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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을 멈추고, 을지OB베어와 상생하라”

기사승인 2022.05.13  01: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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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 투쟁 선포 기자회견 가져

▲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가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지고 탐욕을 멈추고 상생을 촉구했다. ⓒ류순권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원회가 11일(수) 오전 11시 을지OB베어 앞(서울시 중구 충무로 9길 12)에서 을지OB베어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을지OB베어는 지난 4월21일 새벽 3시경 사설용역을 포함해 70여명을 동원한 강제집행으로 42년간 장사해오던 자리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원회는 함께 살자는 상생의 원칙을 져버린 건물주의 탐욕 때문에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노포를 지키기 위해 “을지로 노가리 골목을 가득 채운 건물주 만선호프는 탐욕을 멈추고, 을지OB베어와 상생하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건 공동대책위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오늘 아침 기자회견을 위해 이 자리에 나왔는데 어젯밤까지 붙어 있던 100년 가게 현판과 서울 미래유산 현판이 다 깨지고 없었다.”며 “정부에서 지정하고 서울시에서 지정한 100년 가게, 서울미래유산이 건물주 한 명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뗄 수 있는 이 상황에 대해 무력감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이 골목을 을지로 노가리 골목답게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만선호프에게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지난 4월 21일 새벽 강제 집행 상황을 담은 영상을 틀었다. 영상 속에서는 사설 용역과 법원 용역 70여 명이 동원되어 6평 남짓의 작은 가게는 철저하게 유린 되고 있었다. 연대하며 가게를 지키고 있던 2명의 학생과 사장님의 아들이 끌려 나와 아스팔트에 내동댕이쳐졌고 그 아스팔트에서 가게를 지켜야겠다고 외치며 저항해 보았지만 용역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있었다. 영상에서 들려오는 울부짖는 아들의 소리에 을지OB베어 사장님들은 다시 한 번 아픔을 느끼는 듯 머리를 숙이고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흐리고 있었다.

이종건 을지OB베어공동대책위원이 강제퇴거 경과를 보고를 한 후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첫 발언자로 을지OB베어 최수영 사장은 “오늘 아침에 여기 오자마자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며 “물론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백년 가게 현판 그 다음에 서울시에서 준 백년 미래유산 현판이 뜯겨져 나갔고 아래에 있던 냉장고와 이런 집기들이 다 드러내졌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골목이 형성이 되고 그게 또 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는데 1980년에 을지OB베어가 있고 1989년 미인이 들어왔고 초원이 들어왔고 만선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그 이 주변에 많은 소상공인들과 저희는 조금씩 조금씩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이 거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술회했다.

또한 최 사장은 “거리는 골목은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화는 한 번 죽이기는 쉽지만 나중에 정신 차려서 복구하려면 문화적 가치를 갖다 다시 만들려면 굉장히 어렵고 돈은 몇 십 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을지OB베어 사장이 강제 침탈로 떼어진 ‘백년 가게’와 ‘서울 미래 유산’ 간판을 다시 붙이고 있다. ⓒ류순권

두 번째 규탄 발언자로 나선 임찬민 학생은 4월21일 강제 집행 당시 현장에 있다가 용역들에 의해 끌려 나왔던 당사자이다. 자신을 “4월 20일 그날 을지OB베어 안에 있었던 연대인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며 “새벽 3시 20분경 3대 사장님이 화장실을 잠깐 나간 찰나에 밖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싶어 문을 봤는데 그 순간 이미 노란 조끼를 입은 용역들이 순식간에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이어 “몸집 굉장히 큰 몇 명의 용역 깡패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왔다.”며 “얼마나 강하게 팔을 잡아끌던지 팔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고 했다. “밖에서 3대 사장님은 용역들에 의해 두 팔 두 다리가 들려서 아스팔트 바닥에 내팽개쳐지고 아스팔트 바닥에 쓸리고 있었다.”며 “70명 되는 용역들은 그날 밤 우리를 강제로 끌어냈고 물건처럼 바닥에 내팽겨 쳤다.”고 회상했다.

찬민 학생은 또한 “을지OB베어가 강제 집행 당한 날, 그날의 일 그리고 수도 없이 이 땅에서 이어져온 그 내몰림의 일들은 선택적인 합법 폭력적인 합법이 철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쫓아내는 만선 호프는 돈을 더 벌려는 것에 불과하지만 쫓겨나는 을지OB베어와 상인들의 삶들은 생존이 담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규탄 발언에 이어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대한민국 법이 미비해서 을지OB베어를 쫓아낼 수 없다고 하는 규정을 만들지 못해서 이런 합법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폭력적인 집행이 자행됐다.”고 비판했다.

박지호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 사무국장은 “70명의 100명의 용익이 왔다는 거는 합법을 가장한 불법이고 폭력 행위”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서울시는 당사자 간의 문제라고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법을 바꿔야 된다.”며 “저희는 그렇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현 참여연대 사회경제 1팀장 역시 연대 발언을 통해 서울시의 행태를 비판했다. “자신들이 정책적으로 지정해 놓고 임대인이 자신의 재산권을 발휘하겠다며 임차인을 쫓아낼 때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우리나라의 임차인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하지 않고 국회는 또한 뭐 하는 것입니까”라며 강한 어조로 국회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임대차 계약이라는 법적 테두리로 그 흔적들을 지워왔다.”며 “우리 빼앗기지 맙시다, 지켜냅시다, 빼앗겼다면 다시 되찾읍시다.”라며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마지막 투쟁 선포 기자회견 마지막은 ‘을지OB베어 상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였다. 11일 아침에 떼어진 백년 가게 현판과 서울 미래 유산 현판을 우리 손으로 다시 붙이는 것이었다. 임시로 출력해온 ‘백년 가게 현판’과 ‘미래 유산 현판’을 강호신 사장이 벽에 붙였다. 그리고 을지OB베어 두 사장이 건배를 함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을지OB베어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을지OB베어 앞에서 매일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피켓팅과 문화재 행사,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 을지OB베어 사장들이 건배를 제의하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류순권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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