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흐와 산책하기 (16)
▲ 「양치기」(1884, 누우넨, 캔버스에 유채, 66.3×128.6cm, 소무마야 박물관, 멕시코시티) |
1877년 5월, 빈센트는 신학 수업을 위하여 암스테르담에 ‘와 얀’ 삼촌의 집에 머무르며 이모부인 ‘스트리커르’ 목사의 주선으로 신학 기초와 성경을 공부하였다. 빈센트의 학교 교육은 5년에 불과하였고 중등교육 과정을 다 마치지 않았기에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라틴어와 그리스어 지식을 요구하는 입학시험을 치러야 했다.
공부는 쉽지 않았다. 우울증이 찾아와 에텐의 가족에게 가서 쉬기도 하였다. 결국 빈센트는 브뤼셀 인근 라켄에 있는 평신도 설교자 양성을 위한 단기과정인 플랑드르 전도사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마지막 시험은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어떤 이에게는 무난한 일이 유달리 빈센트에게는 난관이었다. 남에게 아부하거나 상대를 기분 좋도록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구필화랑에서 그림을 사러 오는 손님을 살갑게 맞아주지 못했다. 사랑에도 실패하여 마음고생이 컸다.
아픔과 실연을 거치면서 몸과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께 헌신하려고 하였는데 그 일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왜 이렇게 매사 안 되는 일뿐일까? 더 큰 그릇이 되기 위한 과정일까? 지금은 답답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날이 있으면 좋으련만 빈센트는 그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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