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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의 역사와 실천 방향

기사승인 2021.08.01  19: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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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기본소득제에 대한 성서적 조명 ⑵

▲ Basic Income Earth Network ⓒBasic Income Earth Network 홈페이지
지난달 22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66명의 국회의원이 농민기본소득 법안을 국회에서 발의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소득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농민기본소득을 금전·지역화폐 등의 형식으로 지급하게 된다. 국회에서 농민기본소득법이 통과된다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누구보다 농민기본소득에 대한 성서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애썼던 전 원주영광교회 고(故) 이영재 목사님의 “농민기본소득제에 대한 성서적 조명”을 몇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원래 이 글은 「농촌과 목회」 2020년 봄호에 게재되었다. 재게재를 허락해 주신 “농촌과 목회 편집위원회”(발행인 손인웅 목사, 편집위원장 한경호 목사)에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편집자 주

기본소득은 18세기부터 제기되어 왔다. 미국의 토마스 페인(1737-1809), 프랑스의 샤를 푸리에(1772-1837). 벨기에의 샤를리에(1816-1896) 등이 기본소득의 지급을 제안했다. 1960-1970년대에는 미국의 제임스 토빈 등 여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시민보조금’(demogrant)이라는 명목으로 기본소득 제도를 제시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도 이 운동에 가담했다. 닉슨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맥거번도 기본소득 공약을 내세웠다. 1986년에 벨기에 루뱅대학교의 반 파라이스 등이 유럽에서 ‘기본소득 유럽네트워크’를 결성했고, 2004년에는 ‘기본소득 지구네트워크’(BIEN, Basic Income Earth Network)를 창립했다. BIEN은 전 세계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연대하는 국제기구이며, 2009년에는 한국에도 ‘기본소득 한국네트워크’가 조직되어 연대하고 있다.

기본소득(basic income)은 국가가 모든 시민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개인의 소득이 얼마인지, 그의 재산이 얼마인지를 조사하거나 그의 직업 유무를 따지지 않고 국가는 국가를 구성하는 모든 국민 개인에게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기본소득제도는 기초생활수급, 실업수당 등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와는 다르다. 개인의 재산이나 소득, 직업의 유무나 구직의 의사 등을 따지지 않고, ‘조건 없이’ 사회 공동체 구성원이라면 누구에게나 무조건 지급하는 정책이다.

기본소득정책의 바탕에 깔려 있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은 노동의 대가로 소득을 얻는다는 생각을 버리고 노동과 소득을 별개로 간주하자는 것이고, 국민 모두에게 인간다운 삶의 ‘기본권’을 국가가 보장하자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국민의 '권리'이기 때문에 가정 단위가 아닌 개인 별로 지급되어야 한다. 또 개인의 실질적 자유를 보장하려는 취지에 따라 현물이 아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기본소득 제도는 전 지구적인 실험 단계에 있다. 스위스에서는 국민투표에서 부결되었지만, 핀란드 등 일부 국가들에서 실험하고 있으며 인도나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실험한 결과 빈곤해결에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미국 알래스카 주는 1974년부터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하여 1982년부터 1,00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기본소득제도는 알래스카를 미국에서 가장 평등한 곳으로 성장시켰다.

인도의 마디야프라데시 주에서는 일인당 3,000-5,000원씩 매달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14개월 동안 실험한 결과 어린이 영양실조가 크게 개선됐고, 학교 출석률이 높아졌으며, 소득수준이 향상되었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오미타라 지역에서는 만 오천 원씩 지급한 결과 빈곤과 실업이 큰 폭으로 개선되었고 소득이 상승했고, 임금과 농업생산량과 자영업소득도 증가했다. 네델란드의 위트레흐트를 비롯한 19개의 지방자치체 정부도 11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실험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일부 민주당과 민중당의 정치가들이 기본소득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 박원순 시장은 생애주기에 맞춘 ‘한국형 기본소득제’를 제안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2016년 1월부터 성남시에서 ‘부분적 기본소득 제도’로 평가되는 청년배당을 시행하였다. 그는 대통령후보 경선대회에서 국민 2,800만 명에 대한 기본소득 지급안을 내놓았으며 지금 기본소득제 연구소를 설립하여 일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소득불평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불안정 노동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자동화, 로봇, 인공지능(AI)으로 일어난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업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 전 국민에게 동일한 세율로 과세하고 동일하게 분배하면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아 복지확대에 따른 조세저항을 줄일 수 있다. 또 사회복지 운영을 위해 발생하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소비가 증가하고 창업활성화를 유도하여 경제도 더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 의견도 드세다. 기본소득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가장 강하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상류사회를 이루고 있는 부유한 계층에서 터져 나온다. 또 일도 하지 않았는데 돈을 주는 것은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위배되어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고, 기본소득으로 노동의욕이 감퇴되고 노동시장이 위축되어 사회생산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비판도 있다. 또한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등 공공복지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여 사회복지사 계열에서 제기되는 반대의견도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발전으로 평가할만한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기본소득은 종래에 논란이 되어왔던 국가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기본소득의 시행을 통해서 국가의 역할이 크게 개혁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공히 봉사하며 섬기는 체제로 변화될 수 있다는 말이다. 국가의 역할이 근본에서 뒤바꾸어지는 계기가 기본소득제를 실시함으로써 마련될 수 있다.

고(故) 이영재 목사(원주영강교회, 구약학 박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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