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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사랑의 길을 배워야 합니다”

기사승인 2022.09.25  2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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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앤 스웬슨 WCC 중앙위원회 부의장(UMC 연합감리교회 주교)을 만나다

▲ 메리 앤 스웬슨 WCC 부의장은 지난 9년 간의 활동을 통해 갈등과 분쟁 지역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배웠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태어나 처음 만난 독일의 기후는 종을 잡을 없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아침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다가도 오후가 되면 모든 것을 태울 기세로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이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아, 어쩌면 이래서 유럽 사회가 기후위기에 민감한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몰려오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얼굴을 바꾸는 일기에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던 칼스루에 WCC 총회 장소. 피부색, 얼굴 생김새, 옷차림 등 그 어느 것 하나 비슷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 총회 참석한 전 세계 교회 관계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다양성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용광로였다.

그렇게 크지 않은 장소였지만 누굴 하나 만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두리번거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더군다나, 그저 농담이 과한 줄로 알았던 통신 문제는 정말 순간순간 열이 날 정도로 열악해 통화도 쉽지 않아 약속 장소를 정하기도 곤란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Mary Ann Swenson(메리 앤 스웬슨) WCC 중앙위원회 부의장과의 만남은 주위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이루어졌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길, 듣고 배우는데 있다

스웬슨 부의장과의 만남에서 느낀 첫 번째는 에큐메니칼 측 소식을 다루는 신문의 정체성을 자랑삼아 이야기 했지만 정작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산지와도 같은 WCC의 직제나 그 직제에서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로 인한 부끄러움이었다. 김진양 목사(WCC PJP 코디네이터)와 함께 만난 스웬슨 부의장은 그야말로 작은 거인임을 느꼈다. 특히 스웬슨 부의장은 샐리 딕 감독(북일리노이 연회)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정>이라는 WCC 중앙위원회 성명서를 통과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었다.

아침 세션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 서둘러 만나 미리 준비해 간 질문을 김진양 목사의 통역으로 전달했다. 스웬슨 부의장의 강조점은 “다양성 속의 일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늘 들어오던 수사이기도 했지만, 세계 여러 곳을 순례하며 분쟁과 아픔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귀를 기울여왔던 그의 이야기였기에 단순한 수사로 들리지 않았다.

이어 당장의 어떤 결과물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함께 해야 한다.”는 그의 외침은 에큐메니칼 운동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었다. 또 하나, 인터뷰 하는 내내 스웬슨 부의장의 계속되는 외침은 “서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갈등과 충돌이 너무 만연한 세계 속에서 교회가 갖추어야 할 자세로 “배움”을 강조한 스웬슨 부의장의 촉구는 한국 교회에 던지는 충고이기도 했다.

통역에 힘 써주신 김진양 목사님과 번역을 위해 수고해 주신 서영 WCC 중앙위원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음은 스웬슨 부의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화해와 일치를 향한 순례의 길에 함께 동행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의 활동임을 강조한 스웬슨 부의장. ⓒ이정훈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캘리포니아 태평양 연차 총회에서 12년간 주교로서 활동했을 때, the Western Jurisdiction Korean Mission을 담당해, 한국에 있는 감리교회들과 미국의 연합감리교회와의 파트너십과 관련해 일을 해왔습니다. 그 당시 한국 선교 프로젝트에 관련해 일을 해 왔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IFEWU 재단의 회장으로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기금 마련, 즉 여성들 그룹을 위해 함께 일해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교회협의회와 연합감리교회를 섬기면서 평화를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종전 선언을 위해, 남한과 북한과의 평화를 위해 일해오고 있습니다.

▲ 중앙위원회의 우선적인 책임/책무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중앙위원회는 WCC 총회와 세계 선교에 관련한 주요 사안들을 살피고 다음 총회를 위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중앙위원회는 전 세계의 정의와 평화에 대한 순례 여행을 해왔습니다. 특별히 남한과 북한의 평화를 기원하며 DMZ에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의 울부짖는 소리에 귀 기울여 기후정의를 위해서, 인종차별 극복 등을 위해서 꾸준히 일해오고 있고, 공동의 증언, 다양성 속의 일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 총회 주제에 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해 다룹니다. 이는 지난 9년 동안 정의와 평화를 위해 걸어온 순례의 길에서, 더욱 세계교회가 사랑의 동반자임을 고백하게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속해 있고, 서로에게 속해 있음을 기억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화해와 일치를 향해 움직이게 하심을 깨닫게 합니다. 화해와 일치를 향한 순례의 길에 함께 동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의 활동입니다.

화해의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 우크라이나 전쟁 및 한국의 분단 상황 속에서 화해를 이루기 위해 세계교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과 활동을 해 나가야 할까요.

서로의 상처와 아픔에 귀 기울이고 함께 대화해 나감으로, 화해를 향한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보면, 현실적으로 화해를 향해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존중하고, 대화해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평화를 위해 화해를 위해 일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온 세계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백인정권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정책에 반발하고 함께 화해를 향한 길을 모색해 갔던 것처럼,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분단과 갈등의 상황을 극복하도록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데에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다름 속에서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은 바로 예수가 우리를 위해 걸어간 길입니다.

▲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배우는 것이 에큐메니칼 정신이라고 스웬슨 부의장은 언급했다. 통역에 수고해 주신 김진양 WCC 코디네이터(사진 왼쪽). ⓒ이정훈

▲ 지난 8-9년간 중앙위원회 부의장으로 섬기면서 무엇을 배우셨는지, 앞으로의 행보도 궁금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10차 부산 총회를 시작으로 한국에 자주 방문하였습니다. 전쟁기념관, 과거 교도소(형무소), 2015년에는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 70주년을 기념하여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함께 하였습니다. 원폭피해 생존자도 만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전쟁재발 방지와 핵무기의 철폐를 외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7년이 지나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하고 핵무기 사용을 폐지하도록 하는 데에 노력해왔지만, 앞으로 어떤 위협이 또 펼쳐질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다양한 곳을 방문하여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얼마나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이 집단학살을 당했는지 그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고, 수많은 젊은이들의 시위를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이 곧 힘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재 기후위기에 직시하면서 젊은이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기후정의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은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부터 비롯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몸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요청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나님과 이웃을 더욱 사랑할 수 있을지 배우는데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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