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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안과의 인연, 감사인사 그리고 초대

기사승인 2023.05.14  15: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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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밝 변찬린의 삶과 사상, 해석에 대한 장기연재를 마치며

《에큐메니안》에서 펼쳐진 한국교회와 한국 종교의 화해 향연

2019년 8월에 한국신학연구소에서 한밝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 4부작이 개정신판으로 발간되었다. 필자는 변찬린의 생애와 사상을 연구하여 학계에 소개한 연구자로서 2019년 8월 26일에 “한밝성경해석학: 새 문명담론으로 성경해석의 패러다임을 제시”라는 제명으로 서평을 게재하며 《에큐메니안》과 인연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2020년 1월 15일 이정훈 편집장과의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이후 ‘변찬린의 생애와 사상’을 중심으로 한국 종교전통과 한국교회에 대한 교차적인 담론을 소개하였다. 회고해 보면 2020년 1월 21일부터 격주간으로 2021년 5월 25일까지 36회, 그리고 ‘한국(민족)종교와 기독교’라는 인터뷰가 2022년 3월 17일부터 2022년 4월 14일까지 4회에 걸쳐 추가 연재하며 거의 17개월에 걸친 40회의 연재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사실 이 연재는 2017년에 출간된 『한밝 변찬린: 한국종교사상가』란 학술도서를 기독교 독자들과 소통하는데 역점을 두고 시작했지만, 단행본 내용으로 온라인 매체의 독자들과 호흡한다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기독교 신학자, 목사, 평신도를 포함한 한국 종교관계자와 꾸준하게 교류하면서 관련 인사와 인터뷰를 하고, 종교유적지를 탐방하는 등 현장감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썼다. 또한 토착화 신학을 포함한 종교 관련 최신 정보를 읽으면서, 해당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등 원고의 ‘진실성’을 담보하려 노력하였다.

새 축 시대의 선맥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다

1970년대에 한국 학계에 소개된 변찬린의 선맥사상은 1990년대에 이미 김상일, 김홍철, 류병덕의 글과 유동식이 편집한 『한국종교사상사 Ⅳ』(1992)에 소개되어 있다. 성서해석에 ‘선맥(SunMack, 僊/仙脈)과 도맥(DoMack, 道脈)을 해석학적 기제로 수용한 것은 세계 신학계에서 변찬린이 최초이다.(1) 게다가 『성경의 원리』 4부작은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한 이래 인류의 경전으로서 생명과 영생의 성서전서를 통전적으로 해석한 유일한 성서해석서로 독보적인 역사적 위상을 가진다. 이는 한국 종교계와 신학계의 평가이다.

이 글을 쓰면서 변찬린의 구도자적 생애와 연구성과는 필자가 최초로 발굴하여 학계에 소개한 바 있지만, 그의 신앙의 깊이와 지성의 두께와 관심의 넓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함을 새삼 느낀다. 그의 학문적 문제의식과 종교신학적 어젠다는 시대를 선취하여 여전히 유효한 담론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연재 과정에서 얻은 큰 소득이다. 따라서 필자는 문명사적 지평에서 그의 연구지향점과 성서와 상당한 영성적 거리를 가진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안을 제시하며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가 공존할 수 있는 화해담론을 정초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동안 연재의 주요한 내용을 정리해 보기로 하자. 연재내용은 크게 1) 새 축 시대와 선맥르네상스의 주역, 한국, 2) 궁극적 인간의 존재 양태(풍류체, 풍류심, 풍류객), 3) 기독교 성경이 지닌 종교적 특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 (구도의 문서, 성경의 삼대선언 해석), 4) 성서와 종교경전의 교차적 해석사례(성서와 역, 주기도문과 한국 신종교의 주문, 창세기와 단군신화 등등), 5) 회개와 참회와 고난의 구도자적 영성의 회복, 6) 성경적 ‘이단’과 사이비 ‘신앙’과 역사적 종교에 대한 변찬린과의 가상인터뷰, 7) 각계 전문가와의 인터뷰(종교학자 윤승용, 성서학자 조용식, 신학자 김흡영, 원로목사 이경수)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주제로 짧게는 A4 2-3페이지, 대부분 5-6페이지 가량의 원고를 학술코너에 게재하였다. 당초 대중과 소통한다면서 학술적인 형식을 유지한 점은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 회의 조회수로 최상위급의 인기기사로 등극시켜 준 애독자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연재기간 내내 기독교를 수입한 한국의 종교역사에서 한국교회가 역사적 사명을 다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 변찬린 저술의 초간본(1972-1995)

한국 교회는 “격의기독교”문화의 경연장 : 신학공동체의 게토화와 침묵의 교단카르텔

한국의 종교현장, 특히 교회공동체는 경전이 가르치는 정신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종교문화를 가지고 있다. 사실 유럽과 달리 천주교와 개신교는 한국 종교지평에서 다른 종교현상으로 전래하였다. 그렇지만 서구에서 유학한 대부분의 한국 신학자는 유럽과 미국의 교회전통과 신학담론을 내면화하여 서구의 신학적 문제를 한국의 신학 담론으로 동기화하여 사유하는데 내면화되어 있는 듯하다. 서구신학을 보편담론으로 설정하고 한국 종교전통을 부차담론으로 인식하는 신학적 관성은 한국 종교전통과 제대로 대화하지 못하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교단) 신학공동체의 ‘게토화’와 다른 학문 연구성과에 배타적인 ‘신학카르텔’은 성서의 영성이 한국의 종교적 심성에 정착하지 못하는 주요한 기제로 작동한다.

가장 한국적인 신학이 세계적인 신학이다. 세계 신학계에 한국신학의 기여는 원효와 불교, 퇴계와 율곡의 성리학처럼 외국에서 전래한 종교사상을 ‘회통하고 창발’하는 주체적인 종교적 성과물이라는 데서 역사적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에큐메니안》에서 변찬린의 종교사상을 대중과 신학계에 소개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것은 훗날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왜냐하면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 4부작은 새로운 성서이해의 가능성을 세계 신학계에서 제시하는 토종적인 역사적 성과물이가 때문이다.

한편 올바른 교회구성원은 독실한 신앙에 바탕한 실천이 ‘동행’하여야 한다. 다원적 종교전통인 한국에서 기독교 신자의 종교적 삶의 양식은 단색의 종교전통에서 생활하는 기독교 신자와는 다른 신앙양태를 띠기 마련이다. 올바른 기독교 신앙을 위해서도 우리가 몸담고 있는 다른 종교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여야 한다. 이는 결코 ‘습합, 혼합, 절충, 통합’을 초래하지 않는다. 한국 종교지평은 다양한 종교전통을 다원적이고 중층적으로 조화롭게 공존하게 만드는 평화의 ‘영성적 힘’을 가지고 있다. 과연 그 ‘영성의 힘’이 무엇일까?

필자는 기독교 신자와 불교계인사, 민족종교 관계자 등과도 폭넓은 교류를 한다. 한국의 주류종교인 기독교에서 성서의 영성(靈聖)이 한국의 종교적 심성에 안착하지 못한 교회매매와 세습 등과 같은 문화현상, 즉 “격의기독교”문화 현상을 목격한다.(2) 동시에 ‘성서대로 살려’는 적지 않은 교회구성원의 절대적인 믿음과 자각적인 실천의 몸부림에서 한국 기독교의 희망을 보기도 한다. 그렇다. “격의기독교”문화 현상이 교회구성원에 의해 극복될 때 참다운 한국 기독교가 재탄생할 것이다. 강조하지만 필자는 세계 종교의 용광로인 한국에서 세계 교회가 지향하는 참다운 (한국)교회가 탄생할 것을 기대하며 힘찬 응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기독교의 원효’, ‘기독교의 고운’, ‘기독교의 퇴계와 율곡’은 없는가?”

이런 기대는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일까? 과연 한국 종교지평에 등장한 기독교는 지금 어떠한 역사적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일까? 한국 종교사에서 한국의 대승불교는 원효와 지눌, 만해와 경허 같은 구도자적 불승에 의해 불맥이 계승되고, 한국 유학은 퇴계, 율곡, 다산과 같은 유학자에 의해 한국 성리학의 전통이 정초되어 왔다.

변찬린은 “기독교의 원효’, ‘기독교의 고운’, ‘기독교의 퇴계와 율곡’은 없는가?”라고 탄식하며 역사적 학맥을 계승한 채 구도의 길을 나선다. 1980년 전후에 “성경을 성경으로 풀이한다”는 대원칙으로 “성경속에 뻗어 내린 대도(大道)의 정맥(正脈)은 선맥(僊, 仙脈)이었다”라고 주장하면서 『성경의 원리』 4부작을 선보인다. 그의 저술은 2017년에 성경해석의 삼대 선언과 일곱 가지 해석체계를 가진 ‘한밝성경해석학’이라는 해석체계와 2022년에 ‘선맥신학(僊(仙)脈神學, SunMack Theology)’과 도맥신학(道脈神學, DoMack Theology)이라는 신학체계로 학계에 보고되었다.

최근에는 그간 단편적으로 소개되었던 그의 시집인 『선방연가』(초판 1972, 2022), 구도수상록인 『선, 그 밭에서 주은 이삭들』(초판 1988, 2022), 그리고 성서와 한국과 동아시아 종교의 가교담론이 담긴 『선맥·경전·한밝학(한밝 변찬린 단편선』(발표시점: 1972-1984, 2023) 등이 출간되어 독자와 연구자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또한 그동안 연재한 글을 중심으로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에 관련된 학술논문과 기고한 글을 재구성하여 『선맥과 풍류해석학으로 본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2022)라는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음을 알려드린다.

▲변찬린의 저술의 개정신판(2019-2023)

이런 변찬린의 저술과 학문적 연구성과에 학계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성서학자인 조용식, 한수현, 신학자인 김진호, 김흡영, 박신배, 박종현 서창원, 손원영, 철학자인 김대식, 김상일, 임종수, 조성환, 종교학자인 김탁, 류제동, 박종천, 윤승용, 이경우, 이은선, 역사학자인 이찬구, 황보윤식 (이름 가나다순) 등을 포함한 학자들이 서평, 논문 등 다양한 형식으로 학술적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어느 젊은 성서학자는 “한국의 성서해석사”(가칭)라는 주제로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 4부작을 중요하게 조명하겠다는 의사를 필자에게 전달하였다. 한국의 선맥(의 풍류성)과 성서의 변화와 부활의 도맥과 회통하고 융합시킨 영생적 기제인 선맥에 대한 변찬린의 주장과 저술은 한국 종교전통과 기독교 사상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연구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에큐메니안》 독자께 초대장을 보내며

마지막으로 변찬린이란 생소한 인물이 한국 기독교계에서 망각되지 않고 조명해야 할 인물로서 적극적으로 평가하며,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의 학제간 교차적인 종교정보를 담고 있어   기독교 언론매체에서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지면을 제공해 주신 《에큐메니안》의 홍인식 대표와 이정훈 편집장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또한 장기연재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면서 애독해 주신 독자에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고마움을 전한다. 《에큐메니안》과 독자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교회가 한국의 종교전통과 어우러져 세계 교회를 선도하는 참된 교회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에큐메니안》은 장기연재에서 담기 어려웠던 주제에 대해 독자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자고 제안했고 필자도 흔쾌히 동의하였다. 가까운 시일 내에 《에큐메니안》이 주최하는 “변찬린과 한국 기독교의 역할과 사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독자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중하게 독자를 초대장을 보낸다.

미주

(1) 2019년 한국신학연구소에서 개정신판으로 발간한 『성경의 원리』의 발간사를 참고할 것.
(2) 한국의 “격의기독교”문화현상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할 것 : 이호재, 『선맥과 풍류해석학으로본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 2022, 동연, 92-97. 같은 저자, “성서의 근본은유의 도맥은 선맥이다”, 《기독교사상》(773), 2023. 195-196.

이호재 전 성균관대 교수(종교학) injicheo@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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