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만한 것을 남겨 두셨다

▲ 자연만물을 통해 하나님이 알려지도로 계획하셨다. ⓒGetty Image

그노스톤(γνωστόν)은 일반적으로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란 말로 옮겨지지만, 그 번역의 의미가 모호하기 때문에 수동의 의미를 그대로 살려 옮기는 것이 더 낫습니다. 하나님은 자연을 통해 자기를 분명하게 알리고 사람은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깨닫게 됩니다.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고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시 19,3-4). 그  깨달음은 하나님의 능력과 신비에 대한 깨달음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그 앞에서 옷깃을 여미게 하고 삶의 길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본문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 깨달음에 이르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다 그 깨달음을 얻을 있는 인식 기능이 있음을 전제합니다. 그 전제는 하나님께서 주신 올람이 없으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전혀 알 수 없다고 하는 전도서 3,11에서 확인됩니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거나 알 수 없었다는 것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있는 핑계가 되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일반적인’ 신인식 능력이 신과 인간의 관계를 가능케 하는 기본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능력에 의한 신인식은 코헬렛이 말하듯 부분적이고,  바울의 말에서 추론할 수 있는 대로 그 인식의 결과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항도 아주 제한적입니다. 그렇다고 그 중요성이 감소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불확실하게 보여도 그것이 그 관계의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충하고 분명하게 만드는 것이 말씀입니다. 이로써 사람의 하나님 인식은 그 영역이 역사에까지 확대되고 깊이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으로 우리의 인식능력이 강화되고 우리의 행동이 촉발됩니다. 하나님 외경과 말씀의 운동으로 넓어진 우리 마음 안에서 사람들이 자리를 발견할 수 있고 그 마음은 사람들을 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바로 거기 오고 거기서 시작됩니다.