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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빠진 예배

기사승인 2024.02.22  03: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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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룩한 산 제물(호세아서 6,4-6; 로마서 12,1-2)

▲ 우리가 드리는 예배의 대상이 무엇인가. ⓒGetty Images

우리의 몸은 각각 독립적이지만 결코 홀로 있지 않으며 언제나 몸들로 함께 존재합니다. 바울은 이 세상 속에서 우리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릴 것을 호소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드려야 할 합당하고 합리적인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생각하면 거룩하다는 말은 먼저 우리가 그런 세상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죄와 불의의 세상, 죽음과 폭력의 시대로부터 분리되는 것입니다. 불의한 세력이 강제하는 불의의 질서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세상 속에 있으며 세상으로부터 분리된다는 것이 생각하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하는 우리의 삶을 하나님은 기뻐하시며 생명과 정의의 세상을 여기서 선취할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받아들여지는 거룩한 산 제물은 죽음과 폭력을 거부하는 제물입니다. 그 제물은 죽음의 지배 아래 있는 죽은 몸들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악에 맞서 선을 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울은 앞에서 로마의 예배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우상숭배가 로마의 폭력과 불의와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 권력을 공고히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우리의 산 몸들로 드리는 제사에 의해 불합리한 로마의 우상숭배와 아울러 유대의 희생제사를 대체하고자 합니다. 당연시되고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 속에서 마음을 새롭게 하고 그것들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도록 우리의 이성에 호소합니다. 익숙함과 편안함이 지탱하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성찰하고 낯섦과 불편함과 새로움을 감수할 용기를 불러일으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께 산 제물로 드려지는 일은 성찰과 실천의 반복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과 분리되어 새롭게 되어 가고 새롭게 된 우리가 있을 곳은 또한 이 세상입니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 앞에 거룩한 산 제물로서 생명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며 사랑하기를 배우고 정의를 구하는 것이, 이 세상 악의 희생자들과 약자들을 존중하고 그들과 연대하여 사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만족하실 예배입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있으며, 고난당하는 모든 피조물의 해방과 새롭게 됨이 그로부터 시작됩니다.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호소에 응답하듯 돌아온 이스라엘을 보시고 오히려 하나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십니다. 대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냐고, 네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실 정도로 너무 답답해하십니다.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씀에서 보듯이 이스라엘은 인애가 아닌 종교 제도나 의례가 하나님께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인애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슬처럼 아주 잠깐일 뿐 그것도 당장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고 다시 악과 폭력의 옛 모습으로 빠르게 되돌아갑니다. 허울만 남은 종교는 악에 봉사하며 약자를 억누르는 악의 도구가 될 뿐입니다. 하나님은 바울의 말로 하면 정의와 자비의 요구에 응답하여 불합리하고 불의한 예배를 거부하고 합리적이고 마땅한 예배를 택할 것을 호소하십니다. 죽음과 절망의 세상 속에서도 낙심치 않고 인애와 자비와 정의의 도구로 우리의 몸을 헌신할 것을 호소하십니다. 그것이 없으면 우리의 예배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예배 자체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예배는 우리의 하나님 앎과 정의와 사랑에 대한 의지를 북돋우고 이 세상을 성찰하는 자리가 될 때 의미를 가집니다. 예배에서 형제 사랑과 우애와 존경을 배우고 익히며 이를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세상에 나가서 그 앎을 드러낼 것입니다. 예배에서 형제들과 함께 나눈 사랑과 베풂과 존중의 경험이 효율과 경쟁과 갈등이 지배하는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 뜻에 부합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된 우리가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거룩하다 인정하시는 산 제물들이 되기를 빕니다. 우리의 예배가 더욱 정의로워지고 그 안에서 우리의 하나님 앎이 더욱 깊어지며 그 앎을 세상 속에서 사랑으로 정의로 드러내어 세상을 점점 변화시키를 빕니다. 고난당하는 세상과 자연이 그런 우리를 보고 희망을 품고 기쁨과 위로를 얻으며 해방의 미래를 여기서 맛볼 수 있기를 빕니다.

이경훈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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