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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아시아 여성들의 과제 심도 깊게 다뤄

기사승인 2021.11.26  17: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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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국제토론회 개최

▲ 2021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국제토론회에서 이현숙 여성평회외교포럼 명예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YWCA연합회 제공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한국YWCA연합회’ 등 11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1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국제토론회”(여성들이 말하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평화의 길)가 11월 25일 오후 2시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본 토론회는 조영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시작했고,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통역되었다. 공동주최 단체 환영의 인사와 더불어 여성가족부 장관, 유엔정무평화구축국(DPPA), GPPAC, WCDMZ 관계자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1부는 최수산나 한국YWCA연합회 총괄부장이 사회를 맡아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개최 30주년, 성과와 과제”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공동대표가 발제에 나섰다. 토론은 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이문숙(전 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 이시이 마야코(전 일본YWCA 회장)과 패티 탤벗(캐나다연합교회 국제파트너십 프로그램 팀장)이 맡았다.

2부는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가 “여성들이 바라본 한반도와 동아시아 갈등과 평화,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여성평화운동의 과제 제안”을 위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패널은 한미경(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아키바야시 코주에(월프 쿄토, 도시사대학 교수), 앤 라이트(미국 WCDMZ, 평화재향군인회 운영위원), 왕 다닝(중국 Charhar 연구소 연구위원)이 맡았으며 고유경 평화와 자유를 위한 여성국제평화연맹 컨설턴트의 사회로 전제 토론이 진행되었다.

아시아 평화를 위한 여성의 운동이 걸어온 길

먼저, 이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명예대표가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30년, 성과와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 명예대표는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한국 여성들이 새로운 여성운동 세력으로 성장했음을 강조하며 1987년에는 진보적 여성운동 플랫폼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을 공식 출범시켰다고 회고했다.

그 후 여연의 초대 회장이었던 이우정 교수가 1988년 일본 여성 지도자들과 만나 여성의 아시아 평화 전략을 공모하고 마침내 1991년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아평여) 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던 역사를 소개했다.

당시 토론회는 대한민국(남측),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측) 그리고 일본의 3국 여성 지도자들이 1991년부터 1993년까지 4차에 걸쳐 도쿄, 서울, 평양, 도쿄를 순회하며 개최되었으나, 1993년 북핵 위기 발발과 남북관계 악화로 5차 토론회를 앞두고 중단되었다.

이 명예대표는 1980년 중반 이후 막 조성되기 시작한 탈냉전의 시대에서 여성 외교가 결실을 맺었고 여성들이 분단 이후 최초로 DMZ를 넘은 사건과 아시아 평화 의제를 설정하고 평화 조건을 탐색하였음은 물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만나는 장을 열었고 무엇보다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공동과제로 채택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 북,일간 화해의 계기를 열어 협력과 연대의 기틀을 만들고 남,북 양국 여성 교류의 디딤돌을 놓았다는 데에서 토론회의 성과를 찾았다.

결론으로 남북 여성의 공동과제 모색, ‘동북아 WPS 여성네트워크’ 구축협력과 연대의 동북아 다자협력체제 구축의 세 가지 과제를 제안하면서 여성들이 동북아에 어떻게 새 평화 질서를 추동해 낼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할 때임을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이문숙(전 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 이시이 마야코(전 일본 YWCA회장)과 패티 탤벗(캐나다연합교회 국제파트너십 프로그램 팀장)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접근을 통하여 발제문에 대한 보충과 토론을 이어 나갔다.

이 이사장은 토론회는 비록 2년간 4차례에 그쳤지만, 당시 여성들이 붙들고 해결하려 했던 과제와 이를 위한 연대의 실천은 특정 시공간에 멈추지 않고 계속 확장되고 공명했음을 강조했다.

특히 연대의 핵심 매개체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음을 상기시켰다.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는 4차례 회의로 끝난 것이 아니며 토론회를 주도했던 한일, 남북한, 재일조선인 여성들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으며 동아시아를 넘어 유엔 등 국제사회에 이 문제가 환기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고 덧붙였다.

이문숙(전 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은 발제와 관련해 두 가지 과제에 대하여 언급했다. 첫째는 ‘동북아’에서 ‘아시아’로 네트워크를 확장해 이질적인 관심사와 운동방식들과 마주치면서 의제 확대와 더불어 창조적인 여성평화운동을 열어 갈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앞으로의 운동이 경계인, 주변인과 함께 여성평화운동으로 발전해 우리 안의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초대해 불확실하고 불확정적인 삶을 더불어 헤쳐 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전 총무는 남북 동북아 아시아 여성 시민들의 드넓은 삶의 교류, 특히 직접적인 만남의 장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시이 마야코(전 일본YWCA 회장)는 이현숙의 발제에 덧붙여 ▲ 핵무기와 원자력발전을 포기하고 군사력 증강을 중단하자는 것, ▲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를 실현할 것, ▲ 아이들에게 평화와 생명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역사교육을 발전시켜 나갈 것 등을 역설했다.

이시이 전 회장은 여성들이 지역과 국가를 넘어 적극적으로 함께 해야 하며 특별히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국제토론회의 의미는 이러한 협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인 여정을 걸어간 모든 여성에게 존경을 표하며,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이러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패티 탤벗(캐나다 연합교회)은 “우리 영감의 원천이며 우리 발길을 이끄는 북극성”이 된 여성들을 기리기 위해선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인도하는 빛을 되새기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 동아시아의 정의와 평화, 존엄과 삶을 위한 세계 연대를 위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탤벗은 이현숙이 제안한 남북 여성의 공동과제 모색, ‘동북아 WPS 여성네트워크’ 구축, 협력과 연대의 동북아 다자협력체제 구축의 향후 과제는 중요하며 관심과 지원을 받을 가치가 있음을 언급하며 캐나다연합교회와 세계 에큐메니컬 파트너들은 단순한 파트너나 지지자 이상으로 한국 여성들과 함께할 것이며 인류와 모든 창조물이 필요로 하는 변화를 위해 나아가는 과감한 여정을 함께 만들어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평화운동의 과제, 군사주의와 가부장제 탈피

2부에서는 “여성들이 바라본 한반도와 동아시아 갈등과 평화,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여성평화운동의 과제 제안”으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먼저, 한미경(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은 동아시아지역의 평화에서 가장 주요한 지점은 한반도가 70년이 넘도록 전쟁 중이라는 점이라며 남한과 미국의 동맹은 한반도의 평화구축과정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적대적인 정책과 행위들, 군사력을 확장하고 우위에 서려는 경쟁은 한국과 아시아의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임을 지적했다.

한 상임대표는 전쟁과 분쟁이 여성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일본군 성노예제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의 역사를 통해 경험하였다고 전하며 남한에서 남성 중심의 군사문화와 가부장 문화는 여성의 시민권을 제한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또한, 동아시아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평화적인 군축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상호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따라서 그는 종전과 군축은 함께 추진되어야 하며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특히 젠더적 시각을 가진 페미니스트 평화운동가의 협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키바야시 코주에(월프 쿄토, 도시사대학 교수)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대한 위협은 ▲ 일본의 식민주의와 인종주의, ▲ 가부장제와 성 차별주의, ▲ 군국주의 등 세 가지 이데올로기에 기반한다고 주장하며 이 세 가지 이데올로기는 서로 교차하며 동북아 지역의 여성들에게 더 많은 부담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키바야시 교수는 오늘의 시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페미니스트 평화 운동과 동북아 지역 연대가 더욱 필요한 시기이며 초국가적 페미니스트 평화 운동은 페미니스트 분석을 제시하는 것에 더해, 탈군국주의, 군비축소, 탈식민주의가 동아시아 평화를 지속하는 데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앤 라이트(미국 WCDMZ, 평화재향군인회 운영위원)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에 위협이 되는 것은 대화와 토론보다는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미국과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의 여성들은 군사적 충돌과 전쟁이 국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운영위원은 여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의 폐해를 다뤄야 함을 물론 참전 외상 후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경험했거나,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사람들과 함께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전쟁의 폐해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여성들은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게 군사적 대립보다는 협상과 외교를 사용하라고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1953년 한반도에서 휴전한 후 68년간 존속되어왔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이나 평화조약으로 바꿀 것을 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왕 다닝(중국 Charhar 연구소 연구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을 지배해온 냉전적 사고방식과 북한의 범죄화와 악마화라고 주장했다. 비난과 적대적인 어조는 양측에 증오를 자극하고 진전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도 없으므로 평화구축 과정에 큰 위협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왕 연구위원은 평화구축을 위해 ▲ 정부, 유엔안보리, 기타 유엔기관에서 평화구축 절차를 수행하기 위한 NGO의 역할이 부여되고 승인되어야 할 것, ▲ 평화구축 과정에 참여한 국가들과 협력하고 토착적 견해를 존중할 것, ▲ 성평등을 표방하는 것과 현지의 문화와 풍습을 무시하고 외국 사상을 현지에 강요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또한 왕 연구위원은 남한이 다양한 수준의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 대표를 포함한 북한 내 여성 단체와 접촉하기 시작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고유경 평화와 자유를 위한 여성국제평화연맹 컨설턴트의 사회로 전제 토론이 진행되었고 참여자들의 열띤 발언들로 매우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정리연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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