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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발달장애인과 가족 참사 추모기도회 가져

기사승인 2022.06.28  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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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억울하고 비참한 죽음이 없기를 간절히 기원

▲ 박대성 원불교 교무가 연이어 발생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참사를 위한 추모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정리연

“여러 종교에서 관심 가져주고 같이 힘을 실어주시니까 많은 힘이 돼요.”

추모기도회를 넘어 함께 연대해 주기를

추모기도회를 기다리며 만난 전국장애인부모연대(회장 윤종술, 이하 전장부) 양천지회 이계성 부회장의 말이다. 혹시나 종교계의 릴레이 추모기도회가 일회성이나 보여주기식으로 느껴지지는 않는지, 어떤 감정인지 질문하자 그는 “일회성으로 기부하듯이 한번 참여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전에는 ‘발달장애’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았는데 지금은 종교계나 정치계 국회의원들도 많이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고 좀 더 희망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각 단체에서 이렇게 연대해서 농성장과 분향소에 와서 참여해 주시는 게 부모 처지에서는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 변화의 발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주에 개신교에서도 추모예배를 드렸는데 그 이후에는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이후로도 같이 어떤 행보를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어요. 그런데 그냥 남겨질 아이를 생각하면 혼자 가지도 못하고…. 저도 제가 궁지에 몰리면 같이 가지, 아이만 남겨두고는 못 갈 것 같아요. 세상을 못 믿으니까요. 49재 후에도 저희는 계속 투쟁할 거예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법이나 지원체계가 개정이 안 됐기 때문에요. 이럴 때 같이 목소리를 높여주신다거나 같이 참여를 해주신다면 저희로서는 아주 큰 힘이 되겠죠.”

자신들에게는 일회성인 행사가 아닌데 종교계에서는 그런 행사로 끝나버릴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거듭 당부했다.

“한 번쯤 와서 이렇게 추모해줬으니까 됐다 하지 마시고 앞으로도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 주시면서 또 기도도 해주시면서 같이 발맞춰서 걸어가 주신다면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은 힘이 될 거에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기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5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서울 삼각지역 1번 출구를 비롯해 전국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정부에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고 있다. 이 기간 각 종교계에서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추모기도회’를 드리고 있다.

6월 14일(화)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삼각지역 분향소에서 추모기도회를, 6월 21일(화)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장애인소위원회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추모예배를 진행했다. 이어서 6월 27일(월) 오전 11시에는 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가 삼각지역 분향소에서 ‘고인이 되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원불교 추모기도회’를 드리며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 김수정 전장부 서울지부장은 추모 발언에서 “추모로만 세상이 바뀌지 않지만 한 발 한 발 조금씩 바꾸어 가고 있다.”고 했다. ⓒ정리연

종교계의 참여,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고 있다

추모기도회에 앞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추모 발언이 있었다. 정정애 용산지회장은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답답함이 가슴을 짓누른다.”며 “사람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이 절규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지역 안에서 같이 살기 위해 발달장애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죽음이 계속되지 않도록 국가에서 좀 더 살펴 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김수정 서울지부장은 “사실은 저희가 계속된 참사와 우리가 열심히 투쟁하는 데도 바뀌지 않는 이 사회에 대한 벽을 느끼면서 외롭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사회가 언제 바뀔지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종교계에서 저희와 함께 추모하고 기도해주셔서 저희에게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추모로만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더디더라도 우리의 투쟁으로 한 발 한 발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지치고 때론 우울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부모가 없는 그 날에도 지역 사회에서 잘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자고 모든 장애인 부모들을 격려했다.

고통 받고 차별받는 이들이 없도록

이어서 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 박대성 교무의 인도로 “고인이 되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원불교 추모기도회”가 시작되었다. 순서는 ‘개식-입정-성주 3편-설명기도-일원상서원문-법어봉독-말씀-폐식’ 순이었다.

돌아가신 영혼들을 천도하는 주문인 성주를 반복해서 세 번 독송했다.

영천영지영보장생(永天永地永保長生) 만세멸도상독로(萬世滅度常獨露)
거래각도무궁화(去來覺道無窮花) 보보일체대성경(步步一切大聖經)

이어 박 교무가 설명기도를 올렸고 참석자들은 두 손을 합장한 채 마음을 모았다. 설명기도는 법회나 행사에서 또는 다른 사람들과 공동의 원을 기원할 때 주례자나 대표가 그 기원 내용을 말로 소리 내어 인도하며 올리는 기도이다.

설명기도문

천지하감지위
부모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
법률응감지위

“거룩하신 법신불 사은이시여,
세상이 개벽 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장애로 고통 받고 차별받은 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남들의 몇 배는 힘든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소서. 어떤 편견이나 이질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지 않게 하시고, 모두가 서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이 오게 하소서.
어떠한 경우에도 삶을 포기하거나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크신 호념으로 지켜주고 살펴 봐주소서. 그들을 키우고 돌보는 이들에게 사은님의 따듯한 은혜의 빛을 내려주소서.
은혜로우신 법신불 사은이시여,
아직도 여전히 그들을 돌 볼 수 있는 시설이나 기관, 학교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이런 곳에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시고, 그들이 이 사회에서 온전한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도록 늘 함께하소서.
이들이 가진 장애가 자신이나 부모,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님을 알게 하시고 세상에서 겪은 모든 고통을 해원시켜 주시어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다시 우리 곁에 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간절한 마음을 모아 기원하옵고 사배 올리나이다.”

박 교무의 죽비소리에 맞춰 모두 함께 손을 모아 인사를 올린 후 ‘일원상 서원문’을 독경했다. 간절한 도움과 지원을 바랐으나 차마 함께하지 못했던, 돌아가신 고인들이 완전한 해탈 천도를 얻을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었다.

▲ 원불교가 주최한 추모기도회에 참석한 발달장애인인 부모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정리연

일원상 서원문

일원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입정처(入定處)이요 유무 초월의 생사문(生死門)인 바, 천지 · 부모 · 동포 · 법률의 본원이요, 제불 · 조사 · 범부 · 중생의 성품으로 능이성유상(能以成有常)하고 능이성 무상(無常)하여 유상으로 보면 상주 불멸로 여여자연(如如自然)하여 무량 세계를 전개하였고, 무상으로 보면 우주의 성 · 주 · 괴 · 공(成住瓌空)과 만물의 생 · 로 · 병 · 사(生老病死)와 사생(四生)의 심신 작용을 따라 육도(六途)로 변화를 시켜 혹은 진급으로 혹은 강급으로 혹은 은생어해(恩生於害)로 혹은 해생어은(害生於恩)으로 이와 같이 무량 세계를 전개하였나니, 우리 어리석은 중생은 이 법신불 일원상을 체받아서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는 공부를 하며, 또는 사리를 원만하게 아는 공부를 하며, 또는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지성으로 하여 진급이 되고 은혜는 입을지언정, 강급이 되고 해독은 입지 아니하기로써 일원의 위력을 얻도록까지 서원하고 일원의 체성(體性)에 합하도록까지 서원함.

이어 법어봉독이 이어졌다.

법어봉독

때로 혹 자타의 분별이 일어나서 무슨 일에 공정하지 못한 생각이 있거든 바로 자성 반조하여 원래에 자타없는 그 일원(一圓:하나의 원)의 자리를 생각할 것이요, 때로 혹 차별의 마음이 일어나서 나의 아랫 사람을 없수이 여기는 생각이 나거든 바로 자성에 반조하여 ​원래에 차별없는 그 평등한 자리를 생각할 것이요, 때로 혹 번뇌가 치성하여 정신이 스스로 안정되지 못하거든 바로 자성에 반조하여 원래에 번뇌 없는 그 청정한 자리를 생각할 것이요, 때로 혹 증애(憎愛:미움과 사랑)에 치우쳐서 편벽된 착심이 일어나거든 바로 자성에 반조하여 원래에 증애 없는 그 지선(至善)한 자리를 생각할 것이요, 때로 혹 있는 데에 집착하여 물욕을 끊기가 어렵거든 바로 자성에 반조하여 원래에 있지 않은 그 진공(眞空)의 자리를 생각할 것이요, 때로 혹 없는 데에 집착하여 모든 일에 허망한 생각이 일어나거든 바로 자성에 반조하여 원래에 없지 않은 묘유(妙有)의 자리를 생각할 것이요, 때로 혹 생사의 경우를 당하여 삶의 애착과 죽음의 공포가 일어나거든 바로 자성에 반조하여 원래에 생멸 없는 그 법신 자리를 생각할 것이요, 때로 혹 법상(法相:어떤 정법이 있다는 생각)이 일어나서 대중과 더불어 동화하지 못하거든 바로 자성에 반조하여 원래에 법상도 없는 그 상 없는 자리를 생각하라.
-원불교 정산종사법어 무본편 27장

더 이상 억울하고 차별받는 죽음이 없도록 막아야 한다

추모기도회를 마친 후 박대성 교무는 전장부로부터 이 자리에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기꺼이, 당연하다는 마음과 함께 한편으로는 죄책감을 느꼈다면서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냈다.

“올해 이제 7살이 되어서 내년에 학교를 입학하게 된 조카가 있습니다. 첫 조카라서 애틋한 마음이 커서 이름도 제가 지어줬어요. 그런데 조카가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좀 늦었어요. 처음에는 저와 주위 가족들 모두 ‘말 늦는 애가 나중에 말을 더 잘한다더라’ 하면서 좀 더 기다리면 되겠지 생각했어요. 한 해, 두 해가 지나도 별로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그러자 가족 중 한 사람이 ‘혹시 장애가 있는 거 아닐까’라는 얘기를 했는데 ‘왜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느냐’면서 제가 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검사해서 조카는 발달장애인 진단을 받았어요. 이제 내년이면 조카가 학교에 가야 하는데 다닐 만한 학교가 없대요. 결국 조카네 가족은 지방으로 이사를 하기로 했어요. 아이가 다닐만한 학교나 시설이 가까운 곳으로요. 아빠는 이직했고, 엄마는 심한 우울증으로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종교인이자 삼촌인 제가 아이를 상담센터나 진료를 받게 보내라고 해야 했는데 왜 그러지 못했던가 또 한편으론 내가 이름을 잘못 지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에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이 정도일진대 부모님은 오죽하겠는가, 마음이라는 걸 정량화할 수는 없지만 제가 일이라면 부모는 천 혹은 만, 그 이상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억울한 죽음이 한두 사례도 아니고 계속 반복이 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추모기도회를 하기 위해 달려왔지만, “마이크를 잡고 추모 기도를 할 자격이 있는지 삼각지역에 들어서는 순간까지도 스스로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또 하나의 마음이 들었는데, 그건 “그럼에도 원불교를 믿든지 믿지 않든지 상처를 당한 분들을 위로하는 게 저의 직업이에요. 더 이상 슬프고 억울한, 차별받는 죽음이 없도록 막아야겠다.”

▲ 박대성 교무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조카 이야기를 건네며 부모들을 위로하고 있다. ⓒ정리연

제발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가자

전장부가 삼각지역에 분향소를 마련한 이유가 있다.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경복궁역 근처에 있을 때는 그곳에서 농성했는데, 지금은 용산(삼각지역 1번 출구)으로 대통령 집무실이 옮겼기 때문이다. 여기, 가까운 곳에 있으니 제발 와서 목소리를 좀 들어달라는 것이다. 계속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대통령이 이 사안을 충분히 알고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전장부도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안다. 24시간 지원체계를 내년에 당장 마련하라는 게 아니라 같이 만들어가자는 얘기다. 부모들이 자녀가 태어나 몇 개월만이 아니라, 거의 몇 십 년을 같이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는 건 더 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부모들은 원한다. 국가가 바로 해결을 못하더라도, 적어도 직접 와서 목소리를 듣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 달라고 말이다. 시급한 문제, 할 수 있는 것들 하나하나 풀어 가겠다는 국가 즉 대통령의 관심과 약속, 행동이 차가운 바닥에 앉아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추모기도회를 드리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에게 희망과 삶을 줄 것이다.

박 교무가 원불교 일원상을 설명하면서 “차별도 없고 장애인 비장애인도 없고 남녀도 없고 노소도 없고 유식한 사람도 없고 무식한 사람도 없었고 선천적인 것도 없고 후천적인 것도 없는 우리의 원래 마음을 상징한다”, “눈에 보이는 색에는 차별이 있을 수 있고 불편함과 불편하지 않으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말하는 하나님, 예수님, 부처님 또는 우리 원불교에서 말하는 일원상의 진리에서는 아픈 사람도 없고 차별받아 마땅한 사람도 없고, 차별해서도 안 된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종파는 달라도 어떤 종교든지 추구하는 진리의 세계는 같은 거 같다. 예수님께서 늘 말씀하시면서 몸소 행동으로 보이셨다. 낮은 곳을 향해, 연약한 자들, 소외당하고 아픈 사람들을 찾아가 자신의 삶과 사랑을 나누셨다. 우리가 ‘예수따르미’라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떤 거리낌 없이 더불어 사는 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발을 들어서 움직이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국가는 더 이상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국가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하라!”
“국가는 발달장애인이 지역 사회에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라!”

정리연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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