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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한·일 사회, 사회적 약자들의 신음소리만

기사승인 2024.05.17  02: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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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재일 URM-이주민 국제심포지엄 둘째 날,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일본의 역사창작주의와 차별혐오 문제 다뤄

▲ 한·일·재일 URM-이주민 국제 심포지엄 둘째 날 오전부터 시작된 발표에서 참석자들은 한일 양국 사회의 문제를 짚어가며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정훈

한일 양국 사회 내 문제점들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가 등장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일치된 견해가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이야기가 모여 총합을 이룰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불평등과 차별을 넘어: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요구하는 한·일·재일교회의 선교”라는 주제로 개최된 ‘한·일·재일 URM-이주민 국제심포지엄’ 둘째 날인 5월 14일(화) 오전에 바로 이러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남재영 목사(비정규직대책한국교회연대 대표)와 오카모토 타쿠야 목사(미나미스미요시교회)가 한국과 일본 사회의 문제점들을 동아시아라는 넓은 관점에서 짚어내고 교회의 역할을 촉구한 것이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와 이주민소위원회, NCCJ 도시농촌선교위원회(URM)와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전국기독교연락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심포지엄은 그간 한국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예년과는 다르게 대전 빈들공동체감리교회에서 진행되었다.

▲ 남재영 비정규직대책한국교회연대 대표는 한국 사회가 두 번에 걸친 경제 위기로 인해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 포섭되었으며 그로 인해 양산된 비정규정직 노동자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정훈

한국 사회 비정규직 노동자가 직면한 냉혹한 현실

먼저 남재영 목사는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고난을 영성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특히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자들은 거의 대부분 오늘 한국 사회의 불행을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대란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이 두 번의 경제위기로 인해 한국은 신자유주의 체제로 재편되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서민들이 파산하고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가 파괴되었다.”고 남 대표는 설명했다. “IMF 사태 이후 기업은 경영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고용 유연화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비정규직이 급증하고 노동자들 간의 수평적 관계가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자유주의 체제가 인간의 존엄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신자유주의 시장 절대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를 체질화시키지 못하면 누구든지 사회적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한 번 패배자가 되면 그냥 끝이었다.”고 신자유주의 체제의 잔인함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 고통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노조법 개정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과 그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손배소) 사례를 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얼마나 불리한 상황에서 싸우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대우조선 원청의 이 손배소는 하청노동자에게 ‘너희들을 돈으로 죽여 버리겠다.’는 명백한 살해의 의도였다.”

이러한 IMF 이후 끊임없이 이어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망과 고통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한국 교회가 “헌금이 줄어들고, 그 감소의 추세가 지속성을 보이는 현상에 예민한 경각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고 개탄했다. 한국 교회가 문제의 본질을 보기보다는 왜곡된 현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남 대표는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는 곧 오늘 교회의 문제요 목회적인 현실 문제”라며 한국 교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 오카모토 타쿠야 목사는 일본 내 역사수정주의를 넘어 역사창작주의로 이행되는 분위기 속에서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혐오와 차별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정훈

가속화되는 일본 사회 역사수정주의, 차별과 혐오

이어 오카모토 타쿠야 목사는 일본 사회에서 역사수정주의와 혐오 발언이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일본 내에서 부락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특정 지역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 불합리한 형태의 차별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인종, 민족, 핏줄, 성별, 성적 지향, 생김새, 장애 등 어떤 차이가 있었더라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생명을 가진 인간은 누구 하나 차별받아도 되는 괜찮은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2024년 1월 29일 군마의 숲 조선인 강제연행 희생자 추모비 철거 사건을 예로 들며, 일본 내에서 조선인 강제 연행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은 일본의 배타주의와 역사 수정주의가 어떻게 현실에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산들바람 회장인 스즈키 유키코는 판결에도 불구하고 추모비를 지키는 모임 사람들은 다시 추모비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일본은 법치국가가 아닌가요?”라며, 그는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와 그에 따른 차별적 행태를 비판했다​​.

오카모토 목사 또한 일본 사회에서의 차별과 혐오 발언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그는 “자학사관을 부추기는 사람들의 인식에서는 죄를 의식하고 반성하는 것이 자학이 된다.”며 그래서 “일본 정치인은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일본 사회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일본의 역사수정주의가 어떻게 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전파되고 있는지, 특히 X(구 트위터)의 Dappi를 소개하고 설명하며, 이러한 움직임이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증폭시키고 있는지를 경고했다.

오카모토 목사는 일본의 역사수정주의 운동 중 하나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예로 들며, 이 단체가 일본의 침략 역사를 미화하고 부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피의 활동은 2021년 10월에 멈췄고, 2023년 11월에는 계정이 삭제되었습니다. 하지만 Dappi 문제는 신문을 읽지 않고 TV 뉴스도 보지 않는 젊은 층의 의식을 유도하는 데 SNS가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자민당이나 일본유신회를 찬양하고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 공격하는 계정은 다수 있으며, SNS에 의한 여론 조작은 보다 교묘해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젊은층, 특히 선거권이 있는 18세 이후 세대에게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두면 되고, 국민은 여당에 따라야 하며, 현 정권의 정치에 이론을 제기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반역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인식이 침투하고 있으며, 정치에 열심인 젊은이는 주위의 냉소를 받기 때문에 투표에 가지 않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 사회의 현실을 마주하며 오카모토 목사는 교회가 담당해야 할 일을 제시했다. 특히 일본 내에 “역사창작주의자, 배타주의자는 … 증오라는 방패로 적을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윤곽을 유지”하고 있기에 “근본적으로 차별주의자가 차별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도록 자아 확립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지금의 일본 사회에 대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이 정하는 선악은 자의적인 것으로 올바른 심판 따위는 없음을 증명하는 것, 그 위에서 용서와 수용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증오를 극복하고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만남이 필요하다.”며 “서로 받아들이고 적이 아닌 아군임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 한일 교회는 동아시아라는 넓은 환경에서 노동문제와 혐오, 차별 문제를 되짚으며 교회의 역할을 다짐했다. ⓒ이정훈

교회 역할, 아직 남아 있다

한·일·재일 URM-이주민 국제심포지엄에서 남재영 대표와 오카모토 타쿠야 목사는 각각 한국과 일본의 사회적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와 사회적 차별 문제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다.

남 대표는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을 영성적으로 분석하며, 이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사회적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카모토 목사는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와 혐오 발언 문제를 비판하며, 진정한 역사적 반성과 사회적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의 발표는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사회적 소외 계층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교회의 역할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강조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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