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2·3조 개정안, 최소한의 법이다”

▲ 수많은 노동자를 죽게 했던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희망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대통령 거부권이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큰 가운데 교계가 매일 금식기도회를 시작했다. ⓒ김수산나 NCCK인권센터 사무국장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로 넘어가면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한다고 되어 있어요. 지난 9일에 국회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통과되었으니 아무리 늦어도 이번달 말 전에는 대통령의 결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남재영 목사님은 그때까지 금식을 진행하신다는 계획이에요.”

노조법 2·3조 개정촉구 개신교대책위원회 한 관계자가 에큐메니안에 전한 내용이다. 특히 남재영 목사는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고 금식 자원자를 신청 받아 동조 단식 또한 병행할 계획이다.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에 대한 종교계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3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식기도가 향후 이번달 말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남재영·박경양 목사가 금식기도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법 2·3조 즉시 개정을 촉구하는 금식기도회가 감리교본부(동화면세점) 앞에서 14일(화) 오후 5시30분부터 진행되었다. 이번 금식기도회는 NCCK정의평화위원회와 NCCK인권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성환 목사(기장 정의평화목회자 공동대표)의 기도와 윤병민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가 말씀을 전했다.

▲ 남재영·박경양 두 목사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일기를 기록한 13일 밤에 한기를 막아줄 최소한의 장치도 없이 금식기도를 밤을 보냈다. ⓒ김수산나 NCCK인권센터 사무국장

특히 이날 증언자로 나선 박석운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법은 그렇게 아주 거대하고 획기적인 그런 법이 아니다”라며 “너무나 최소한 법”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운동본부에서 제안한 법에 비하면 이번 법안은 한참 후퇴한 법안”이라고 했다. “그래도 가능하면 100점 짜리 법을 10년 뒤에 하는 것보다 80점, 70점 짜리라도 당장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논물을 머금고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해보자고 해서 통과된 법”이라고 그간의 사정을 알리기도 했다.

이어 “진짜로 손봐야 할 것은 손해배상 폭탄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을 통해서 접하셨겠지만 심한 경우는 470억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것 때문에 그간 수많은 하청노동자들이 죽어간 것인데 이것을 개정하지 못한 법을 어떻게 법이라고 할 수 있겠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바지 사장이 아니라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는 법도 아니다”라며 정부와 여당, 언론이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부분을 역으로 비판했다.

또한 기도회 참석자들은 “이 시간 철장 안에서 자신을 가둔 채 ‘이대로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절규하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의 외침을 기억합니다”라며 “국회를 통과한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대통형 거부권에 막혀 무산되지 않게 하소서.”라고 간절하게 기도하며 마무리했다.

노조법 2·3조 즉시 개정을 기원하는 금식기도회는 법 개정 완료시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거부권 행사가 아닌 즉시 공포를 통해 법 개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하루 동조단식과 매일기도회에 함께 해 달라고 주최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