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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노숙인을 만나다

기사승인 2021.06.11  13: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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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인은 난민이다

▲ ‘YD케밥하우스’에서 매주 노숙인들에게 케밥을 제공하고 있다. ⓒ김상기

엊그제는 수원역 광장을 찾아 노숙인들에게 50번째 케밥을 드렸다. 이 일을 후원하시는 분들의 정성과 인내 때문에 가능한 역사다. 그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한 끼의 제공을 넘어 한 사람의 ‘회복’이 일어나는  수원역 광장이 되기를 빈다.

건장해 보이는 한 사람이 있었다. 만날 때마다 거기를 곧 떠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던 그가 얼마 전 구체적으로 그 계획을 알려주었다. 서울의 어느 재활센터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오래전에 신청했는데 드디어 들어갈 날짜가 정해진 것 같았다.

떠나기를 그렇게 고대했는데 떠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떠나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생각했겠는가? 수원역에 붙어있는 대형마트들을 오가는 숱한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그가 돌아갈 곳을 그리워했겠는가?

그러던 그가 보이지 않았다. 그가 가는 곳이 그가 떠나온 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새로운 삶을 시도할 것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기를 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야 왜 없겠는가마는 여전히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 자리를 견디게 할 뿐 아니라 떠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일이 앞으로 우리의 일이 되었으면 한다.

난민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평화가 수립되어야 한다. 또 다른 난민인 노숙인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의지와 이를 받아주고 실현시킬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다른 한편 두 난민들에 대한 시선이 따뜻해져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새끼들이 때가 되면 둥지를 떠나듯 그들에게 떠날 수 있는 둥지를 마련해주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해야 되지 않을까? 앞으로 우리의 일이 되기를 빈다.

루터대 교수님이 학생들과 함께 했다. 학생들에게 노숙인들 편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돕는 행동이 무엇인가 스스로 묻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시간을  마련해주시려는 것이었다.

‘YD케밥하우스’와 수원역광장이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은 우리에게는 감사한 일이다. 자그마한 일들이지만 기독교의 미래를 위한 실험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은 난민이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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