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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을 버리는 결단

기사승인 2021.08.28  15: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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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 이야기 24

ⓒ김경훈 작가

쓰던 물건 버리는 일은 참 힘들다. 아무리 낡아도 그동안 사용한 정이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러니 자연히 집안에는 고색창연한 물건들로 발 들일 틈이 없게 되는 게 당연한가 보다.

못 버리는 것도 유전인지 내가 어릴 때 친구들이 우리 집에 오면 “너희 집 고물상 차려도 되겠다!”라고 했다. 아버님께서 버리는 것에 너무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셨기에 어머님께서 아무리 낡고 쓸모없어 보여도 일단 아버님께 여쭈어 본 후에 버리셨다. 그러니 보고 자란 게 어딜 가겠나! 나도 뭐 하나 쉽게 버리지 못하고 산다.

살림 정리를 직업으로 하는 분이 방송에서 “일 년을 사용 하지 않은 물건은 가차 없이 정리를 하라”고 한다. 일 년을 찾지 않았다면 그 물건은 3년 안에는 절대 찾지 않을 확률이 90%가 넘으니 집안에 쌓아 두지 말고 남에게 주던지 다른 활용 계획을 세우라고 하는데 말은 맞을지 몰라도 난 절대 아니라고 여기고 오늘도 빈 상자 하나를 펼쳐서 언젠가는 필요 하겠지! 하는 맘으로 보관을 했다.

물건만 그런 게 아니다. 행동과 습관 더 나아가 관념 또한 절대 버리거나 고치기 어렵다. 재미있는 일 한 가지 소개를 한다. 어떤 분이 맘에 드는 십자가를 구하려고 몇 달을 성구 판매점을 다녔지만 구하지 못하고 나에게 주문을 했는데 이름 하여 팔각 십자가를 만들어 달라는 게다.

알고 보니 그 분은 해병대에서 30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제대를 한 분이기에 뭐든지 해병대 8각 정신으로 사는 분이다. 그러니 십자가도 해병대 모자가 8각이니 그렇게 만들어 달라는 부탁인데 십자가 모양이 4각이면 어떻고 8각이면 어떠랴 싶어도 그 분은 아닌가 보다.

성경에는 옛것을 버리라는 요절이 자주 나온다. 죄악 속에 살던 옛것은 이제는 버리고 새로운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온전히 새로움을 입으라고 했다.

그리고 보니 나에게 버릴 옛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이제까지 살아온 일생 전부가 옛것이다. 그 일생 속에 버릇도 있고 생각도 있고 행동도 포함 되어 있으니 한 가지도 가져올 것이라곤 없다.

사람들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을 자주 인용 한다. 말이 새 술이지 옛날에 쓰던 찌깨미를 새 술 이라고 야단 이다. 정치하는 사람들 말인데 하나도 새겨 들을 말이 없다.

정말 내가 새로운 인간이라고 여기기 위해서는 옛것에 대한 통애자복이 있어야겠건만 그런 면은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 앞에 앉혀 두고 성경 찬송에도 없는 유행가 부르는 사람이 대단한 교회 지도자라는 사실에 절대 옛것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로구나! 했다. 뭐 대단한 옛것도 없는 허접대기인 사람인데도 헌금 모아 산 그 비싼 악기로 유행가 반주를 하며 그 흘러간 유행가를 끝까지 불렀다.

또 있더라! 젊어서 주먹 좀 썼다는 사람이 목회자의 되어 패거리 만들어 회의장 뒤엎었다는 기사는 왜 그리 오래가고 사람마다 기억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본인은 그럴게다. “옛일이니 잊어 달라고….” 그래서 새롭게 된다면 좋으련만 사람은 옛것 버리기는 어려운 것이니 이게 문제다.

ⓒ김경훈 작가

김경훈 작가(사진·십자가 목공예) kimkh530@g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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