를 알려주는 일종의 중개자 같아 보입니다. 이 점에서 제사장과 회중은 상보적입니다. 제사장은 말씀과 의식 등으로 하나님의 뜻과 용서와 사랑을 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가 자신의 잘못으로 백성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니, 제사장이란 자리는 두려운 자리라고 하겠습니다.

또는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깨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죄가 백성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계명을 어겼기에 즉각 이를 의식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때문에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제사장은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계속 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다른 경우들에서처럼 누군가가 그 사실을 일깨워줌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사장이 어떤 위치에 있든 그의 역할 때문에 그에게 그의 잘못을 알려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막힌다면 그는 너무 쉽게 백성에게 재앙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든 제사장은 백성과 관련하여 자기의 존재를 인식하고 하나님 앞에서 책임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자입니다. 제사장은 교회에 더이상 없지만, 그의 책임적인 삶은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의 것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삶을 돌이켜보고 우리의 것으로 삼는 오늘이기를. 반성과 성찰을 통해 회개가 가리키는 행동에 이르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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