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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하는 일, 잘 하는 일

기사승인 2021.07.24  16: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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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 이야기 19

ⓒ김경훈 작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잘 하기란 어렵다. 그렇다고 잘 한다고 다 좋아 하기란 더 더욱 어렵다. 나는 이런 두 가지의 환경을 어려움 없이 하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부럽다. 나는 좋아하는 일도 잘 못하는데 잘 하면서도 좋아한다니 나에게는 넘지 못하는 벽이다.

어려서부터 뭔가 잘 만들던 사람이 공대를 졸업하고 부천에서 작은 공장을 시작하여 아이들 장난감을 만들더니 언젠가는 자동차 관련 부품을 생산 했고 이젠 현대 자동차에 들어가는 실내 부품을 생산한다고 했다. 작년에 만나 들었지만 자기는 일을 하는 게 너무도 좋고 행복 하다고 했다. 그러니 잘 만들 수밖에. 

또 다른 사람은 척추 수술에는 상당한 권위자로 있는데 자기는 얼른 은퇴해서 어촌에서 어부로 살고 싶다며 지금의 척추 수술을 좋아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두 사람을 객관적으로 볼 때 모두가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 같아도 기름 때 뭍은 옷 입고 사는 사람은 자기의 입으로 행복 하다고 했는데 하얀 가운을 입고 사는 의사는 지금의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좋아한다고 다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잘 한다고 자기 생업을 다 좋아 하는것도 아닌가 보다. 좋아 하는 것은 취미이겠지만 생업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 하지만 잘 하기에 생업에 커다란 보탬은 될지 몰라도 기계처럼 감정 없이 살아가는 하루가 지겨워 벗어나고 싶어 하나 보다.

가깝게 지내는 정 목사님은 잘 하는 일이 참 많다. 일이라고 해야 될지는 몰라도 음대를 졸업했으니 음악에는 일가견이 있는 것은 당연 하고 늦깎이로 신대원 나와 목회를 벌써 30년 넘게 했으니 남 보기에는 잘 하는 것 같다.

성악 전공인 분이 피아노 연주는 기본이고 트럼펫도 잘 분다. 군악대 출신이니까. 거기까지는 좋다. 한식과 중식 조리사 자격증도 있다. 그 정도까지는 놀라는 정도이지만 수영도 남보다 엄청 잘 한다. 중학생 때 부터 YMCA에서 수영을 배워 고등학교 2학년까지 아마 참가한 대회에서 금메달도 여럿 받은 것으로 안다.

그랬던 목사님께서 3년 뒤 은퇴하고 고향인 천안에서 45리 떨어진 곳으로 내려가 노인정 하나 짓고 동네 노인들과 같이 지내시기로 아예 건물까지 사셨다고 한다. 고향 떠난 사람들의 폐가옥 2채를 아주 싼 값에 거저 얻듯이 구해서 내년부터는 조금씩 고쳐 살림집도 만들고 노인들의 쉴 공간을 마련 한다는 계획을 세워 진행 하신다고 한다. 그러면서 주일날에는 예배 드릴 공간도 마련하시나 보다. 은퇴 목사이지만 동네 노인들과 같이 드리는 예배 시간을 꼭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좋아 하시는 일에 잘 하시기 까지 하니 주변에 늘 사람이 모인다. 그러니 사모님께서 얼마나 바쁘시겠는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남자가 잘하고 좋아 하면 거기서 마무리 지어야 하겠지만 그게 쉽지 않아 결국에는 곁에 있는 아내는 무슨 죄로 그 시중을 다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글 쓰는 사람의 주변이 그렇고 예술 하는 사람의 가족이 힘들어 진저리 치는 모습을 나는 종종 보고 자랐다.

모두가 같이 잘 하고 좋아 하기란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목회자의 부인은 표시도 안 나는 수고를 평생 하면서 사니 뭐가 좋겠는가! 아마 속으로 그럴 것 같다. “잘 하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사람만 집에 부르지 마세요!”라고.

ⓒ김경훈 작가

김경훈 작가(사진·십자가 목공예) kimkh530@g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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