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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의원의 복당을 바라는 한 신학자의 편지

기사승인 2021.11.11  21: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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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님께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시절의 윤미향 의원 ⓒ정대협

송 대표님,

집권당 대표로서 당을 이끌고,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재집권에 성공하기 위해 수고가 많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재집권에 성공해서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여 사회적 통합과 생태계 보전, 그리고 남북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한신대학교 신학부에서 민중신학과 사회윤리학을 가르치다가 정년 퇴직한 강원돈입니다. 우리 시대의 작은 사람들의 자리에서 역사와 사회를 보고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정의, 더 실질적인 민주주의, 더 나은 생태계 보전을 위해 연구하고 가르치고 행동해 왔습니다.

제가 오늘 송 대표님께 편지를 쓰는 것은 윤미향 의원의 복당에 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5일 윤미향 의원 가족의 부동산 명의신탁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불송치 결정으로 끝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의원이 복당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윤 의원에 대한 재판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그 사태를 지켜보며, 며칠 동안 생각을 하다가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송 대표님과 더불어민주당을 위해서도 좋겠다고 판단해서 몇 가지 말씀을 드립니다.

1. 지난 6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윤미향 의원의 제명안에 대한 동의 절차를 밟으면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의혹에 대해 명확히 당 밖에서 소명하고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최고위원회에서 제명안이 의결되었습니다. 윤 의원을 제명하면서 제명 이유로 밝힌 것은 단지 부동산 의혹뿐이었습니다.

2. 경찰은 윤 의원의 부동산 의혹의 핵심인 윤 의원 가족의 부동산 명의신탁 혐의를 수사한 끝에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여 기소 여부의 판단을 구할 필요조차 없다고 보았다는 뜻입니다.

3.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윤 의원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갖고서 더불어민주당이 제명 조치를 할 이유가 해소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윤 의원의 복당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공당이 스스로 대외적으로 말한 것을 지키지 않은 것이니 공당의 신뢰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4.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미향 의원의 복당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로 검찰이 윤 의원을 다른 혐의로 기소하여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이 윤 의원을 제명할 때 내걸었던 이유가 아니니 복당 조치를 취하지 않기 위해 별도로 내건 핑계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검찰이 윤 의원을 기소하면서 지목한 여덟 가지 혐의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증거들은 검찰이 재판을 청구하면서 제출한 검찰의 의견이고, 그 의견에 대한 판단은 재판부에 맡겨져 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이 내려지기 이전에 단지 검찰의 기소 의견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이유로 삼아 더불어민주당이 윤 의원의 복당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윤 의원을 제명할 때 거론하지 않은 이유를 내걸어 복당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공당으로서는 취하면 안 되는 구차스러운 변명일 뿐입니다.

5. 윤 의원은 (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연대를 이끌면서 역사의 그늘에서 한을 품고 살아가는 여성들을 주체로 세우면서 일본군성노예제의 인륜적 범죄와 인권 유린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다시는 그러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30년 이상을 헌신한 분입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가로 놓여 있는 역사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의 나라들이 전쟁과 같은 참혹한 상황에서도 여성 인권을 지키고 성착취를 근절하려고 노력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건입니다. 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윤 의원은 누구나 기억해야 할 역사적 업적을 쌓기도 했지만, 바로 그 활동으로 인해 터무니없는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6. 그러한 공격은 지난 4월에 윤 의원이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으로서 일하는 동안 과거 일본군에 유린된 피해 여성 할머니들에게 돌아갈 재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가혹하게 진행되었고, 윤 의원이 정의기억연대에 들어온 후원금과 공금을 유용하고 온갖 배임 행위를 했다는 의혹들이 보수 언론 매체들과 유사 매체들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실로 언론 테러라 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7. 언론과 유사매체들이 확산시킨 의혹들은 검찰 수사 결과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이 났으나, 어느 언론도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짓을 벌이고도 사과하는 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수없이 많은 의혹들 가운데 8개 혐의를 가려내어 윤 의원을 기소하였으나, 그러한 검찰의 기소 의견과 주장이 재판에서 어떤 판단을 받게 될 것인가는 지켜 볼 일입니다.

8. 더불어민주당은 윤 의원이 (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연대를 이끌며 수행한 활동의 역사적 의의와 윤 의원의 헌신을 주목하여 지난 해 4월의 20대 총선에서 윤 의원을 비례대표 의원으로 세웠습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그러한 첫 마음을 일관성 있게 지켜서 윤 의원이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여 앞으로 한일관계의 정상적인 발전, 여성 인권 고양, 성착취 근절 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9. 그러한 태도를 취할 때 더불어민주당은 공당으로서 명예와 신뢰를 지키고 국민의 지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지지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이끄는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표님의 건승을 빌며

2021년 11월 11일
한신대학교 은퇴교수 겸 대우교수 강원돈 드림

강원돈(길마루글방 지기/민중신학과 사회윤리) kwdth5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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