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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산업선교회, 재개발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기사승인 2021.07.06  21: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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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택 목사, “현재 재개발은 개발이익으로 많은 주민 내쫓아, 모두가 함께 사는 도시개발 논의되어야”

▲ 강화도로 귀농해 농사를 지으며 먹거리 보급에 힘쓰고 있던 김정택 목사. 하지만 그가 다시 그의 고향과 같은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위치해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일꾼교회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한국의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재개발로 사라지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신효

인천시 동구 화평동에 위치한 인천 도시산업선교회(이하 인천도시산선)은 1960년대 이후 민주화 운동과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해온 대표적인 기독교 진보운동의 중심이었다. 1961년 설립된 인천도시산선은 민중교회 운동, 여성노동자 투쟁 등 산업화로 인해 양산된 노동자들의 착취구조와 지역의 가난한 주민들을 위해 60여 년을 활동해왔다.

하지만 최근 해당 지역의 도시 재개발로 인해 지자체와의 갈등국면으로 교회와 지역 시민단체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교회와 기독교사회운동 활동가들은 갈등의 핵심을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역사적 장소’를 개발이익으로 불합리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이 빚어지게 된 원인은 인천시가 2009년 추진했다가 무산된 “동구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2019년에 다시금 추진하면서 불거진 것이다. 2017년 주민이 구청에 정비구역 해제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재개발사업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었다. 여기서 지역 재개발 조합이 구성되고 조합은 해당 추진사업을 교회와의 협의 없이 ‘인천시도시계획위원회’에 가져갔다. 교회가 2009년부터 교회 존치의 입장을 밝혔기에 협의가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이에 조합은 교회가 재개발을 막음으로서 교회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프레임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교회는 해당 지역 재개발은 주민들과의 긴밀한 협의는 물론 인천도시산선과 해당 지역 종교시설 간의 협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6월 22일 인천도시산선의 김정택 목사와 김도진 목사가 단식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지난 5일 인천 도시산업선교회의 김정택 목사를 만나 현재 진행되는 도시 재개발 사업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정택 목사는 인천 동구 화평동 지역이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역사적 산물일 뿐만 아니라, 개발이익에 의해 내쫓기는 원 주민들의 주거권 위협에 관한 투쟁이자, 새로운 공공주택형 재개발을 위함임을 주장했다.

▲ 에큐메니안 독자들에게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김정택’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사입니다. 제 이야기를 간략하게 하겠습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가 YWCA 위장결혼식 사건(?명확하지 않습니다.)을 주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사회를 봤고 구속되어서 1981년 출소한 후 노동운동 쪽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인천에 오게 되었고,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실무자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84년부터 86년까지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이후 인천산선) 4대 총무 맡아 활동했구요. 당시 인천산선은 워낙 감시가 심하고 활동을 할 수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공장 현장에 들어가 있던 신학대학 출신들과 함께 민중교회를 설립하고 민중교회연대를 기획하여 활동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먹거리에도 관심이 높았습니다. 그것이 생명이기 때문이지요. 좋은 식이요법에 대해서 지도하다가 어느날 강하게 아래에부터 차오르는 어떤 생각이 있었습니다. “생산도 안해보고 어떻게 좋은 먹거리 운동을 하느냐”하는 충격으로 귀농을 생각하게 되었고, 봉화에서 농사수련을 하다가 강화도로 옮겨서 25년 친환경 유기농업을 하면서 농민들을 조직하고 친환경 농업을 확산시켜 강화도에 800 농가까지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교급식에 친환경 먹거리는 제공하는 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인천산선이 철거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제가 여기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 인천 도시산업선교회가 이 지역에서 활동한 지 오래된 것으로 압니다. 인천 도시산업선교회가 어떤 활동을 했으며, 이 지역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이곳은 인천시 동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노동자들의 도시”라고 불리는데요. 인천 중구는 이제 일제 때부터 일본인도 많이 살고 공관도 있던 곳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그야말로 노동하던 사람들이 살던 데지요. 그래서 조지 오걸 목사님이 1961년에 여기에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과 같은 입장을 가진다는 의미로 초가집을 사셔서 시작된 곳입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농촌에서 도시로 돈 벌려고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소위 공돌이, 공순이가 천대받던 시절이기도 했구요. 인건이라고는 없던 시절에 조지 목사가 산업선교를 시작한 것입니다.

▲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위치해 있는 화평동 일대는 재개발 정비구역이다. 이익만을 좇는 재개발은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살아온 지역민들에게는 전혀 혜택도 없다. ⓒ이신효

이곳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이 “동일방직 똥물 사건”입니다. 당시에는 노동자와 같은 입장이 되기 위한 산업훈련을 꼭 시켰습니다. 2대 총무 조화순 목사님도 여기서 훈련받으셨는데, 결국 조 목사님이 여성노동자들과 아주 밀접해지면서, 동일방직 노동자들이 여기(인천산선)를 내집처럼 이용했었죠. 동일방직에서 최초로 민주노조 여성 지부장이 탄생했습니다. 이때 똥물 사건이 터집니다. 남성노동자들이 똥물 뿌리고, 경찰이 와도 지켜만 보고... 말리지 않고... 그래서 그 똥물 사건이 전국적인 문제로 등장하면서 조 목사님이 단식도 하고...아주 정치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또 조지 오걸 목사님은 인혁당 사건까지 개입하셔서, 기도회도 열고 기도도 한 것이 결국 안기부인가... 10시간이 넘게 조사받고 추방당하셨죠.

그래서 여기가 민주화 운동의 산실, 노동운동의 산실인 것입니다. 인천산선은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워가기까지 어머니 역할을 했다. 이것은 근대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의 유산입니다. 반드시 보존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현재 인천시는 화평동 1-1번지 일대 18만998㎡에 지하 3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2986가구를 짓는 ‘동구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천 도시산업선교회와의 긴밀한 논의나 과정이 부족한 채로 진행되고 있다. 김정택 목사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광역단체인 시가 기초자치단체와 재개발 조합과 교회 간의 협의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사업이 추진되는 세부적인 논의에 교회의 입장이나 지역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개발 이익 아래에서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 2009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사업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시금 추진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2009년에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여기 재개발 조합이 구성되고 그때부터 우리는 이곳을 존치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개발이익이 적었던지 시공사들이 피해서 중단되었다. 그런데 중단되었는줄 알았는데 다시 10년 지나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다시 조합이 구성되었습니다. 교회시설에 대해서는 우선 존치를 검토하되 불가피할 때 이전을 하는 건데, 이전을 할 때는 당연히 여기에 교회가 있었던 것처럼 땅과 건축 비용을 줘서 이전하는 것이 맞는데, 여기(도시산선)는 아예 09년부터 존치를 주장했기 때문에, 그쪽에서 아예 협의를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 도시 재개발을 위한 현장 조사에 대해 시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취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상황이 궁금한데요?

재개발 조합이 기공사도 선택하고 자신들이 설계사와 협의해서 이곳을 지하 3층 지상40층 되는 아파트를 설계했습니다. 5월 26일에 그걸 시의 도시계획위원회에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 그때는 위원 중 한 명이 불충분한 회의라 해서 보류시켰지요. 그러면서 7인 소위원회가 구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7인소위가 한 번도 현장방문도 안 하고, 다음 도시계획 위원회 때 기본 보고 문서도 없이 회의를 진행하고 결정을 한 겁니다. 이때 결정 내용이 뭐냐면, 철거를 전제한 상태에서 ‘조건부 수용’과 ‘권고사항’이라고 표기한 겁니다.

▲ 해방과 6.25 내전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모여든 인천은 그야말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성지가 되었고,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이들을 품고 영양분을 공급했다. ⓒ이신효

▲ 교회와 조합 간에 갈등에서 내놓은 ‘조건부 수용’과 ‘권고사항’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을까요?

조건부 수용이라는 것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고, 권고사항은 협의 중에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는 겁니다. 정확한 문장은 “교회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또는 표지석을 설치하고 조합 측에서 종교단체와 원만하게 협의 바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철거를 전제한 것입니다. 22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이후에 정무부시장(도시계획위 위원장)하고도 통화를 했는데, 철거를 전제하고 표지석 등을 설치하는 것을 협의한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시청 앞에서 하루 더 농성 한 뒤에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장기단식을 여기(인천산선)에서 시작한 것이죠.

재개발 조합은 교회가 현재 위치에 계속 존치하기를 주장하고 10년동안 추진된 재개발 사업 자체가 무산된다며, 교회가 사업의 방해물이라고 주장했다고 인천도시산선은 말했다. 23일 시민사회단체와의 기자회견 때 뿐만 아니라 교회 주변에 이에 대한 플랜카드를 내걸며 시위했다고 한다. 김정택 목사와 시민사회단체는 이것이 교회와 협의없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재개발조합의 불합리한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 그렇다면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인가요?

단식 10일 째 분명하게 성명을 냈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결정 무효화”입니다. 재개발은 시장이 최종 고시를 해야만 마지막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입장은 시장이 고시를 연기하고 재개발 사업 자체를 재심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결정 무효화, 고시 연기, 재심의가 우리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오늘(5일)부로 “내용증명을 해서 인천시에 보낸 상태입니다. 한편으론, 감리교 중부연회에서도 대책위를 꾸리고 감독회장도 와서 대책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기장 총회에서도 관심을 표명하고 교회협에서도 움직임이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된 상설대책위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해요. 지금 계속 이야기가 퍼지면서 참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 최근 부동산과 도시 재개발에 관한 많은 지자체와 교회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교회가 주택, 부동산에 대해 제대로 접근해서 연구할 필요가 생긴 겁니다. 첫째로는, 조합과 교회와의 갈등입니다. 이 갈등의 원인은 재개발 정비법, 그러니까 조합과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결국 지자체, 지역구가 입안자입니다. 광역단체는 결정권자이구요. 그런데 지자체가 처음부터 입장을 잘못 한 것이 갈등을 낳은 겁니다. 서울시는 이와 간련된 “재개발에 관한 종교시설 처리방안‘이란 지침을 만들었어요. 거기 핵심은 ”종교시설은 우선 존치를 검토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존치에 준하는 보상을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인천은 아직 이것이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시와 지차체는 조합의 이야기에 따라서 행정적으로 처리만 해주는 역할인겁니다. 그러니까 자신들의 권한과 책임을 간과한 것이구요. 이 과정에서 조합이 교회에 관한 협의를 빼서 한 것을 받아주는 것이죠.

▲ 도시 재개발 등에 관해 그리스도교회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회적·종교적 측면들이 있다면 무엇이겠습니까?

현재 재개발은 원주민들이 그곳에 삶의 공간으로서 주거할 수 있도록 하는 재개발이 아닙니다. 재개발 조합원은 주택이나 토지 소유자만 될 수 있는데, 2000 명 음 됩니다. 그런데 총 6500 세대주가 있습니다. 전세 세입자, 무허가 주택보유자들은 조합원이 될 수 없는 겁니다. 재개발된 가구가 비싸지니까 결국 분양권을 되파는 사람까지 하면 결국 80%의 주민들은 떠나는 겁니다. 이런 재개발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윤을 많이 남기는 재개발이 아니라 적절한 규모의 공공주택개발로 가야합니다.

이런 것을 가난하고 피해 받는 자와 함께 서왔던 선교적 입장을 가지고 교회가 나서야 합니다. 재개발은 끊임없이 벌어집니다. 인천만 해도 40여 군데 됩니다. 가난한 자들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 무이자 기업 등의 새로운 선교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것에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무기력한 교회로 가지 않겠냐 하는 것이 제 염려입니다.

▲ 끝으로 에큐메니안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사회가 상당히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되는 상황에서 교회가 무슨 문제를 가지고 씨름해야할 것인가 하는 의제들을 앞서서 제시하기 바랍니다. 하느님 나를 위해 교회가 봉사해야한다는 ‘하느님의 선교’의 입장을 가지고, 후퇴하는 교회에서 앞서서 새로운 사회선교에 힘을 보태는 브레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김정택 목사는 아주 분명한 태도로 이 과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미문의 일꾼교회’만의 문제로 축소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김 목사는 최근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과 관련하여 조합과 시에 엄청난 보상금을 이야기한 것을 언급하며, 조합과 종교시설 간의 복잡한 관계를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이익에 관점으로만 보자면 재개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주거할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그는 인터뷰 내내 역설했다.

현재 도시 재개발 문제는 주거와 자산증식의 다양한 문제들로 얽혀 있다. 재개발로 인해 갈등하는 교회들의 소식이나 주거불안정의 신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주거운동과 공공부동산 운동에 관한 교회의 보다 세밀하고 전문적인 선교지향이 필요해 보인다.

이신효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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