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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이 보여주는 헛된 희망으로 서로의 손을 놓지 말자”

기사승인 2022.08.06  16: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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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청 앞 명동 재개발 2지구 세입자대책위 문제해결을 위한 목요기도회 진행

▲ 명동 재개발을 명분으로 거리로 내몰린 세입자들과 이에 연대한 기독인들이 중구청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며 기도회를 열었다. ⓒ류순권

명동 재개발 2지구 세입자대책위 문제해결을 위한 목요기도회가 4일 저녁 서울 중구청 앞에서 진행되었다. 고난함께, 사이교회, 새민족교회, 영광제일교회, 예수더하기, 장신대 도시빈민선교회, 평화교회연구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EYCK(한국기독청년협의회, 총무 하성웅) 등이 공동주관하는 기도회는 명동성당 앞에서 계속됐었지만 이날은 ‘대부흥회’로 서울 중구청 앞으로 이동했다.

대책도 대안도 없는 밀어붙이기식 개발

총 5개 재개발 구역으로 나뉜 ‘명동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전체 5개 재개발 구역 중 상가 세입자가 밀집되어 있는 2, 3, 4 구역 중 3구역과 4구역은 재개발 사업 인가가 나서 이주를 거부하는 세입자에 대한 명도 소송과 강제 집행이 진행 중이거나 진행된 상태이다. 더불어 2구역의 경우에는 아직 재개발 사업인가 신청은 내지 않았지만 이미 구역 내 건물의 소유주가 모두 명동 도시환경정비사업 주식회사로 변경되어 세입자들에게 건물을 비우고 퇴거하라는 계고장이 배송된 상태이다.

아무런 대안이나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 행태는 현 오세훈 시장이 첫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던 2010년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왔다. 이러한 행태에 맞서 세입자들은 대책위를 구성하고 싸우고 있다. 여기에 종교계도 합세해 맞서 기도회를 진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나무에는 지극 정성을 쏟으면서 사람은 내몰라 하는 중구청

예배 전 박세론 EYCK 간사의 반주와 김준호 목사(한기연)의 인도로 진행된 찬양은 뜨거운 열기에 지쳐있던 참석자들을 은혜와 연대의 정을 나누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에 충분했다. 노랑조아(평화연구소)의 타종으로 시작된 예배는 여는 노래를 통해 평화의 주님을 초대하며 시작이 되었다.

연대의 기도를 맡은 사이(사이교회)는 “우리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또 울겠습니다. 언제나 달려오겠습니다. 끝까지 사람이겠습니다. 그래서 기어이 승리하겠습니다. 여기 있어요. 주님 손 잡아 달라”고 기도했다.

연대의 발언자로 나선 옥승현(예수더하기) 청년은 “명동 거리의 한 축을 굳건히 지킨 가게의 이름들이 부당하게 철거되지 않도록 그래서 그 이름의 흔적들이 삶의 흔적들이 이윤의 논리에 의해 쓸모없게 평가받지 않도록 저를 포함한 이 자리에 연대인들이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 연대의 발언자로 나선 최수영(을지OB베어) 사장은 을지OB베어가 강제 집행이 되기 전까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같이 하며 서로 힘을 주고 응원하는 관계였다며 “그동안 저희가 강제집행이 이루어졌다고 치더라도 좀 더 자주 왔어야 했는데 못 왔거든요. 그래서 그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오늘은 자원해서 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강제집행이 된 이후에도 싸울 수 있는 것처럼 명동은 좀 더 준비를 잘하고 더 목소리를 크게 내고 그게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켜서 뭔가 도움이 되고 응원하는 그런 힘이 돼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위로와 응원의 말을 전했다.

현장의 발언자로 나선 명동 2지구 세입자대책위 강성진 총무는 “중구의 나무가 소나무이기에 중구청 앞에는 가로수로 소나무를 심었고 중구청 화단에는 큰 소나무를 심어놓고 비바람이나 태풍 장마 때 부러지거나 넘어지지 말라고 두꺼운 철줄로 저렇게 서로 연결해 놓고 땅에 박아 관리하는 수고를 하면서도 중구 구민이 어떻게 사는지, 재개발이 되는 곳에는 어떻게 사는지, 쫓겨난 현장에서는 어떻게 사는지 과연 중구청이 소나무를 관리하는 수고스러움까지 감내하면서 현장을 지켜보고 방문했는지 의문이라며 한번도 현장에 나온 적이 없다”며 “저희가 찾아왔었고 저희가 만나달라고 요청을 했었고. 그러면 묻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지만 사인 간의 거래라고 해서 한 번도 저희 얘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저희 얘기를 제대로 보지 않고 저희의 상황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0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가을, 겨울, 봄, 여름을 겪어가면서 길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데 궁금해 하지 않는다”며 “작년 10월 8일 블루문 스튜디오가 강제집행을 당하고 난 이후부터 오늘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뜨거운 햇볕 아래 연루하신 분들도 많으시지만 한 번도 쉬지 않고 피켓을 들고 있다”고 했다. 장 총무는 지나간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며 잠시 말을 잊지 못하자 기도회에 참석자들은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그는 “오늘 받은 기운으로 내일도 피켓을 들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오늘 와주신 분들 얼굴 한 분 한 분 기억하며 잘 견디겠다”고 다짐했다.

헛된 희망의 재개발에 속지 말자

 설교를 맡은 이현아 목사(여민교회)는 요한복음 1장 1절에서 8절까지의 말씀을 가지고 ‘우리는 다르게 살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재개발은 예외 없이 누군가의 한숨 누군가의 눈물 누군가의 고통을 동반한다.”며 그것은 “바로 돈 자본의 증식”과 “인간의 끝없는 탐욕” 그리고 “이런 각각의 문제들로부터 자신을 잘 분리해내는 우리 사회의 외면과 무관심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이 목사는 “재개발 계획안을 보여주면서 더 나은 생활 더 나은 주거 환경이 저기 있다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지만 그 희망의 주위를 맴돌며 모두가 괴로운 오늘을 참아내고 있지만 헛된 희망과 슬픈 절망이 끊임없이 교차되는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수많은 싸움이 비록 몇 번의 승리를 우리에게 안겨줄 수는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보다 더 많은 수의 패배를 우리에게 경험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패배를 경험할지언정 그것을 상처로 가슴에 새기지는 말라”며 “패배가 각인되어서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거라는 좌절로 변하고 변하지 못할 거라는 절망으로 변하지 않도록 우리를 지키고 우리를 보호하는 일 그것이 우리가 서로 맞잡은 손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하는 사회 속에서 ‘아닙니다’ 하고 손을 내미는 방법으로 다르게 살 수 있고, ‘아니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라고 계속해서 우리를 학습시키는 이 세상에서 ‘나는 변화할 거야,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라고 내민 손을 잡는 바로 그런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힘들지만 이 고난의 자리, 고난의 시간 늘 이겨낼 수 있는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설교를 마쳤다.

세입자대책위는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30분에 연대인들과 함께 서울 중구청 앞 사거리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으며 다음 기도회는 8월 11일(목)에 사람됨의 신학연구회 주관으로 명동성당 앞에서 드릴 예정이다.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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