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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만원, 오직 노숙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쓰인 세금

기사승인 2022.12.01  16: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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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들이 만나게 해준 인연 노숙인들

▲ 고가다리 밑에 둘러친 철 담장을 설치하는데 7000만원이라는 세금이 소요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노숙인 자활을 위해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김상기

날이 갑자기 추워진다. 겨울에는 핫팩이 노숙인들에게 중요한 물품이라고 새맘교회 정 장로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그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새사랑 교회 박 목사님께서 핫팩을 10박스 보내오셨다. 노숙인들을 늘 기억하고 도움을 주시는 한결같은 사랑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번 붙이면 14시간 쓸 수 있으니 한봉투면 일주일은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장로님이 핫팩을 또 가져오셧다. 노숙인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20명분 케밥과 핫팩을 실으니 상당히 묵직하다. 지구촌 교회의 한 집사님이 동행하셨다. 낮에는 광교산울 교회 집사님과 아들 그리고 권사님이 오셔서 모든 재료 준비를 다 해주셨다. 바쁘신 분들인데 시간을 쪼개어 여러 모양으로 도우시는 손길들이 참 아름답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분들의 마음을 가득 채우시기를 빈다.

케밥과 핫팩을 동시에 나누어야 하니 집사님과 우리는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차가운 날씨인데도 후끈후끈하다. 핫팩을 붙이면 이럴까? 가만 있어도 아마 그럴 것이다.

케밥으로 노숙인들과 우리들과 돕는 분들이 결합되어 있다. 난민들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그들이 없었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일은 우리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끌어가시는 하나님 없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분 때문에 지치지 않고 127차를 맞는다. 하나님과 그동안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120개가 모자란다. 지하에서  모두 소진되었다. 지상으로 올라가 밖에 자리를 편 이들에게 가야 하는데 그럴 수없다.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특히 못보던 젊은이들이 꽤나 된다. 어떤 일들이 있어 여기 오게 되었을까?

대화도 못하고 지나가지만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다리를 다쳤던 청년은 나으면 떠날 생각이었는데, 지금 목발 없이 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몸은 아직 여기에 머물고 있다. 청년들아,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자!

우리 쌤이 떠나신 이후 이야기 마당이 잘 안 열린다. 이야기 마당을 벌여 어르신들에게 대화의 장을 열어드리고 젊은이들이 이야기를 쏟아내고 자활의 길로 들어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야기 마당이 펼쳐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쌤, 잘 할께요~

지난 주에는 노숙인은 아닌데 노숙인들과 가까이 지내시는 어떤 이가 분통을 터뜨리며 말씀하시던 일이 있었다. 노숙인들 몰아낼려고 7000만원을 들여 담장을 치는게 말이 되냐는 거였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노숙인들이 텐트를 치던 고가도로 아래에 길게 철 담장이 쳐져 있었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시설물이었다. 노숙인을 몰아내고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단 한가지 목적으로 거액을 들여 이렇게 하다니 참 무자비하고 비경제적인 정책이다. 이걸 나중에 치적이라고 내세울 자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한심까지 짝이 없는 작태였다. 노숙인들의 자활에 썼다면 얼마나 좋고 얼마나 흐뭇했을까? 비인권적 처사가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곳, 불행이다.

디아코니아가 해야 할 또 하나의 일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가 노숙인을 버려진 사람사물이 아니라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기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보고 길을 열어주고, 이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하는 것이다. 디아코니아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이에 대한 연구와 실천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디아코니아의 작은 실천장이 해온 일들이 작지 않다. 이것이 가능케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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