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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자생적 종교에 대한 일방적 비방에 대해

기사승인 2022.08.17  2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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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산교의 증산신학의 수립을 예고한다 (1): 김탁, 『증산사상과 한국종교』 (민속원, 2022)

▲ 증산교 창시자 강일순 ⓒ한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 서평은 2022년 06월 29일에  《매일종교신문》에 게제된 것이다. 에큐메니안 독자들이 한국의 신종교인 증산교에 대해 이해해야 할 중요한 종교정보를 제공한다고 판단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한반도에서 자생한 종교에 대한 일방적이고 편향된 시각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편집자 주

최근에 고창의 고인돌군, 단군 유적지, 최치원의 유적지, 안성의 미륵불, 무상사, 쌍계사 등 불교의 사찰, 무성서원, 덕천서원 등 유교의 서원, 금강대도, 증산교 본부, 김일부의 향적산방 등 신종교성지, 이세종, 이현필의 유적지 등을 답사하였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주위에 선사시대와 고조선 문명의 종교유적, 유교, 불교, 도교 등 전통종교, 천도교(동학),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등 민족종교, 천주교와 개신교 등 그리스도교 등이 한민족의 종교적 영성인 선맥(僊脈)과 무맥(巫脈)을 바탕으로 중첩적이고 다원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세계종교사에서 보기 드문 종교지형을 체험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명멸한 종교들의 기저에 있는 것

한국의 종교지형이 유교와 불교와 도교, 그리스도교 등 외래종교의 전래사로 그려지며, 토착적 영성의 근대적 발현이라는 동학과 증산교, 대종교와 원불교조차 기존 종교를 ‘혼합’한 ‘좌도’, ‘이도’라는 비판과 일제 강점기에는 ‘유사’종교, ‘사이비’종교, 해방 이후에는 그리스도교계로부터는 ‘혼합’종교‘와 ‘이단’종교라는 혐의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역사상 존재했던 어떤 종교도 하나의 종교현상으로서 존재할 뿐이다. ‘정통’과 ‘이단’은 짝개념으로 다른 종교와 ‘배타성’을 담보로 우월성과 절대성을 확보하기 위한 종교전략에 불과할 뿐이다. 세계 종교인 기독교와 불교도 기존 종교로부터 ‘혼합’종교와 ‘이단’종교로 출발한 것은 종교사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신종교에 대한 편견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고조선 문명이 화이세계관과 그리스도교 세계관, 실증적 식민주의에 의해 신화적 사건으로 치부됨에 따라 한국의 종교지형은 외래종교의 종속사로 전락하고 그 틀 안에서 원효와 의상, 퇴계와 율곡 등 일부 종교인의 창조적 종교 활동이 한국의 종교적 창조성을 대변하고 종교 종주국의 종교성을 확장하거나 완성한 종속변수로 평가되어진다. 이는 한국의 종교적 원형적 도맥(道脈)인 선맥(僊脈)이 은폐된 결과로 초래되는 얼룩진 한국 종교사이다.

최치원은 《난랑비서》에서 “국유현묘지도(國有玄妙之道) 왈풍류(曰風流) 설교지원비상선사(說敎之源備詳仙史) 실내포함삼교(實乃包含三敎) 접화군생(接化群生)”이라고 말한다. 풍류는 기존의 유교와 불교와 도교의 이치를 이미 포함(包含)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최치원의 ‘포함’에는 기존의 종교체계를 수용하고도 넉넉함이 있다는 의미이다.

『선사』에 기록된 풍류의 연원은 바로 선맥이다. 선맥은 원효의 화쟁론, 동학의 상여론(相與論), 대종교의 삼일론(三一論), 증산교의 상생론, 원불교의 병진론, 김범부의 오증론, 변찬린의 장자론(長子論)등으로 그 종교적 도맥이 창조적으로 계승되고 있다. 선맥에 담긴 한국의 도맥은 기존의 유불도의 유형별 종교를 ‘합일’하는 삼교합일(三敎合一)의 차원이 아닌 삼교합발(三敎合發)로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하며, 그리스도교 등 외래사상을 창조적으로 수용하고도 여유로운 다교합발(多敎合發)의 창발성을 가지고 있다.

자생적 종교에 대한 삐뚤어진 시각들

그러나 선맥과 유사한 무맥(교)의 종교현상과 혼돈할 경우 외래종교사상의 단순한 ‘혼합’이라는 형식의 해석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다. 예를 들면 최제우에게 출현한 ‘한울님’과 옥황상제의 신격으로 현현한 강증산에 대한 신격을 동학신학자와 증산신학자들이 그리스도교 신학의 지고신을 규정하기 위한 종교신학적 언어인 창조성, 초월성, 내재성, 과정성 등으로 한국 신종교의 신격을 논증한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 것인가?

한민족의 지고신의 경험인 최제우의 ‘한울님’이 과연 초월성과 내재성, 혹은 범재신론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진지한 신학적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교 신학의 ‘하나(느)님’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가? 이에 대한 명확한 천도교신학의 대답이 없다면 혹자가 말하는바 동학은 기독교의 ‘아류’라고 평가되거나 혹은 동학은 기독교의 ‘완성’이라고 할 만한 천도교신학이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우주 최고의 지고신이 인간으로 현현한 강증산을 신앙한다는 증산교는 그리스도교 신학과 천도교신학과 다른 차원의 신학적 논쟁이 기다리고 있다. 동서의 지고신이 한국의 종교세계에서 공존하고 있다. 동서의 신관을 배타적이지 않고 조화롭게 공존시킬 수 있는 ‘포월적인 해석학적’ 준거점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한국의 ‘신들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신들의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고신을 신앙한다는 관계자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

증산교와 『대순전경』은 혼합주의가 아닌 포함(包含)주의이다

한국 근대에 동학에 이어 창교된 증산교는 다양한 종교의 맥락을 포함하고 해원을 통한 천지공사와 상생이라는 개벽세계를 제시하는 종교이다. 그러나 증산교는 기존 종교를 뛰어넘는  미래를 지향하는 대안종교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오히려 전통적인 종교적 요소를 단순히 집대성한 ‘혼합’종교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처럼 세간에서 바라보는 증산교와 증산교에서 주장하는 종교인식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

이런 인식적 거리를 화해시키며 증산교와 『대순전경』의 종교체계로서 정당한 평가를 받게 한 것은 이정립, 배용덕, 김탁의 학문적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정립은 초기 증산교의 증산신학의 틀을 세웠으며, 배용덕은 학술대회, 세미나 등에 학자들을 초빙하여 증산사상의 현대화와 증산신학개론을 수립하였고, 김탁은 증산교단과 학계에 학문대상으로서 증산교를 대중화한 공로는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저자인 김탁은 1993년에 「한국종교사에서의 유교와 증산교의 만남」, 「한국 신종교에서 보는 그리스도교」라는 학술논문을 시작으로 1995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증산 강일순의 공사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신종교 분야에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대표적인 증산연구가이다.

이호재 원장(자하원) injich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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