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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우리만 못 보는 것은 아닌가

기사승인 2022.09.25  03: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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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 더디 오는 것 같지만 반드시 온다는 믿음은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Getty Image
민족들이 수고하나 불타고 나라들이 애쓰나 헛되고 마니 (이 모든 것이) 만군의 야훼에 의해 비롯된다. 안 그러냐?(하박국 2,13)

하박국은 이스라엘이 국내의 지배세력과 외세에 의해 이중의 억압을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응답의 지체를 더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때에야 하나님은 비로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그로 하여금 탄식하며 하나님을 향하게 했던 억압과 폭력은 곧 해결될까요? 이렇게 묻는 이유는 하나님의 응답에도 하박국의 호소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특이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하박국서에서 그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묵시는 가려진 응답으로 묵시 실현 시기와 묵시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고, 다만 묵시 기록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의인으로 지칭되는 사람만 묵시의 실현을 믿으며 실현의 때까지 그 믿음에 따라 신실한 삶을 이끌어갈 것입니다.

이런 기록방식 때문에 심판이 과연 있기는 있는 건가 하고 의심하는 자도 있겠지만 적어도 묵시의 때에 누가 심판받을 것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말씀은 피로 성/도시를 건설하는 자와 불의로 마을을 세우는 자에 화/저주 선언 다음에 나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려주는 수사학적 질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각 나라와 민족들의 역사에 개입하시고 그들의 불의한 시도를 헛되게 만드십니다.

그런데 ‘불’과 헛됨이 평행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불타버리는 것’은 헛된 결말에 이르는 것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 세상 구석구석 모두가 야훼의 영광을 알게 될 것입니다. 뭇나라들의 불의한 시도가 무위로 끝나는 것은 그렇게 하시는 분이 있어서고, 그 분이 바로 야훼입니다.

외세와 연관됨직한 이 진술은 포악한 국내 지배세력에게 선언된 화 또는 저주가 빈 말이 아니라 실제로 이루어질 것을 뒷받침하는 말입니다. 세계를 움직이시는 바로 그분이 이스라엘 안에서 죽음과 울부짖음을 만들어내는 자들에게 화/저주를 내리시겠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능력이나 관심이 없어서 지금 가만히 계신 것이 아닙니다. 그에게는 정해진 시간이 있습니다. 세상은 모두 그의 영광을 알게 될 터인데, 정작 그의 백성은 하나님을 모르고 그때까지의 시간을 피흘림과 불의로 채우고 있습니다. 교회는 다를까요?

세상은 다 보는데 이스라엘/교회만 못보는 참사입니다. 세상은 다 아는데 이스라엘/교회만 모르는 불행입니다. 세상은 다 선으로 고치는데 이스라엘/교회만 악으로 망해갑니다.

이런 때에 하나님은 자기 편에 서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하나님을 기다리며 불의와 피흘림에 맞서 믿음으로 사랑을 일구는 사람을 기다리십니다.

하나님이 찾고 기다리시는 사람이 되는 오늘이기를. 하나님과 그의 영광을 알고 정의와 사랑으로 사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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