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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디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있을까?”

기사승인 2023.03.31  01: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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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큐메니안 공동기획 연재 (2)

▲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환경청구서를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화면 갈무리

기획 취지

지난 2021년 5월 한국교회는 기후위기의 상황 가운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기독교 탄소중립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2022년에는 이 선언문의 후속작업으로 한국교회의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계획인 ‘한국교회 탄소배출 감축 중장기 이행 목표 :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많은 교회에서는 아직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고, 교단들 역시 ‘한국교회 탄소중립 로드맵’의 실행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 제작에 참여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에큐메니안에 연속 기사를 통해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의미와 내용을 자세히 분석하고, 교회와 교단이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바탕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어떤 일들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과제를 모색하고자 한다.

연재 순서

1. 서론 - “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
2. “대체 어디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있을까?” -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목표와 범위
3. “화석연료와 헤어질 결심을 하자” - 탄소배출 감축 이행목표 1: 직접배출 부문
4. “우리는 은총의 에너지로 예배한다” - 탄소배출 감축 이행목표 2: 간접배출 부문
5. “그건 교회에서 쓰지 않는 것입니다.” - 탄소배출 감축 이행목표 3: 기타간접배출 부문
6. “30년 뒤, 청년들이 당회원이 되었을 때는” - 탄소배출 감축 방안과 기반
7. “절대로 공짜 점심은 없다” -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후속작업
8. 결론 - “과연 ‘기후위기 극복’은 가능할까?”

지난 3월 21일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부문별 목표치가 수정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부문들은 큰 변동 없이 2030년에 산업부문에서의 배출목표를 222,600,000톤(14.5%)에서 230,700,000톤(11.4%)으로 완화했다. 그대신 전환부문의 핵발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과 국제감축을 확대해서 기존의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 40% 감축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수정안은 최근 이후 정부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산업계 관련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켰을 때부터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산업계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기존의 감축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한국 정부의 수정안이 발표되기 전날(20일)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6차 보고서를 최종 승인했다. 결국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감축목표는 IPCC가 제시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도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아직 실증되지도 못한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과 국제감축의 비중을 더 확대함으로써 미래세대와 이웃국가에 책임을 전가한 ‘기후악당, 기후얌체’다운 목표가 된 것이다.

이번 정부의 수정안으로 면죄부를 움켜쥔 산업계가 당장은 탄소배출 감소에 대한 투자비용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산업계는 기후무역장벽에 가로막혀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정안을 용인한 우리 사회는 머지않아 현재에 안주한 딱 그만큼 더욱 치명적인 기후재난을 현실 속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기후문제에 있어 공짜 점심은 없을 것이며 복리이자가 붙는 청구서가 있을 뿐이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온실가스감축목표는 국제사회의 기준을 넘어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연기반 탄소흡수원의 확대를 포함해서 ‘2030년까지 현 탄소배출 대비 50% 감축’, 그리고 2050년보다 10년 이른 ‘2040년까지 100% 감축’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앞선 기사(“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회가 우리 사회의 짠맛을 내는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감축에 있어서도 전가가 아닌 기여, 마중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교회 2040 탄소중립 로드맵’이 아니라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100% 감축 상태를 지속하며,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연기반 탄소흡수원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탄소배출감축에 앞장서서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의 205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 달성에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단지 시기에 따른 탄소배출감축의 목표만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한국교회의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부문과 시기에 따른 주요 실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교회 안에서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교육, 관련 조직구성, 예산수립 등의 기반 구성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다.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가야 할 목적지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근 주유소의 위치, 맛집 정보, 교통정체상황 등을 알려주는 것처럼,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좁고 험한 탄소중립의 길을 안내하는 친절하고 자세한 로드맵이다. 탄소중립의 길은 늘 안락하고 편리한 성장의 길을 찾아온 한국사회 구성원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초행길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분류하고 있는 전환, 산업, 운송, 농업, 건물 등 탄소배출감축의 부문 가운데 교회는 ‘건물’ 부문에 속한다. 2018년 한국의 건물 부문에서 배출된 탄소의 양은 52,100,000톤으로 전체 배출량 727,600,000톤 가운데 7.1% 가량이다. 건물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것일까?

건물부문의 직접적인 탄소배출(직접배출무문)은 대부분 우리가 냉난방을 위해 연료로 사용하는 석유, 가스, 연탄, 목재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정부의 건물부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고 있고(간접배출부문), 교회가 구입하여 사용하는 여러 가지 물품에서도 탄소는 배출되고 있다(기타간접배출부문). 우리교회가 지금 얼마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그 양을 대략이라도 파악하려면 교회 예산에서 지출된 연료의 양과 전기고지서를 준비해서 탄소발자국계산기(https://www.kcen.kr/tanso/intro.green)에 대입해보면 그 수치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건물부분에서 탄소배출을 32.8%를 감축하여 35,000,000톤으로 탄소배량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목표를 넘어서서 민간 건물부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2030년까지 50%의 탄소배출 감축을 이루어내고, 관련된 캠페인,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탄소중립 인식확산에 큰 기여를 한다면 교회를 향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 주보에 이번 달 전기 사용량과 연료비를 탄소발자국 계산기에 대입해서 ‘이 달의 우리교회 탄소배출량’을 기록하도록 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이 배출량이 2030년까지 50%로 줄어들어야 한다는 문구와 함께.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지금 한국교회가 계산해야할 ‘정의로운’ 밥값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그동안 은근슬쩍 10년 뒤, 20년 뒤, 지금의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있을 미래의 한국교회에 청구서를 미뤄왔다. 이제 미래세대에 온실가스감축의 책임을 떠넘기는 얌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미래세대도 누려야 할 아름다운 사계절과 창조세계를 무신경하게 짓밟는 악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도시지역 교회와 농어촌지역 교회가 동등한 위치에서 상호의존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상생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다. 나아가 전 세계 땅 끝까지 확장되어있는 한국교회 선교현장에서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생태환경선교를 통해 새로운 선교적 기회를 열어나가는 일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 이야기하려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더 깊이 만나보시기를 부탁드린다.

이진형 사무총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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