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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의 죽음, 여전도연합회가 조직되다

기사승인 2021.12.11  16: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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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알이 된 데이비스와 맥켄지 선교사의 내한과 죽음 ⑴

▲ 호주장로교회 첫 한국 선교사인 조셉 헨리 데이비스 목사(Rev. Joseph Henry Davies)와 그의 누이 메리 데이비스(Mary Davies) ⓒ호주일보(http://hojuilbo.tistory.com/1179)

나는 지금도 백혈병과 영양실조로 죽은 10세 소년 키쇼르를 잊지 못한다. 어린 나이에 병의 고통과 굶주림의 고통과 외로움의 고통을 홀로 짊어진 채 쓰러진 데칸고원의 어린 소년을 잊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2년 전 초가을에 에이즈로 인한 세상의 차별과 학대, 고독과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스무 살 청년 존 밥을 잊지 못한다.

그들의 죽음은 나에게 충격이었고 슬픔이었다. 나는 끊임없이 먼지처럼 사라진 그들의 삶의 의미를 물으며 하나님과 씨름하였고 그들의 삶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야 했다. 그들은 갔지만 나는 그들을 보내지 않았고 내 삶의 일부로 만들어 함께 살고 있다.

키쇼르는 나로 하여금 부모님의 따스한 보살핌 받지 못하는 영양실조의 병든 아동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존 밥은 출구가 없어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들은 나의 가슴에 떨어진 밀알들이었다. 그들은 내 가슴에서 발아하여 죽어서도 계속 살고 있다. 그들은 죽음으로 많은 열매를 맺었다.

기억하지 못하는 별들

한국 기독교회사에는 한 알의 밀알로 땅에 떨어져 죽은 유명 무명의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다.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별들도 있고 조금 알려진 별들도 있고 널리 알려진 별들도 있다. 크던 작던, 알려졌던 알려지지 않았던 간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영혼 구원을 위하여 열정과 희생적 사랑으로 죽은 모든 분들은 한국인, 외국인을 막론하고 다 우리의 별이며 기림을 받아야 한다.

한국선교가 시작된 초창기 20년 사이에 미국 북장로교, 미국 남장로교, 캐나다장로교, 호주장로교에서 부름을 받은 개척자들이 한국 땅으로 속속 들어왔다. 그들 중에 한국의 기후와 풍토병으로 선교의 꿈을 제대로 펼치기도 전에 한 알의 밀알로 떨어져 일찍 죽은 분들이 계신다. 북장로교 선교사인 헤론, 남장로교 선교사인 린니 데이비스·전킨·오웬, 호주 선교사인 헨리 데이비스, 캐나다장로교 선교사인 윌리엄 맥켄지, 감리교 선교사로 온 홀 등이 바로 그런 분들이다.

꿈을 펼치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분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안타깝고 슬프다. 특별히 호주 빅토리아장로교에서 온 ‘조셉 헨리 데이비스’(Joseph Henry Davies)와 캐나다 장로교에서 온 ‘윌리엄 맥켄지’(William McKenzie)의 죽음은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그들은 화산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한국 땅을 밟았으나 너무 일찍 땅에 떨어져서 그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뜻이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데이비스를 기리고자 호주에서 120여 명의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왔다. 캐나다에서도 맥켄지의 희생을 기념하고자 칠십 여 명의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왔다. 그리하여 그들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주님의 말씀을 성취하였다.

먼저 데이비스와 맥켄지 선교사의 죽음과 교단 해외선교부와 후원자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데이비스 선교사(1856-1890)의 죽음과 호주장로교의 반응

다음은 한국에 도착한지 183일째 되는 날 세상을 떠난 데이비스(Joseph Henry Davies)의 임종을 지켜 본 게일 선교사가 그의 여동생 매리 선교사에게 그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이다.(1)

데이비스 양에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이의 병환과 죽음에 관하여 직접 소상히 듣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에게는 가장 슬픈 작업이지만 이 편지를 씁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졌던 그저께 누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려서 나가보았습니다. 한 한국인이 서있었는데 말하기를 데이비스 씨가 지금 도착하여 얼마 떨어져 있는 한 호텔에 있는데 많이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황급히 그와 함깨 1마일 정도 거리에 있는 일본인 호텔로 갔습니다. 거기에서 당신의 오빠와 나는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그는 햇빛으로 인해 많이 그을려 있었으며, 나는 그가 많이 아프다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나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였고, 아픈 모습으로 지금 만나게 되어 매우 미안하다고 하였습니다.

“오, 당신이 와 주어서 매우 감사합니다.”라고 데이비스는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의 팔을 붙잡고 “즉시 갑시다”라고 하였습니다. … 그래서 나는 그를 나의 방으로 데리고 왔고…

나는 그의 여행에 관하여 물었고, 그는 대답하기를 첫 두 주는 좋은 여정이었으나 그 후부터는 어려웠다고 하였습니다. 한 동네에서는 그곳 관리들에 의하여 무례하게 취급받았으나, 이것을 제외하고 그의 여정은 ‘넘치는 축복’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열흘 동안 비록 그의 건강은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크게 불평한 일도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 의사가 도착하였고 그를 검진하였습니다. 의사는 즉시 천연두라고 하였고, 그가 이곳에 있을지 아니면 병원으로 갈지를 물었습니다. 당신의 오빠는 병원으로 가겠다고 하였고, 병원이 가까웠던 고로 금방 그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

나는 늦게까지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는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지쳐 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함께 기도하기를 건강하거나 약하거나, 살거나 죽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며 그 구원자에게 맡긴다고 기도하였습니다. … 나는 다음 날 아침 7시에 다시 가보았습니다. 그는 유쾌하게 말하기를 지난 밤 조금 잘 수 있었다고 하였고, 그러나 목이 붓고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데이비스가 먼저 “지난 밤 당신의 교사는 나에게 참 친절하게 하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의사는 그가 피를 토하는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의사가 말하기를 여행 중에 감기가 폐렴으로 진행되었고, 회복할 기미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

그 때 의사의 사환이 나에게 빨리 와달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가보니 의사는 “그는 곧 사망할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아직 의식이 있었고, 그는 나에게 죽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1시경에 예수에 관하여 무엇이라 혼잣말을 하면서 참 평화롭게 사망하였습니다. … 오늘 아침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의 작은 외국인 무덤 구역에 그의 시신이 안치되었는데, 그는 우리 주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가 오실 때까지 잠든 것입니다. … 하나님은 내가 얼마나 당신의 이 슬픔을 깊게 애도하는지 아실 것입니다. 그는 내가 그토록 만나기 원했던 나의 형제였습니다. …

데이비스의 사망 소식을 바로 접한 호주장로교 선교위원회는 5월 7일자 회의록에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2)

해외선교위원회는 첫 한국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의 이른 죽음으로 큰 재원을 잃었음을 기록하기 원한다. 데이비스의 선교에 대한 깊은 헌신, 학자로서의 확실한 능력, 일치된 신앙생활 그리고 타인에 대한 자석과 같은 관계는 새로운 선교에 대한 성공의 희망을 가져왔다.…우리 주님은 데이비스를 스데반과 같이 일찍 부르셔서 쉬게 하고 상급을 주셨으며 그리고 우리는 희망을 표현하기를 … 다른 많은 이들도 이 사건으로 인하여 마음이 동요되어 성령을 체험하고 그의 노력을 본 받아, 먼저 떠난 형제에게 주어진 같은 영광의 관을 얻기를 소망한다.

게일에게 데이비스의 사망 소식을 들은 메리는 당시 서울에서 폐렴에 걸려 헤론 선교사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그는 회복 후, 호주로 돌아갔고 7월 18일에 멜버른에 도착하였다. 그는 멜버른의 교회에 데이비스의 소식을 전하였다.

1890년 8월 25일 데이비스의 즉음에 충격을 받은 호주 장로교 여성들은 그의 희생을 기리며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선교사를 한국에 파송하고자 데이비스 유족들과 함께 여전도연합회를 조직하였다.

미주

(미주 1) 에디스 커·조지 앤더슨 저, 『호주장로교 한국 선교 역사 1889-1941』 (동연, 2017) 305~308.
(미주 2) 같은 책, 45-46.

이이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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