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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헌금으로 파산했는데 아베를 저격한 이유

기사승인 2022.07.14  15: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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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교, 반공이념으로 일본 극우 정치세력과 결탁

▲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를 저격한 범인 체포되었다. ⓒ연합뉴스

일본 언론에 따르면 7월 10일 선거 유세를 하던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어머니가 특정 종교단체에 빠져 거액의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며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했다. 이 특정 종교 단체가 ‘통일교’였던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보도를 종합해 보면, 그의 할아버지는 일본군 장교 출신으로 전후 건설 회사를 창립하였고, 야먀가미의 부친도 대를 이어 회사를 경영하여 집안이 상당히 부유했었다. 그러나 모친이 실천윤리굉정회(実践倫理宏正会)라는 단체에 깊이 빠져, 야마가미가 5살이던 무렵 아버지가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하였다. 남편 사망 이후 통일교에 깊이 빠지게 된다. 야마가미의 할아버지는 남편 없이 세 아이를 키워야 하는 야마가미의 모친의 사정을 딱하게 여기며 모친이 종교에 빠지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1998년 부모로부터 집과 건설회사를 상속받았다. 이 때부터 모친은 재산을 청산하고 통일교에 거액의 헌금을 하기 시작했다. 통일교에 총 1억 엔(약 10억 원)가량 헌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년 뒤 임대주택 월세 70만원을 내지 못할 처지가 됐고 야마가미 삼남매는 먹을 것이 부족할 정도의 궁핍한 삶을 살았다. 그가 20대 초반이었을 때였다. 이로 인해 대학까지 중퇴한 이후 야마가미의 증오는 계속 커져왔다.

그에게는 여동생과 소아암에 걸려 한 쪽 눈을 실명했으며 정신질환이 있는 형이 있었다. 모친은 아이들을 두고 며칠씩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고, 아이들을 방치한 채 장기간 한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형은 2016~7년 즈음 자살했고, 3살 밑의 여동생은 어머니와 함께 사라져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여동생의 잠적도 통일교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마가미 본인도 이후 해상자위대 근무 시절 자살 시도를 한다.

통일교 반공이념으로 일본 극우 정치세력과 결탁

경찰 조사에서 통일교 2대 교주인 한학자 총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으나, 코로나19로 한국에 들어올 수 없어서 통일교와 친밀한 아베 전 총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범행을 하기 하루 전날, 범인이 통일교 건물을 향해서 시험 발사를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자신의 인생이 망가진 원인이 통일교라고 여긴 야마가미는 통일교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 아베 전 총리를 복수 대상으로 삼고 직접 폭탄과 총을 만들었다. 아베 전 총리가 작년 9월 통일교와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THINK TANK) 2022 희망전진대회’에 다음과 같은 특별연설 영상을 보낸 것이 빌미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국 전직 내각 총리 대신 아베신조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해결, 특히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오신 한학자 총재님을 비롯한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2021.09.12. 싱크탱크 2022 희망전진대회 특별연설)

당시 행사에는 아베 전 총리 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호세 마누 바호주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사전 녹화나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했다.

통일교는 1954년 문선명이 설립한 대한민국의 신흥종교로 2012년 그가 사망한 이후 부인 한학자 총재가 2대 교주를 맡아 가정연합을 끌고 있다. 내부에서 참어머니로 독생녀로 숭배 받고 있다. 통일교는 정치적 성향이 단체이어서 7, 80년대 반공운동을 매개로 해서 일본이나 한국, 미국의 보수 우익 정치권과 유착 관계를 맺어 왔다. 일본의 경우 통일교의 정치단체인 국제승공연합은 자민당 보수계 의원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승공연합은 통일교를 설립한 문선명의 지시로 1968년 4월 창설된 반공 단체다.

MAG2 뉴스는 지난해 9월 “기시 전 총리는 통일교에 협력해 국제승공연합을 설립했다”며 “아베 전 총리 자신도 관방장관 시절인 2006년 합동결혼식을 겸한 UPF ‘조국향토 환원 일본대회’에 축전을 보내는 등 통일교와의 관계가 자주 거론돼 왔다”고 보도했다. 자민당 내 극우파였던 기시 전 총리가 지난 1970년 4월 일본의 통일교회를 방문한 것에서도 이들의 긴밀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통일교를 소개하는 초인류 네크워크 사이트에 통일교회 본부에서 문선명·한학자 부부 사이에 기시 전 총리가 서 있는 사진과 문 총재가 지난 1984년 탈세 혐의로 미국에서 수감됐을 당시 기시 전 총리가 주일 미국대사였던 더글라스 맥아더 2세 등과 함께 미국 대통령에 보낸 탄원서도 올라와 있다. 기시 전 총리는 탄원서를 통해 “역사상 주요 종교 지도자들이 모두 그랬듯 문 총재는 지금 박해를 받고 있다”면서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지말고 그를 풀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자민당은 1985년 일명 스파이방지법이라고 불리는 국가비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 과정에 통일교와 국제승공연합이 개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 기시노부스케 전 총리 시절부터 자민당의 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공산당, 그리고 조총련, 좌익 학생 운동세력과 주도적으로 투쟁 해온 통일교의 반공 운동을 깊은 관련을 맺어 왔다.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해외에서 당시 교주를 초대하는 등 일본에 (통일교) 신앙을 터뜨렸다고 생각해 그 손자인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정치 지도자가 사이비 종교와 유착한 불행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남편과 아들의 자살로 모친이 통일교 조상해원식에 참여했을 것

통일교는 2000년대를 맞이하면서 교리의 일대 변혁으로 시행한다. 2001년 1월 13일 청평에  천정궁(天正宮) 건립을 시공하고 문선명의 ‘하나님 왕권 즉위식’을 거행한다. 2006년 6월 13일 경기도 가평군에 박물관으로 허가받은 천정궁 입궁식을 겸하여 각국 지도자들이 문선명을 ‘천주 평화의 왕’으로 추대하는 대관식이 진행됐다. 메시아인 참부모는 영계와 육계를 모두 왕래하실 수 있는 영원한 분으로 “참부모님께서 육신을 벗고 영계에 가신다 하더라도 참 부모님께서는 지상에 와 계신다.”고 하였다. “지상에도 메시아이신 참부모님의 본궁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문선명의 사후를 대비하여 천정궁을 지은 것이다.

이 날 발표한 ‘천일국 평화의 왕 창국 선언문’ 네 번째에서 문선명은 “여러분의 일생은 어머니의 복중에서 10개월, 지상계에서 공기를 호흡하며 한 백년, 그러고서는 영원한 천상세계에서 영생(永生)하도록 창조”되었으므로 “영계의 조상들과 교통하며 사는, 지상(地上)에서 완성(完成)을 본 영계인(靈界人)들이 되라”고 하였다. 복중의 10개월이 이 세상의 준비이듯이 지상 생활은 다음 단계의 영계의 삶을 위한 준비의 삶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계인이 되어도 영계에 있는 구원받지 못한 조상들과는 영적 교통이 불가능하다. 이들을 구원하여 절대 선령(善靈)이 되게 하여 자손을 해코지 못하도록 조상해원식과 영계축복식을 거행하게 한다.

통일교에서는 축복가정이 되면 모든 죄와 고난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문선명 자녀들에서도 교통사고와 자살로 죽는 아들이 생겨났다. 축복가족에게 왜 이런 고난과 범죄가 따르는가에 대한 해명이 요청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그래서 축복가족에게 각종 불행이 임하는 것은 조상들의 해코지 때문이라는 새로운 교리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친가뿐 아니라 외가의 모든 조상의 원을 풀어 절대선령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1년 11월 문선명은 “만약 조상해원식을 하지 않고 영계에 가면 조상들에게 참소를 당한다”라며 조상해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새로운 성약(成約)시대에 입적하려면, 반드시 1대부터 7대까지의 조상으로부터 120대까지 해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9년 2~8월까지 첫 직계 7대 조상해원식이 청평 천정궁 수련원 치러졌다. 2006년 2월에는 “참부모님께서 조상해원식을 210대까지 하라”고 하였다. 고, “식구님들께서 210대까지 다 하시면 210대 이후는 영계의 참자녀님을 중심한 절대선령들이 아담 해와(하와)까지 하나님 혈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2008년 5월 3~4일에는 1~154대 추가 조상해원식이 청평수련원에서 실제로 거행되었다.

조상해원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최초 1~7대까지는 조상들의 해원을 위해서는 직계는 70만 원, 그리고 외가는 84만 원을 납부하고, 8대 이후는 7대마다 각각 5만 원 이상을 납부한다. 조상해원을 신청할 때 신청 등록비 2만 5천 원을 별도 납부하여야 한다.  1대를 30년으로 계산하면 210대 조상까지는 6,300년이 되므로 창조를 6,000년으로 계산하면 아담 하와 이후의 모든 조상을 해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이야 말로 전통종교의 해원사상을 차용한 기묘한 종교혼합적 행태인 ‘조상 면죄부 판매’인 것이다.

실제로 그 야마가미 모친도 청평 수련원에 한 40일 정도 참석했다고 하니, 그곳에서 조상해원식을 거행하고 많은 경비를 헌납한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자살하고 소아암에 결려 실명한 아들이 자살한 것이 모두 조상들의 해코지라고 가르친 통일교의 가르침을 접하고 조상해원식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07년 필자가 도쿄에서 개최한 한일통일교대책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했을 때 통일교 피해자 두 가정의 증언을 들었다. 둘 다 야마가미 모친과 비슷한 가정적 불행에 빠져 있을 때 통일교 신자가 접근하여 한국에서 가서 조상해원식을 거행해서 조상들의 해코지를 막아야 한다고 권유하여 통일교에 많은 재산을 헌금으로 탕진했다고 고백하였다.

문선명의 선언문 다섯 번째에서는 “천일국을 경영하고 다스리는 데는 백성의 힘이 절대적 필요요건이라는 점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선천시대의 잔재인 이기적 개인주의의 탈을 미련 없이 벗어던져야 합니다. 하늘로부터 소유권 전환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모든 소유권을 일단 하늘 앞에 봉헌하고, 소유권(所有權) 환원식(還元式)을 통해 돌려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천일국 백성은 누구나 수입 중 10의 3조를 국가 앞에 먼저 바치고 사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이는 인류의 복지와 평화를 위한 기금이므로 “강제성을 띠는 것이 아니고 자발적이고 기쁜 마음으로 하늘 앞에 바치는 심정(心情)의 봉헌(奉獻)이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소유권(전재산) 환원식에 이어 10의 3조를  통일교 신자들의 새로운 ‘의무와 사명’ 일곱 가지에 포함시킨 것은 강제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통일교 등 사교가 신앙을 빙자하는 값싼 물건을 비싸게 강매하는 경우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므로 인장, 도자기, 인삼·홍삼 엑기스, 다보탑과 같은 관련 공예품 등이 심신건강과 영혼구원에 도움이 된다고 판매하여 왔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에 통일교 피해자들을 변호하던 변호사들이 중심이 되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종교적인 영감을 준다고 미혹하여 물건을 비싼 값으로 강매하거나 수련회 참석 명목으로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종교적 상행위를 사기죄로 규정하고 피해를 보상하도록 한 영감상법(靈感商法, spiritual sales)을 제정토록 하였다. 이 법에 따라 협박 등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해 유도된 헌금·기부금에 대한 피해자의 반환 청구권 인정하였다. 2008년 기준 20년 동안 피해액이 1024억 4720만 엔이 보상을 받았고,  2008년 3월 6일 영감상법 관련사건 가운데 최고액이 2억 3000만 엔의 화해 결정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교주 문선명의 지시에 의한 합동결혼식의 결혼의 효력을 법적으로 무효화한 판례도 있다.

일본의 ‘전국영감상법(靈感商法) 대책 변호사 연락회’는 12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와이 야스오(川井康雄) 사무국장은 “용의자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통일교에 많은 헌금을 바치고 나서 가정이 붕괴되었던 것에 대한 원한이 이번 사건의 동기였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야마가미는 어머니의 상식을 벗어난 통일교에 대한 헌금과 교회활동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변호사연락회는 이러한 일로 인해 생긴 야마가미의 고뇌와 교회에 대한 분노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아베 전 총리는 통일교나 UPF(천주평화연합)의 이벤트에 몇 번이고 참석하여 메시지를 전하고 문선명 교주의 후계자인 한학자씨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것은 통일교 때문에 인생과 가정이 파괴되거나 붕괴의 위기에 몰린 사람들에게 힘든 충격을 주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까지 35년간 접수된 상담 건수 3만4537건, 헌금 피해 신고 총액 1237억 엔(1조1785억 원)이라고 주장하는 자료를 이날 배포했다. 실제 일본 통일교 신자들이 바친 금액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비 종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혹세무민하여 헌금을 갈취하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밀교를 불허하는 것과 영감상법과 같은 입법이 이루어져야 최근 우리 사회가 겪은 사이비 종교집단이나 사교(邪敎)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허호익(전 대전신대 교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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