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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에서 쫓겨난 학생들이 귀환하길

기사승인 2021.06.06  17: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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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운용 장로회신학대학 신임 총장에게 바란다 ⑴

▲ 김운용 장신대 신임 총장 ⓒ장신대

지난 6월3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이사회는 4년 임기의 신임 총장으로 김운용 교수(예배학)를 선임했다. 2020년 9월 총회에서 임성빈 전 총장에 대한 인준이 부결된 이후 8개월 반 만에 이루어졌다. 당시 발생한 임성빈 전 총장 연임 불발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2가지 측면에서 이해되고 해석되었다.

첫째는 소위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찬반으로 형성되었던 반명성 세력과 친명성 세력의 대결구도 측면이었고 두 번째는 동성애 찬반 세력의 대결구도였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찬반과 동성애에 대한 옹호 혹은 반대 간의 연결성은 성립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친명성 세력에 의해 반명성과 동성애 지지 세력의 연결과 다른 한편으로는 친명성과 동성애 반대 세력의 연결이라는 묘한 구도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성빈 전 총장에 대한 반대가 친명성과 반동성애 세력으로부터 강력하게 제기되었다고 보인다.

이번에도 장신대 신임 총장 선임이 반명성과 친명성의 구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 관심 표명들이 많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복잡한 배경 속에서 신임 총장 선임은 지연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많은 루머들이 학교는 물론 교계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거의 9개월 만에 지난 6월 3일 새로운 신임 이사장과 총장이 선임되었다. 리종빈 목사가 이사장으로 김운용 교수가 총장으로 각각 선출되었다.

이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인선 이전에도 그리고 선임 이후에 김운용 신임 총장 서리에 대한 모 목사의 고발이 최근 몇몇 언론을 통하여 보도되고 있다. 그 진위는 앞으로 밝혀져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고발 내용이 김운용 총장 서리의 선임을 무효화시키거나 불법화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한 이것이 금년 총회의 인준과 연결되어서는 더욱 더 안 될 것이다.

김운용 교수의 총장 선임은 현행법으로 불법을 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거의 9 개월여 만에 어렵게 선출된 장신대 신임 총장에 대하여 이런 저런 비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두어야 한다.

오히려 경건과 학문의 방향성을 제대로 회복함으로 교단은 물론 전체 한국교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신학대학으로 자리 잡게 하는 비판과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번에 선임된 김운용 신임총장서리와 장로회 신학대학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본지에서는 이에 대해서 몇 차례의 글을 통하여 제시하려고 한다.

지난 6월 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서○○ 외 3인의 학생들이 학교법인 장로회신학대학교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2번째 공판이 열렸다. 본 소송은 2018년 5월17일 장로회 신학대학교 채플 시간에 발생한 일명 ‘무지개 퍼포먼스’로 인해 학교 측으로부터 징계를 당한 몇몇 학생들이 소송을 통하여 법원으로부터 징계무효 판결을 받은 이후 학교를 대상으로 손해 보상을 청구한 재판이다. 학교 측으로부터 징계를 당한 학생들은 2018년 12월4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학생들은 2019년 3월27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고 재판부는 2019년 5월17일 원고들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한다. 그 후 2019년 7월18일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는 징계처분무효 판결을 내린다. 이에 학교 당국이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판결은 확정되었던 바 있다.

이렇게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원고들은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그 진행 과정 또한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서○○를 비롯한 관련 학생들의 증언과 이들이 제출한 소장에 의하면 학교 당국은 법원의 판결은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한 것일 뿐 징계 내용은 문제 삼지 않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며 사실상 판결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학교당국은 2019년 8월23일자로 경건교육(채플) 규정을 바꾸어 이 사건 행위와 같은 일이 다시 이루어질 경우에는 이를 징계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등 일련의 조치로 인하여 관련 학생들은 교내에서 계속해서 고립되었고 징계사실 유포로 인해 이미 교단 내에서 ‘동성애 옹호자’로 낙인이 찍혔다.

이후에도 학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이러한 낙인은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급기야는 관련 학생 중 하나인 오○○는 2019년 6월6일 목사고시에 응시하여 합격 기준 이상의 점수를 얻었음에도, ‘동성애 옹호자·지지자’라는 이유로, 2019년 9월6일 불합격 처분을 받기도 한다. 이에 따라 다른 관련 학생들도 역시 추후 같은 이유로 목사고시 불합격 처분을 받을 우려가 커져 갔다.

이로 인하여 학생들은 모두 장래가 불투명한 나날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이 사건 징계처분 및 그 이후의 조치의 위법성과 이로 인한 손해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받고 이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목적으로 2020년 5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이다.

이에 대하여 학교 당국은 먼저 징계 무효 소송의 1심 재판 결과에 대하여 신학적 이슈(예배 시간, 혹은 예배 후에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제시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신학적 판단 능력이 없는 세상 법정에서 학생과 교수가 논쟁을 하고, 그 정당성에 대해 판결을 받는 것보다는 대화와 교육을 통해 해당 학생을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 하에 항소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여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말한다. 지난 6월 2일 열린 손해배상 소송 제2차 공판에서 학교 당국은 관련 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목회자로서의 길을 계속하여 걸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관련 학생들의 목사고시 불합격, 전도사 사임 등으로 인한 손해는 학교당국의 징계처분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였다. 그 근거로 학생들을 학칙에 근거하여 징계하였으며 징계는 교단 총회 결의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학교 당국의 자체적인 징계규정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들었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신학대학원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고, 그 학생들 또한 입학할 때부터 교단 산하 노회의 추천을 받아 입학하는 것인바, 학교법인 내 다른 교육기관보다는 교단 총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음을 전제하면서 대학의 자율성과 교육의 자치가 신학대학원에 있어서는 달리 평가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결과는 2021년 8월 중순경에 열리는 제3차 공판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생들과 학교 당국 간의 소송은 이제 법의 결정에 달려 있다. 겉으로 들여다보면 2018년부터 무지개 퍼포먼스로 시작된 학생과 학교 사이의 갈등은 3년이 지난 지금에도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에서 이루어지겠지만 그 이전이라도 이사장과 총장의 선임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의미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갈등 해소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사장과 총장을 비롯한 학교 당국은 한 생명을 사랑하고 잃은 양까지 그리고 떠난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하나님의 심정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아직 약할 때에, 그리스도께서는 제 때에, 경건하지 않은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고,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우리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실증”(롬 5;6, 8)하지 않았던가? 학교를 떠나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젊은 학생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죽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함으로써 진정 장로회신학대학이 사랑의 하나님을 전파하고 그 사랑을 전파하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임을 실증해야 한다. 학생들이 무슨 죽을 잘못을 저질렀단 말인가.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한 어린 영혼을 끌어안고 품어주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을 신임이사장과 총장이 보여주면 좋겠다. 한 생명을 구원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 외 다른 일들은 다 부차적인 일이 아니겠는가.

신임 총장이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될 때 여러 가지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일부터 하자. 사랑으로 새롭게 발전하는 신학대학으로 나가자. 사람 살리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자. 신임 총장의 업무의 첫 성과가 “학생들의 귀환(?)”이 되면 좋겠다. 그것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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